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 홍콩 인실리코와 AI 신약 글로벌 출시 위해 27억5천만 달러 규모 계약 체결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홍콩에 본사를 둔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과 인공지능(AI)으로 개발된 신약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기 위한 27억5천만 달러(약 3조원대) 규모의 계약에 합의했다.

2026년 3월 29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인실리코에 $1억1천5백만 달러(=115 million USD)의 선지급금을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규제·상업적 마일스톤 달성에 따라 지급되며 향후 판매에 대한 로열티도 포함된 구조다.

CNBC 로고인실리코는 생성형(Generative) AI 도구를 활용해 최소 28개의 후보물질을 개발했으며 그중 거의 절반이 임상 단계에 진입해 있다

인실리코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스 자보론코프(Alex Zhavoronkov)는 이 회사가 지난해 12월 홍콩에서 상장했으며, 올해 들어 주가가 연초 대비 50%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어떤 측면에서는 릴리가 우리보다 AI 분야에서 낫다”고 언급하며, 릴리가 생물학, 화학, 자동화를 하나로 결합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In many ways, Lilly is better than us in some areas of AI,”라고 자보론코프는 말했고, 이번 계약의 일환으로 인실리코는 릴리의 바이오텍 개발 커뮤니티인 Gateway Labs에 합류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릴리 측의 앤드류 애덤스(Andrew Adams) 분자발견 그룹 부사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협력은 새로운 작용기전(mechanisms)을 탐색하고 다수의 질환 영역에서 유망한 치료 후보물질을 식별하는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게 해준다”라며 인실리코의 AI 기반 발견 역량이 릴리의 임상 개발을 보완하는 강력한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거래의 배경과 양사 협력 역사

두 회사는 이미 2023년에 AI 기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 거래는 그 연장선상에서 더 큰 상업적·임상적 협력을 목표로 한다. 릴리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A. 릭스(David A. Ricks)는 이달 초 베이징에서 열린 고위급 포럼에 참석했으며, 릴리는 향후 10년간 중국에 $30억(약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릴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의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약 3% 미만이었다. 한편 인실리코는 AI 연구 개발은 캐나다와 중동 등 중국 외 지역에서 진행하지만, 해당 AI를 바탕으로 한 초기 전임상(Preclinical) 약물 개발은 중국에서 수행하고 있다고 자보론코프는 밝혔다.

전임상(Preclinical) 단계는 실험실 및 동물실험을 통해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는 과정을 말하며, 성공 시 임상시험(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으로 넘어간다. 생성형 AI(Generative AI)는 기존 데이터로부터 새로운 분자 구조를 설계하거나 후보물질을 예측하는 기술을 의미하며, 전통적 방법보다 분자 합성 및 후보물질 탐색 속도를 크게 단축할 수 있다.


기술적·산업적 의미 및 시장 영향 분석

이번 계약은 제약업계에서 AI 기반 신약 발견 플랫폼과 대형 제약사의 임상·상업 역량이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되는 대표적 사례로 해석된다. 기술적으로는 AI가 후보물질을 짧은 시간 안에 설계·선정함으로써 연구개발(R&D)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릴리처럼 대형 제약사가 AI 스타트업의 발견 역량을 흡수하거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경제적 영향은 단계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인실리코의 선지급금과 마일스톤 구조가 해당 기업의 재무 안정성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성공적인 상업화가 이루어질 경우 해당 신약의 판매에 따른 로열티와 장기 수익이 발생하겠지만, 규제 승인 리스크와 임상 실패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는 규제 통과 가능성, 임상 성과, 상업화 전략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또한 이번 협력은 글로벌 제약 생태계에 다음과 같은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 첫째, AI 기반 약물 발견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과 인수·합병(M&A) 시장의 활성화, 둘째, 임상 개발 패러다임의 변화로 신약 출시 속도 단축 가능성, 셋째, 연구 인프라와 제조 능력을 보유한 대형 제약사의 영향력 강화 등이다.


전망과 유의점

전망 측면에서 보면, AI가 신약 발견의 초기 단계에서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은 산업 전반의 수용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상용화 성공 여부는 임상시험 결과규제당국의 승인 여부에 달려 있다. 또한 지역별 임상 환경과 규제 프레임워크 차이, 제조 및 공급망 구축 필요성 등 상업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 관점에서는 이번 거래가 인실리코의 단기적 재무 개선 신호로 해석될 수 있으나, 주가의 중장기적 흐름은 향후 임상 성과와 로열티 기반 매출 현실화 여부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제약사 관점에서는 AI 기술을 통한 후보물질 확보가 임상 파이프라인을 보강하는 한 방법이지만, 전통적 임상개발·규제·상업화 역량의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 용어 설명: 생성형 AI(Generative AI)는 기존 데이터에서 새로운 콘텐츠나 구조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말하며, 신약 개발에서는 새로운 분자 구조의 설계와 후보물질 예측에 활용된다. 전임상(Preclinical)은 사람 대상 시험 이전의 연구단계로, 동물실험 등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