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 일렉트로럭스(Electrolux AB)가 2025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5%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적은 자사 핵심 시장인 북미에서의 매출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고율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분을 상당 부분 상쇄한 결과라는 평가다.
2025년 10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일렉트로럭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8억9,000만 스웨덴크로나(약 9,450만 달러)로 집계돼, 작년 같은 기간 3억4,900만 크로나 대비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이는 금융시장 추정치(8억7,500만 크로나)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매출 측면에서는 유기적(organic) 매출 성장률이 5%를 기록했다. 특히 북미 지역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시현해 그룹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유기적 성장’은 환율 변동·M&A 효과 등을 제외한 실질 성장률을 뜻한다.
일렉트로럭스는 프리지데어(Frigidaire)·AEG 등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의 미디어(Midea)·미국의 월풀(Whirlpool)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가격 압박이 심한 환경에서도 3분기에 미국 관세 부담의 대부분을 상쇄할 수 있었다.” — 야닉 피어링(Yannick Fierling) 최고경영자(CEO)
1. 북미 사업 ‘부활’의 배경
북미 사업부는 그동안 높은 제조원가·생산성 저하·치열한 경쟁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생산 라인 자동화 및 원가 구조 개선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 회사 측은 “북미 가전 수요는 전반적으로 큰 변화가 없지만, 소비자심리에 부담을 주는 관세 인플레이션 우려를 고려하면 이번 성과는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메이드 인 USA’ 선호도가 높아진 점도 시장점유율 상승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자사 주요 생산 설비가 현지화되어 있어 관세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었던 셈이다.
2. 관세(tariff) 부담과 가격 전략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로 인해 가전제품에 부과되는 관세율이 높아지면서, 일렉트로럭스는 2020년 이후 상당한 비용 압박을 받아 왔다. ‘관세’는 수입품에 매기는 세금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매출총이익(GP)을 깎아먹는 요인이다. 회사는 올해 초부터 원가 절감과 판가 인상을 동시에 시도하며 손익 분기점을 방어해 왔다.
이번 분기 “관세 관련 비용 증가분의 대다수를 상쇄했다”는 CEO 발언은, 실질적으로 가격 전가에 어느 정도 성공했음을 시사한다. 단, 장기적인 관세 정책 변화가 없을 경우 향후에도 유사한 부담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3. 조직 개편: 새 북미 총괄 선임
일렉트로럭스는 별도 보도자료에서 패트릭 미노그(Patrick Minogue)를 북미 사업부 총괄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급망 효율화와 디지털 전환 경험이 풍부한 인물로, 회사는 “내년 성수기(holiday season)에 앞서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펼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4. 외환 시황 및 실적 가늠자
현재 환율은 1달러당 9.4155 스웨덴크로나 수준이다. 원화 기준 환산 실적을 살펴보면, 3분기 영업이익은 약 1,286억 원(원·크로나 환율 1크로나=145원 가정)으로 추산된다. 이는 국내 대형 가전사들의 분기 영업이익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규모다.
애널리스트 시각은 대체로 ‘완만한 개선세 지속’ 쪽에 무게가 실린다. 북미 사업 정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유럽·아시아 시장도 가격 인상 효과가 서서히 반영되고 있어서다. 다만 소매금융 금리 상승과 소비 위축이 본격화될 경우 고가 가전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로 지목된다.
5. 전문가 의견 및 전망
필자는 “일렉트로럭스가 중장기적으로 두 자리수 ROE(자기자본이익률)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북미 생산성 개선과 온·오프라인 유통 다각화 전략이 맞물리면서, 향후 12개월 내 마진이 추가로 0.5~1%p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 병목이 재발하거나,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격화될 경우 관세 부담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 이는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
6. 용어‧배경 설명
① 스웨덴크로나(SEK): 스웨덴의 공식 통화. 변동 환율제를 적용하며, 달러·유로 대비 변동성이 큰 편이다.
② 관세(Tariff): 국가가 수입 물품에 부과하는 세금. 보호무역 정책의 일환으로, 자국 산업 보호를 목표로 한다.
③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 M&A, 환율 등 비경상적 요인을 제외한 매출 순증가분을 의미한다. 기업의 ‘체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7. 결론
이번 3분기 실적은 “북미가 살아야 일렉트로럭스가 산다”는 공식을 재확인시켜 줬다. 관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생산성 혁신과 브랜드 재포지셔닝을 통해 실질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 향후 글로벌 통화 긴축과 무역 정책 불확실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가격경쟁력 유지’와 ‘환헤지 전략’ 여부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