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외환시장, 엔화 가치 급락
2025년 8월 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재무장관 가토 가쓰노부는 최근 엔/달러 환율이 4개월 만의 최저치로 하락한 데 대해 “심각한 경계감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정부·당국의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가토 장관은 도쿄 재무성 브리핑에서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면서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투기(sepeculators)성 거래를 포함한 최근 외환 변동성에 대해 계속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150.89엔—장중 기록: 엔/달러 환율은 이날 150.89엔까지 치솟아 지난 3월 28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일본 수입 물가 상승과 해외 자본 유출 압박을 동반할 수 있어, 재무성·일본은행(BOJ)의 시장 개입 가능성을 재점화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일본은행 우에다 가즈오 총재 역시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 환율 수준이 “인플레이션 전망에 즉각적인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은 이를 BOJ가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했다.
“우리는 외환 시장 상황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적절한 대응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 – 가토 가쓰노부 재무장관
용어 해설*
• 펀더멘털은 한 나라의 성장률, 물가, 고용, 이자율 등 기초 경제여건을 뜻한다.
• 투기성 거래는 단기간 시세 차익을 노리는 자금 흐름으로, 실물·기초 수요와 무관하게 환율을 급변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번 발언은 2024년 이후 엔화가치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재무성이 실제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우려를 동시에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150엔 선은 과거에도 일본 당국이 민감하게 반응했던 레벨”이라며 “시장 참여자 입장에선 당국의 구두개입(소위 ‘말 폭탄’)이 실질 개입으로 이어질지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또한 엔화 약세는 수입물가와 해외 관광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본 내 물가·임금 동향 및 BOJ의 점진적 긴축전환 전략과 맞물려 향후 경제 운용 방향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외환 변동성 확대는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파급된다. 엔화는 주요 안전통화로 분류되기 때문에, 동일한 수준의 변동이라도 달러·유로·위안 등 다른 통화의 상대가치에 연동돼 자산배분 전략을 흔들 수 있다. 따라서 일본 정부의 스탠스 변화는 해외 자금 흐름·신흥국 통화 방어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가토 장관은 “시장 수급 상황과 펀더멘털 사이 괴리가 커질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정책 대응을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구체적 개입 시기나 방법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발언은 일본 정부의 예산 편성 시즌과 맞물려, 환율 변동성이 국가 재정 규모와 물가 목표 달성에 미칠 영향을 재조명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