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설립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가 최대 120억 달러(약 15조 8,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추가로 조달하려 하고 있다. 이번 자금은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과 AI 모델 학습을 위한 최첨단 GPU(그래픽처리장치) 구매에 투입될 예정이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xAI의 자금 조달 작업은 발로어 에쿼티 파트너스(Valor Equity Partners)가 총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머스크와 오랜 인연을 맺어 온 사모펀드 운용사로, 테슬라·스페이스X 등에도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다.
발로어 에쿼티의 창업자 안토니오 그라시아스(Antonio Gracias)는 현재 글로벌 대형 은행과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총 120억 달러 규모의 대출·투자 유치를 타진 중이다. 그라시아스는 머스크와 20여 년간 동행해 온 ‘재무 참모’로 평가받으며, 이번 딜에서도 핵심 중개 역할을 맡고 있다는 평가다.
자금 사용 계획에 따르면, 조달된 금액은 대부분 엔비디아(Nvidia) H100·B100 계열 GPU 수천 장을 일괄 구매하는 데 투입된다. 이후 해당 GPU는 별도 법인을 통해 xAI에 리스(임대) 형태로 제공된다. 리스 구조를 활용하면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는 한편, 자산 가치를 회계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어 스타트업의 재무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번 계약의 핵심인 Nvidia GPU는 AI 모델 학습에 필수적인 병렬 연산 능력을 제공한다. 특히 H100·B100 계열은 초당 수십조(테라) 플롭스에 달하는 연산 성능과 고대역폭 메모리를 갖춰, 대규모 언어모델(LLM)이나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에 사실상 ‘산업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xAI는 새 데이터센터에서 자체 AI 챗봇 그록(Grok)의 학습·추론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WSJ 인용
그록은 2024년 11월 X(前 트위터) 플랫폼을 통해 첫선을 보였으며, 실시간 소셜 데이터 접근성·‘위트 있는 답변’ 기능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발로어 에쿼티 파트너스란?
발로어 에쿼티는 2001년 설립된 시카고 기반 사모펀드로, 성장 단계 기업에 ‘운영 개선 + 장기 자본’ 결합형 투자를 지향한다. 초기 테슬라 지분을 보유하며 약 2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둔 사례가 유명하다. 이번 딜을 통해 발로어는 AI 인프라 분야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동시에, 머스크 생태계 전반의 기술 시너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문가 관점
금융·기술업계 관계자들은 “AI 칩 수요 과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발로어가 확보한 대규모 GPU 물량 자체가 희소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일각에서는 ‘GPU 리스 사업’이 독립 수익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대규모 부채 조달에 따른 금리 부담과 AI 규제 리스크가 향후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xAI와 유사한 생성형 AI 스타트업들은 현재 밸류에이션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픈AI·안트로픽(Anthropic) 등도 최근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연이어 유치하며, ‘AI 인프라 전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머스크 특유의 대담한 자본 운용 전략이 xAI의 빠른 기술 추격을 가능케 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칩 공급난·운영비 부담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수익성 확보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병존한다. 최종 투자 계약 성사 여부와 조달 금액 규모는 머스크 AI 생태계뿐 아니라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도 적잖은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LLM(대규모 언어모델)은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과 유사한 언어 생성·이해 능력을 구현하는 AI 모델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