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미 관세 충격 전망 완화할 듯…성장 전망엔 신중 유지

TOKYO/도쿄—일본은행(BOJ)이 이달 말 발표할 분기보고서에서 미국발 관세가 일본 경제에 미칠 불확실성을 경고하되, 단기적 충격에 대한 비관적 수위는 3개월 전보다 낮출 것으로 보인다.

2025년 7월 1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7월 30~31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할 전망이다. 시장의 관심은 회의 직후 공표될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의 표현 수위와, 향후 금리 인상 시기를 암시할 단서를 찾는 데 쏠려 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보고서는 미국 관세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을 그대로 유지하되, 미국과 중국 경기의 예상외 견조함 및 국내 생산과 설비투자 지표가 버티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당장 큰 충격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뉘앙스를 담을 가능성이 있다.


“관세 영향은 앞으로 본격화될 수 있지만, 아직 통계에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

또 다른 소식통은 “위험 요인을 경계하되 과도한 비관론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고, 세 번째 소식통 역시 같은 견해를 제시했다.

지난 4월 30일~5월 1일 회의 당시 작성된 이전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주의 관세’를 전격 발표한 직후라 투자 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을 반영했다. 해당 보고서는 글로벌 수요 둔화·수출 약화·기업 심리 위축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일본 경제가 관세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발표된 지표에서는 관세 여파나 미·일 무역 협상 교착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 BOJ 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통칭 ‘단칸’)가 이를 뒷받침했다. 단칸은 일본 전역 1만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체감경기와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하는데, 4월 1일 발표된 결과는 대체로 견실했다. BOJ 지역본부장들도 미국 관세의 즉각적 타격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단칸(Tankan)’이란?

일본은행이 분기마다 실시하는 대표적인 기업경기 실사지표다.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을 아우르며, 설비투자·고용·판매가격 전망까지 조사해 정책 판단의 핵심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소식통들은 ‘단칸’ 등 각종 실물지표의 호조가 다음 보고서의 문구와 이사회 성장 전망치에 반영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전 보고서는 일본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025회계연도 0.5%, 2026 0.7%, 2027 1.0%로 제시했다.

한편 물가 측면에서 BOJ는 2027회계연도 후반부에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2%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존 관점을 유지할 전망이다. 그러나 식료품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강해 국내 물가는 현재 2%를 상회하고 있다.

“식료품발 코스트-푸시(cost-push) 물가 압력이 2차 파급효과로 번지면, 추가 금리 인상이 정당화될 수 있다.” — BOJ 정책위원 다무라 나오키

‘코스트-푸시 인플레이션’과 ‘2차 파급효과’ 설명

‘코스트-푸시’란 원재료·인건비 상승이 기업의 생산비를 밀어올려 상품·서비스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뜻한다. 2차 파급효과(second-round effect)는 이런 초기 비용 상승이 임금·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지속적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로이터는 일부 정책위원들이 이러한 2차 효과 가능성을 근거로 2025회계연도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기자 해설・전망
현시점에서 BOJ가 관세 위험을 ‘높음’으로 분류하면서도 표현 수위를 다소 완화한다면, 시장은 추가 금리 인상 시기를 2026년 이후로 늦춰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물가 전망이 상향된다는 사실은 긴축 가속 명분이 될 수 있어 채권 시장은 변동성을 키울 공산이 크다. 즉, BOJ의 미묘한 톤 변화가 엔화 가치와 일본 국채 수익률에 동시다발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미·중 경기의 예상외 회복 탄력성은 일본 수출기업에 숨통을 틔워주지만, 관세 전면전으로 번질 경우 ‘글로벌 공급망 충격’이 재차 불거질 여지도 존재한다. 따라서 이번 보고서는 정책 방향뿐 아니라 전 세계 통상 환경에 관한 BOJ의 인식을 가늠할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