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X, 프랑스 ‘정치적 동기’ 수사에 데이터 제공 거부

엘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X가 프랑스 사법당국이 제기한 알고리즘 조작 및 ‘허위 데이터 추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수사팀이 요구한 내부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21일 밝혔다.

2025년 7월 21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검찰은 올해 1월부터 X가 ‘외국 세력의 여론조작에 이용될 수 있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조사해 왔다. 해당 수사는 프랑스 국회 의원 한 명과 공공기관 고위 관계자 한 명이 제기한 고소장을 바탕으로 시작됐으며, 이달 초 프랑스 국가경찰 산하 첨단범죄수사대(C3N·Central cybercrime investigation unit)에 사건이 공식 이관됐다.

검찰 측은 자동화된 데이터 시스템 훼손시스템으로부터의 불법 데이터 추출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당국은 X에게 추천(추천·추천순위) 알고리즘 전체 코드실시간 게시물 원본 데이터 스트림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당국은 두 명의 ‘외부 전문가’에게 이 자료를 맡겨 플랫폼 운영의 투명성을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사법당국이 요구하는 자료는 방대하고 실시간 데이터까지 포함돼 있어, 사실상 플랫폼의 핵심 영업비밀을 모두 공개하라는 것과 다름없다.”

라고 X는 자사 글로벌 정부 대응팀 공식 계정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플랫폼 측 반박·‘정치적 동기’ 주장*

X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제기된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면서, 이번 수사가 프랑스 법을 왜곡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수사 당국이 말하는 구체적 혐의 내용조차 공유받지 못한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X는 또 “우리는 프랑스 법에 따라 자료 제출을 거부할 권리가 있으며, 이번 결정은 가볍지 않은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시도가 도를 넘었다”면서 “사실이 우리 편”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전문가’ 2인

플랫폼 측은 검찰이 지정한 두 명의 전문가 — 파리 복합시스템연구소(ISC-PIF) 소장 다비드 샤발라리아스(David Chavalarias)동 연구소 인공지능 플랫폼 리더 마지야르 파나히(Maziyar Panahi) — 의 객관성을 문제 삼았다. X는 샤발라리아스가 ‘Escape X’라는 캠페인을 주도하며 이용자들에게 X 탈퇴를 촉구해 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파나히 역시 샤발라리아스와 함께 X 비판 논문을 다수 발표해 “플랫폼에 대한 노골적 적대감”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CNBC는 두 연구자에게 입장을 요청했으나, 기사 작성 시점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파리 검찰청 역시 X의 이번 성명에 대해 별도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배경 : 알고리즘 조작·데이터 추출 혐의란?

‘알고리즘 조작’은 서비스 운영자가 알고리즘을 의도적으로 수정해 특정 콘텐츠를 과도하게 노출하거나 반대로 숨기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는 여론 조작이나 정치적 선전, 광고 수익 극대화 등 목적이 다양할 수 있다. ‘불법 데이터 추출’은 당사자 동의 없이 시스템에서 대량의 정보를 빼내오는 행위로, 유럽연합(EU)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외국 세력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경계하며, 빅테크 기업의 추천 알고리즘 투명성 강화를 추진해 왔다. EU에서도 2024년 8월부터 적용된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따라 대형 플랫폼은 알고리즘·콘텐츠 위험평가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X가 이 같은 규제 흐름과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 시각 : 이번 사안의 의미와 전망

IT·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이 표현의 자유플랫폼 투명성 간 균형을 둘러싼 ‘정책 실험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만약 프랑스 사법당국이 법원의 영장이나 추가 강제 수단을 통해 X의 자료를 확보한다면, 다른 EU 회원국도 유사한 처분을 시도할 수 있다.

반대로 X가 끝까지 제출을 거부한 채 법적 공방이 장기화될 경우, 유럽 내 영업정지나 거액의 과징금(DSA 기준 글로벌 매출의 최대 6%)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머스크의 ‘표현의 자유 플랫폼’ 기조가 규제 환경과 어느 지점에서 타협할지 주목된다.

*각주 : X는 2022년 10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2023년 7월 브랜드를 ‘X’로 변경했다. 국내·외 사용자는 여전히 ‘트위터’ 명칭과 로고를 병행해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