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립여당 소속 소수당 대표, 일본은행(BOJ) 통화정책에 정치적 개입 경계 촉구

일본의 연립여당 제2당 대표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에 정치적 개입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6년 2월 1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유신회(일본혁신당) 대표인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는 정부가 통화정책에 개입해선 안 되며, 향후 금리 인상으로 예상되는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경제 체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시무라는 요시무라 히로후미는 다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 여부는 BOJ(일본은행)가 결정할 사안이다. 정치인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 BOJ는 다양한 시장 환경을 보면서 시장과의 대화를 통해 결정을 내릴 것이다. 정부는 세부 사항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라고 밝혔다.

그는 금리 인상 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국민이 느낄 수 있는 고통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의 약한 엔(弱円) 상황을 고려하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예산을 활용해 경제 체력을 강화해야 그 영향에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판매세(소비세) 인하 계획과 외환보유액 활용 가능성

요시무라는 식품에 대한 8% 소비세를 2년간 유예하는 방안을 가능한 한 빠르게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현재 식품에 8%, 기타 품목에 10%의 소비세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 2월 8일의 선거에서 역사적 승리를 거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는 생활비 상승으로 가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식품 소비세 유예를 공약으로 제시했고, 요시무라는 이 방안을 2026 회계연도 중에 실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재차 밝혔다.

요시무라는 재원 조달 방안으로 비과세 수입(非課税収入)과 낭비적 지출·보조금 삭감을 언급했다. 특히 그는 일본의 거대한 외환보유액(약 1.4조 달러)의 잉여분을 비과세 수입으로 간주해 선택지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주 카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재무상이 언급한 내용과도 맥을 같이한다.

요시무라의 발언은 정부가 신규 국채 발행 없이도 세금 감면과 지출 확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동원할 가능성을 높였다. 외환보유액은 향후 엔화 시장 개입을 위한 우선적 재원(war‑chest)으로 여겨져 왔는데, 이를 재정지출의 재원으로 전환할 경우 향후 환시장 개입 여력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된다.

시장과 엔화 움직임

다카이치 총리의 압승은 그녀가 과거 주장해 온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을 재개할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높였다. 지난해 말 엔화와 국채 매도세로 인해 다카이치 측이 일부 정책을 완화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시장은 그녀의 향후 행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BOJ는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했고, 이는 다카이치 내각에서도 크게 반대받지 않았다. 엔화 약세는 수입물가와 전반적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정부와 중앙은행 모두에게 민감한 사안이다. 요시무라는 약한 엔이 수출 기업에는 이득이지만 가계 물가를 올린다는 양면성이 있어 단순히 좋고 나쁨으로 규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엔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달러당 160엔 아래로 내려갔을 때의 대응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특정 엔화 수준에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당국이 적절하고 적시성 있는 행동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고 답했다. 보도 시점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는 152.66엔을 기록했으며, 지난주 거의 3% 상승해 2024년 11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용어 설명

일본은행(BOJ)은 일본의 중앙은행으로, 기준금리와 공개시장 조작 등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와 금융 안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은 경제 전반의 자금조달비용과 환율, 자산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외환보유액은 정부 또는 중앙은행이 보유하는 외화자산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환율 안정화를 위한 시장 개입, 국제지급준비, 위기대응 수단으로 사용된다.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약 1.4조 달러로 세계적으로 큰 편이며, 이를 재정 목적으로 전환할 경우 환시장 개입 능력의 축소와 같은 부작용이 우려된다.

소비세(판매세) 유예는 특정 기간 동안 소비세율 적용을 중단하거나 낮추는 정책으로, 가계의 부담을 줄여 단기적인 생활비 경감 효과가 있지만 재정수입 감소로 이어져 국가 채무비율 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정책적 함의와 전망

요시무라의 발언과 다카이치 내각의 공약은 재정 정책을 통해 즉각적인 국민 생활 개선을 도모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다만 식품 소비세 2년 유예는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을 주며, 이를 외환보유액 잉여로 보전하는 방안은 단기적 재원 마련에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을 재정 지출에 활용할 경우 향후 환율 방어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 이는 엔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시장 개입 여력이 줄어들어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다음과 같은 영향이 예상된다. 첫째, 소비세 유예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 가능성은 장기적으로 신용도 우려와 국채 수익률 상승 압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 둘째,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재원으로 사용하는 전망이 확산되면, 시장은 엔화 약세에 대한 정부의 방어 의지가 약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엔화 추가 약세를 자극할 수 있다. 셋째, BOJ의 독립성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 표명과 별개로, 시장은 통화정책 정상화(금리 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금리·환율·채권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

종합하면, 정부가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 방어에 나서는 동시에 BOJ의 금리 결정에 정치적으로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요시무라의 메시지는 정책 조합(policy mix)의 중요성을 재확인시킨다. 향후 실제 재원 조달 방식과 외환보유액 사용 여부, BOJ의 정책 스탠스에 따라 엔화와 국채시장, 수입물가 및 가계 생활비에 미치는 영향은 뚜렷하게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