일본 10년물 국채 시장이 화요일 아시아장에서 양호한 국채 입찰 결과에 힘입어 안정을 찾았다고 전해진다. 전일 일본은행(BOJ) 발언 여진으로 세계 채권금리가 전반적으로 급등한 뒤였으나, 이날 입찰 호조가 낙폭을 진정시키며 글로벌 채권시장에도 숨고르기를 제공했다.
2025년 12월 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실시한 10년물 국채 입찰의 응찰률(bid-to-cover)은 약 3.6배로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입찰가가 유통시장에서의 거래수준과 얼마나 벌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이른바 ‘테일(tail)’은 사실상 미미해, 수급 왜곡이 크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벤치마크 10년물 금리는 1.86%로 17년 만의 고점 바로 아래에서 형성됐다.
직전 세션에서 글로벌 채권은 급격한 매도 압력을 받았다. 이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며 정책위원들이 조치의
“장단점(pros and cons)을 저울질할 것”
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해당 발언은 완화정책의 전환 시점이 임박했다는 해석을 자극했고, 일본뿐 아니라 주요국 장기금리를 끌어올렸다.
일본 금리 상승은 세계 최대 채권 투자국(세계 최대 순대외자산 보유국)인 일본이 해외 채권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를 자주 불러온다. 이번에 나타난 입찰 호조는 일본 투자자들이 국내로 회귀하는 징후로도 해석될 수 있어, 글로벌 채권 수급 측면에서 경고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뒤따랐다.
채권 외 자산군에서는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호주 국채는 아시아장에서도 압박 지속 흐름을 보였으나, 미국 국채(Treasuries)는 안정세를 되찾았다. 또 다른 변동성 원천이던 암호화폐 시장도 전일의 가혹한 급락 이후 아시아장에서 진정되는 모습이었다. 비트코인은 약 $87,000 부근에서 횡보했으며, 연초 대비 7% 하락한 상태다. 이는 미국에서 친(親)암호화폐 성향의 행정부가 출범하며 강세장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가 널리 퍼졌던 올해의 컨센서스와는 상반된 성과다. 시총 집계업체 코인게코(CoinGecko)에 따르면,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10월의 $4.4조 정점에서 약 $1.4조 증발했다.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다만 한국 증시에서는 미국의 관세 인하 소식이 반도체주에 호재로 작용해 해당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그 외 지역에서는 뚜렷한 방향성 없이 관망세가 우세했다.
유로존의 예비(속보) 물가는 화요일 발표가 예정돼 있다. 물가상승률은 끈적한(sticky)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금리 경로 기대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2026년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화요일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포인트
• 유로존 물가(속보치)
•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 실적 발표 예정(미장 마감 후)
핵심 개념·용어 설명
1) 응찰률(Bid-to-cover ratio)
국채 입찰에서 투자자 수요의 온도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발행물량 대비 응찰금액의 비율로 계산하며, 숫자가 높을수록 수요가 견조함을 뜻한다. 이번 일본 10년물의 응찰률은 약 3.6배로, 최근 몇 달 중 가장 힘있는 결과에 속한다.
2) 테일(Tail)
입찰로 결정된 낙찰금리/가격과 입찰 직전 유통시장의 금리/가격 간 격차를 의미한다. 테일이 작다는 것은 입찰이 시장 수요에 부합해 가격 왜곡이나 수급 불균형이 크지 않았다는 신호다. 이번 일본 10년물 입찰의 테일은 미미했다.
3) 기준수익률(Benchmark yield)
각 만기의 대표 금리를 가리키며, 10년물은 통상적으로 장기금리의 대표로 간주된다. 일본 10년물은 1.86%까지 올라 약 17년 만의 고점 아래에서 거래됐다.
4) 일본의 해외채권 수요와 글로벌 파급
일본은 세계 최대의 순대외자산 보유국으로, 해외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이 크다. 국내 금리가 상승하면 해외보다 국내 채권의 상대매력이 커져, 해외채권 매수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이는 미국 국채를 포함한 글로벌 채권시장 금리에 상방 압력을 더할 수 있어, 일본 금리의 변동은 세계 금융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인식된다.
5) ‘끈적한’ 물가(Sticky inflation)
일시 요인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내려오는 물가를 뜻한다. 시장은 유로존의 예비 물가가 이러한 특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나, ECB의 금리 기조를 즉각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시장 함의와 체크포인트
첫째, 일본 10년물 입찰 호조는 단기적으로 금리 급등에 대한 되돌림을 유도하며 글로벌 듀레이션 리스크 완화에 기여했다. 다만 BOJ의 12월 회의 전후로는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질 소지가 있어, 변동성 재확대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둘째, 암호화폐의 단기 안정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의 연중 수익률이 -7%라는 점은 정책 기대와 실제 수급·유동성 간 괴리를 시사한다. 시총의 $1.4조 축소는 리스크 선호 둔화의 단면으로 읽힌다.
셋째, 한국 반도체주의 강세는 미국 관세 인하라는 정책 모멘텀에 기인했다. 관세가 낮아지면 수출 채널의 비용 구조가 완화돼 마진 개선 기대가 반영되기 쉽다. 다만 구체적 폭·적용 품목·기간에 따라 업종별 영향은 차별화될 수 있다.
넷째, 유로존 물가 속보치는 통화정책 경로를 다시 가격에 반영하게 할 변수다. 시장은 현재 ECB의 장기 동결 시나리오를 반영하지만, 예상 대비 상방 서프라이즈가 발생할 경우 유로존 금리의 추가 상승과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기사: Tom Westbrook; 편집: Sonali Pau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