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일본의 경제산업성 장관 겸 통상교섭본부장인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誠)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을 통해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하나의 선택지(옵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 사태로 촉발된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국내 물가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BOJ가 이달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시점에 나온 발언이다.
2026년 4월 1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아카자와 장관의 발언은 한 방송 토론회에서 한 경제학자의 제안에 대한 반응으로 나왔다. NHK의 공개 토론회에서 다이이치생명 리서치연구소(Dai-ichi Life Research Institute) 수석이코노미스트인 구마노 히데오(熊野秀夫)는 BOJ의 정책을 통해 엔화를 약 10%~15% 수준으로 강세로 유도하면 원유 등 수입 비용 상승을 상쇄해 식료품을 포함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마노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식료품이 가계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들어 환율 변동이 실생활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면서, 구마노 씨가 방금 언급한 쪽의 방향을 고려하는 것은 하나의 옵션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카자와 장관은 이어 BOJ의 물가 목표치인 연간 2% 달성이 꽤 근접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실질금리가 여전히 상당히 낮다고 덧붙였다.
금융시장과 중앙은행의 반응
금융시장은 4월 28일로 예정된 BOJ의 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을 약 60%로 반영하고 있다. BOJ의 부총재 히미노 료조(氷見野良三)는 금요일에 중동 전쟁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의 규모와 지속기간을 주시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히미노 부총재는 특히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위험에 대한 경계를 강조했다.
용어 설명
전문 용어가 낯선 독자를 위해 다음과 같이 간단히 설명한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것으로, 실질적인 차입·저축 비용을 나타낸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stagnation)와 물가 상승(inflation)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통화정책으로 물가를 낮추려면 성장을 더 둔화시킬 수 있어 정책 선택이 매우 어려워진다. 마지막으로 환율정책은 정부나 중앙은행의 직접적 개입뿐 아니라 통화정책, 금리정책의 결과로 환율에 영향을 주는 모든 조치를 포괄한다.
정책의 파급 경로와 고려할 점
BOJ가 통화정책을 통해 엔화 강세를 유도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주요 파급 효과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수입 원가의 하락이다. 엔화 강세는 원유와 석유제품 등 수입물가를 엔화 기준으로 낮춰 단기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수출 경쟁력 약화이다. 엔화 가치의 상승은 일본 수출업체의 제품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수출과 기업 이익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셋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다. 급격한 환율 조정은 주가, 채권시장, 기업 실적 전망에 대한 재평가를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해외 수익 비중이 큰 기업과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정책 선택의 균형은 결국 물가 안정과 성장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대체관계)에 달려 있다. 엔화 강세를 통한 물가 안정은 단기 가계 부담을 완화하는 데 유리하나, 장기적으로는 수출주도형 성장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어 BOJ와 정부(재무성·경제산업성) 간 정책조율과 시점 조정이 중요하다.
향후 전망
시장과 전문가들은 BOJ의 움직임을 ▲완만한 금리 인상·지속적 통화긴축 시나리오와 ▲환율 안정화·유동성 관리 병행 시나리오로 나누어 관찰하고 있다. 만약 BOJ가 금리를 인상하고 엔화가 시장에서 점진적으로 강세로 전환된다면 단기간 내에 수입물가 상승 압력은 완화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수출 감소와 기업 이익 둔화로 인한 경기 하방 압력을 어떻게 상쇄할지에 대한 정책 대응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전체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위험이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아카자와 장관의 발언은 통화정책을 통한 환율 영향력 행사을 정책옵션으로 열어둔 발화로 해석된다. BOJ가 실제로 어떤 조합의 통화정책을 택할지 여부는 4월 28일 전후의 경제지표, 국제 유가 흐름, 그리고 중동 사태의 전개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정책 전개에 따라 가계의 에너지·식료품 물가, 기업의 수출 실적, 그리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어떻게 바뀔지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