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로이터) — 일본 정부가 외국인 투자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강화해 외국 투자자에게 소급적으로 보유 지분을 처분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번 개정안은 주요 기업과 공급망을 보호하려는 목적을 명시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가 최근의 인수·합병(M&A) 증가 추세를 크게 억제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2026년 1월 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외국인투자심사법(외국인 투자 심사 제도)을 개정해 국가안보나 경제안보에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투자에 대해 당국이 외국인에게 자산 매각을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제안은 고위험 투자자에 대한 소급적 개입을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 행정부는 외국 자금의 유입으로부터 경제안보와 핵심 공급망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경제·국가 안보에 중요한 분야가 아닌 기업의 주식을 해외 투자자가 인수할 때 사전 신고 의무가 없어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이 제한적이다.
제안된 개정안은 외국 세력과 협력해 정보 수집을 할 가능성이 있는 투자자 등 고위험군에 대한 규제를 핵심으로 한다. 이는 중국 기업의 경우가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중국은 2017년 법 제정 이후 자국 기업이 정보기관에 협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 기업이 일본의 우수 기업과 기술을 사들이지 못하도록 하고자 한다.”
— 니콜라스 베네스(Nicholas Benes), 일본 이사회 이사 교육연구소(BOARD Director Training Institute of Japan) 설립자
제안 내용에는 외국 모기업을 통한 간접 투자에 대한 엄격한 신고 요건 도입도 포함되어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으로 일본의 안전 감독 수준을 미국·영국·독일 등 우방 국가들과 유사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해당 국가들은 이미 소급적 지분 처분 명령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정책 배경과 제도 변화의 주요 내용
이번 개정안은 2019년 이후 최대 규모의 외국인투자심사법 개편이다. 2019년에는 외국 법인이 주식을 매입할 때 심사 기준이 되는 지분 기준이 기존 10%에서 1%로 낮아졌다. 이 기준 변경으로 일본 정부는 다른 주요국보다 약 10배 많은 사전신고 건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개정안은 심사 대상 업종의 범위를 좁히는 한편, 거래 종결 후(post-closing) 개입 권한을 도입해 소급 심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점이 핵심이다. 일본에서 소급 심사 가능 기간은 약 5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원칙적으로 다른 국가들이 하고 있는 것과 유사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도드라지지 않는다.”
— 니콜라스 베네스
모리 하마다 & 마쓰모토(Mori Hamada & Matsumoto)의 M&A 변호사이자 파트너인 히가시 요스케는, 소급 개입과 간접투자 요건 도입을 감안할 때 사전신고 범위를 상당히 좁혀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승인 시 부과되는 위험완화 조건의 집행과 사후 개입을 통해 위험 거래를 적발하는 데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인바운드 투자 전문 변호사도 “심사팀이 과부하 상태이므로 보다 중요한 사건에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고 밝혔다.
시장 반응과 사례
정부 주도의 기업지배구조 개혁은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관심을 끌어내 주식시장을 사상 최고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LSEG(런던증권거래소 그룹) 자료에 따르면 인바운드 M&A 활동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330억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이 인바운드 투자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모리 하마다의 히가시는 중국 투자자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M&A와 직접 투자 유인을 저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와종합연구소(Daiwa Institute of Research)의 선임연구원 가네모토 유키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공식적으로 거부된 사례 수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실제로는 배후에서 사실상 거부에 해당하는 경우가 꽤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가네모토 유키, 다이와종합연구소
실제 일본은 외국인투자심사법을 근거로 거부 결정을 내린 사례가 단 한 건뿐이다. 2008년 런던 기반의 어린이 투자 펀드(Children’s Investment Fund)가 전력개발회사(Electric Power Development)를 인수하려 한 시도가 유일한 거부 사례다.
정책 해설: ‘소급적 개입(post-closing intervention)’과 심사의 실무적 의미
‘소급적 개입’은 거래가 종결된 이후에도 해당 거래가 국가안보나 경제안보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판단될 경우, 정부가 해당 지분의 처분을 명령하거나 기타 시정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많은 국가에서는 사전신고·심사 제도를 통해 거래 전 개입을 시도했으나, 거래가 비공개적이거나 우회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소급적 개입은 이러한 맹점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다.
다만 소급적 권한은 외국 투자자의 법적 안정성(법적 예측 가능성)을 훼손할 수 있다. 투자자가 거래 종결 이후에 자산을 잃을 위험이 존재하면 기업 인수·합병에 따르는 가격 프리미엄과 위험 프리미엄이 증가해 거래비용이 높아지고, 이는 결국 기업가치 및 인수 가격에 반영된다. 일본의 개정안은 이러한 균형 문제를 고려해 사전신고 범위를 조정하고 간접투자 규정을 도입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경제적 효과와 전망
전문가들의 예상은 대체로 이번 개정이 특정국가(예: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한 고위험 투자자에 대한 제재 효과는 크겠지만, 전반적인 외국인 투자 열풍 자체를 식히지는 못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단기적으로는 심사 기준 변화와 사후 개입 가능성을 반영해 일부 거래가 보다 신중하게 설계되거나, 인수 가격에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일본 정부가 심사 역량을 강화하고 집행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심사 대상 업종의 범위를 명확히 해 불확실성을 줄여야 외국인 투자 유입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만약 집행이 과도하게 엄격해지면 해외 자본의 투자 심리가 위축돼 주가·신규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현재 제안 수준에서는 그러한 부작용이 전반적 흐름을 꺾을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결론
일본의 외국인투자심사법 개정 제안은 국가안보와 핵심 공급망 보호를 위한 정부 권한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소급적 개입과 간접투자 규정 도입은 특히 중국기업 등 고위험 투자자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는 수단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전문가들의 분석은 이번 조치가 일본을 겨냥한 글로벌 M&A·직접투자 흐름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보다는, 대상 범위를 좁히고 심사의 우선순위를 재정비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