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최근의 엔화 약세에 대해 과도한 환율 변동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중앙은행의 최근 정책 회의 이후 엔화가 재차 약세로 돌아선 데 따른 정부의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2025년 12월 2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최고 외환 담당 외교관인 미무라 아츠시(三村敦志)는 기자회견에서
“최근 외환 움직임은 일방적이고 급격하다. 우려스럽다. 과도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
고 말했다.
관방장관 기하라 미노루(樹原実) 또한 엔화의 지속적 약세를 지적하며 “통화는 펀더멘털을 반영해 안정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기적 움직임을 포함한 과도한 변동에 대해 정부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 당국의 이 같은 발언은 금융·외환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다. 재무장관 카타야마 사츠키(片山さつき)도 전주 금요일에 같은 맥락으로 “엔화의 과도하고 투기적인 움직임에 대해 도쿄는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측 발언은 수입물가 상승과 가계생활비 부담 증대에 대한 우려를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행(BOJ)은 전주 금요일(해당 보도 기준)에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인상했다. 이는 약 30년 만의 금리 수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의 금리차가 좁혀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 발표와 기자회견에서 총재 우에다 가즈오(上田和夫)의 발언은 향후 인상 속도와 시점에 대한 명확한 단서가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시장은 우에다 총재의 발언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급락했다. 달러는 일시적으로 ¥157.67까지 상승해 4주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환율 급등은 수입물가를 통해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또한, 일본국채(JGB) 시장은 BOJ의 금리 인상 직후 추가 약세를 보였다. 정책 변화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10년물 수익률은 26년 만의 고점에 도달했다. 이는 단기·중기 금리의 전반적 상향압력을 나타내며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 평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전문적 해설
첫째, 정부의 ‘적절한 조치’ 경고는 거시정책과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전형적 신호다. 언어적 개입(verbal intervention)은 시장 참여자에게 경고를 보내는 가장 즉각적이고 비용이 적게 드는 수단이다. 그러나 실제 물리적 외환시장 개입(예: 대규모 외환 매수·매도)은 외환보유액 소진, 국제적 비판 가능성, 시장 왜곡 우려 등 부담이 따른다. 따라서 정부는 우선적으로 경고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 시 BOJ와의 협의 하에 보다 직접적인 수단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금리 차(레이트 디퍼런셜)와 통화가치는 밀접하게 연결된다. BOJ의 금리 인상은 이론상 엔화 강세 요인이지만, 시장은 향후 추가 인상 기대와 통화정책의 신뢰성, 단기적 유동성 조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움직인다. 우에다 총재의 발언이 모호하게 해석되면서 시장은 단기적 불확실성을 반영해 엔화 약세를 강하게 반영했다. 결과적으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환율 변동성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셋째, 수입물가 상승과 가계부담 심화의 연결 고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엔화 가치 하락은 원자재·에너지 등 수입가격을 빠르게 밀어올려 소비자물가에 전가될 수 있다. 이는 실질임금과 가처분소득 하락으로 이어져 내수 측면의 취약성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가 환율 급변에 대응하는 주된 이유는 바로 이러한 실물 경제의 충격 완화이다.
넷째, 채권시장의 금리 상승은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여 경제 성장 전망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장단기 금리의 전반적 상승은 금융기관의 대출 여건, 기업의 투자 의사결정,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 상황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향후 전망과 시나리오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경고성 발언이 일정 기간 시장의 변동성 완화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발언이 실제 물리적 개입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시장 상황, 외환유동성, 국제적 반응, 그리고 BOJ와의 정책 공조 수준에 달려 있다. 중기적으로는 BOJ의 추가 금리 인상 스탠스와 미국 연준의 정책 움직임에 따라 엔화의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만약 BOJ가 추가 인상을 통해 정책 신뢰를 강화한다면 엔화의 점진적 반등이 가능하다. 반대로 글로벌 달러 강세 압력이나 일본의 상대적 금리상승 속도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엔화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
투자자와 기업은 환율 리스크 관리 강화를 고려해야 한다. 헤지(환리스크 회피) 전략, 환위험에 대응한 가격 조정, 수입원·공급망 다변화 등 실질적 대응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책 당국 입장에서는 환율 안정과 물가·성장 간 균형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
추가 설명
외환시장 개입은 일반적으로 세 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첫째는 언어적 개입(verbal intervention)으로, 정부 및 중앙은행이 공개적으로 발언해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려는 방식이다. 둘째는 현물시장 개입(spot intervention)으로, 외환보유액을 사용해 직접 통화를 매수하거나 매도해 환율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셋째는 금리·정책 도구 연계로, 통화정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환율에 영향을 주는 방식이다. 각 방식은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며, 상황에 따라 복합적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번 정부 발언은 이러한 수단 중 언어적 개입과 모니터링 강화를 우선적으로 선택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과 데이터(수입물가, 가계비, 채권수익률 등)에 따라 추가적 조치가 검토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의 향후 행동과 글로벌 통화정책의 경로가 엔화와 일본 금융시장의 단기·중기 흐름을 좌우할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발표되는 지표, 정책 성명, 그리고 국제금융시장의 반응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