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2025년 10월 30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BOJ 금융정책결정회의는 단기 정책금리를 현 수준인 0.5%로 동결했다. 중앙은행은 “경제가 전망대로 움직인다면 차후 차입비용을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사회의 나오키 다무라 이사와 다카타 하지메 이사는 지난 9월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0.75% 인상을 요구하며 소수의견을 고수했다. 그러나 BOJ 다수는 물가·성장률 전망치가 7월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외 이코노미스트 시각
노리히로 야마구치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일본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동결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면서도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조기 인상’ 신호를 줄 경우 일본국채(JGB) 금리와 엔화 가치가 동시에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용어 설명 1JGB는 Japan Government Bond의 약자로,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의미한다. 수익률이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며, 통상 통화가치 상승 압력으로 연결된다.
프레드 누먼 HSBC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인상은 시간문제’라며 “10월 기회를 놓친 만큼 12월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 확장, 물가 고공행진, 건실한 경기 흐름이 맞물리면서 BOJ의 ‘소극적 긴축’이 빨라질 가능성을 키운다”고 덧붙였다.
누먼이 언급한 ‘재정 확장(fiscal tailwinds)’은 정부 지출 확대가 경제 성장률을 견인해 물가·임금 상승 압력을 높이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재촉할 수 있는 추가 요인으로 해석된다.
스미토모 미쓰이은행(SMBC) 히로후미 스즈키 수석 외환전략가는 “새 내각 출범 이후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로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도 “BOJ는 정치권 외압보다 경제 펀더멘털을 우선 고려해 동결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엔화 약세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BOJ가 12월 추가 인상을 단행한다면 외환시장의 방향성이 뒤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즈호증권 시오키 오모리 수석 데스크전략가는 “당국의 ‘점진적 정상화’ 방침이 명확해진 만큼 시장은 기존보다 이른 시점에 추가 긴축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슌토(春闘) 임금협상’ 결과, 서비스 가격 추이, 대외 교역·정책 변수 등을 핵심 체크포인트로 제시했다.
※ 용어 설명 2슌토는 일본 대기업 노사가 매년 3월 전후에 실시하는 연례 임금 교섭으로, 그 결과가 국가 전체 임금 인상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OCBC 크리스토퍼 웡 외환전략가는 “‘매파적 전환’ 부재로 엔화 매수 세력이 일단 후퇴했다”면서도 “연준(Fed)·BOJ 간 정책 디버전스(정책 차별화)는 달러/엔 하락(엔화 강세) 방향을 지지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BOJ의 느린 정상화 속도가 달러/엔 매도 세력의 인내심을 시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반응 및 전망
결국 시장은 ‘12월 인상설’에 무게를 두고 있다. BOJ가 “경기·물가가 전망대로 흘러간다”는 전제하에 추가 인상을 시사한 만큼, 11~12월 발표될 물가·임금 지표와 대외 불확실성 완화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환율 시장에서는 관세 충격 완화 여부, 정부의 환시 개입 가능성을 둘러싼 신경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BOJ가 작은 폭씩 금리를 올리는 ‘점진적 벤치마크’를 유지할 것”이라며 “물가 안정과 성장률 균형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신중한 출구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마지막으로, BOJ 결정이 글로벌 위험자산 흐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미 국채·유로존 국채 등 주요 채권수익률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일본 국채 금리가 추가 상승할 경우 글로벌 자금이동(direction of global capital flows)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전 포인트는 △12월 회의에서 실제 0.75% 인상 단행 여부 △슌토 임금협상 결과 △미·중 통상마찰 전개 양상 △신임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재정·통화 정책 공조 방향 등으로 압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