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지출이 향후 경기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금 상승세 둔화와 끈질긴 인플레이션이 겹치면서, 저소득층의 약 3분의 1이 급여일마다 현금흐름에 쫓기는 ‘페이체크-투-페이체크’ 상태에 놓였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는 가계의 재정 여력을 약화시키며 미국 소비 전반, 더 나아가 광의의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2025년 11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노트에서 “임금 상승 둔화와 고착화된 인플레이션이 소비자의 지갑을 예상보다 더 세게 죄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점점 더 많은 미국인이 급여일마다 지출을 맞추는 형편으로 내몰리며, 상승하는 비용을 따라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금 상승 둔화와 끈질긴 물가가 소비자의 지갑을 예상보다 더 크게 압박하고 있다… 더 많은 미국인이 페이체크-투-페이체크 상태로 이동하고 있으며, 상승하는 비용을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층 가구의 29%가 현재 페이체크-투-페이체크 상태로 분류됐다. 이는 2024년 28.6%와 2023년 27.1%에서 각각 상승한 수치다. 비율 자체의 변화 폭은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으나, 가계의 현금흐름이 정체된 임금과 높은 체감물가에 의해 동시에 압박받고 있다는 점에서 질적 악화가 두드러진다는 해석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세부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초 이후 저소득·중산층 가구의 세후 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 상승률에 뒤처지는 구간이 이어지면서 예산 운용이 크게 경색됐다. 특히 10월에는 중산층 가구의 세후 임금이 2%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저소득층 가구는 1% 상승에 머물렀다. 이러한 실질 구매력 약화는 필수 지출을 제외한 재량소비를 직접적으로 제약한다.
분석가들은 저소득층 가구와 청년층 노동자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임금 상승 여지가 제한적인 가운데 물가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야 하는 구조에 놓여 있다. 반면 고소득층과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반적인 추세는 대부분의 가계에 대해 금융 여건의 경직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누적되는 재정적 압박은 향후 수개월간 소비자 재량지출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는 역사적으로 미국 성장의 핵심 엔진이 되어온 소비의 속도를 낮출 수 있는 잠재적 위험으로, 매출 민감 업종과 서비스 수요 전반에 파급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전체 소비의 회복력은 아직 유지되는 모습이다. 가계당 신용카드·체크카드 지출이 소폭 증가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득 계층 간 격차 확대가 광범위한 수요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됐다.
용어 설명과 맥락
페이체크-투-페이체크란 다음 급여를 받기 전까지 여유자금이 거의 없어 저축이나 비상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를 뜻한다. 끈적한(Sticky) 인플레이션은 단기 충격이 사라진 뒤에도 물가 상승률이 쉽게 낮아지지 않고 고착화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세후 임금 성장률은 세금을 제한 뒤 가계가 실제로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의 증가율로, 체감 경기와 소비 여력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다. 재량소비(Discretionary Spending)는 필수품을 제외한 선택적 지출(예: 외식, 여행, 가전·의류 등)을 지칭하며, 경기 민감도가 높아 경기 둔화 국면에서 가장 먼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전문적 해석과 시사점
이번 결과는 물가-임금 간 비대칭이 저·중소득층의 실질 구매력을 잠식하고 있음을 재확인시킨다. 특히 10월 수치에서 확인되듯 세후 임금 상승이 낮게 머무는 동안 물가가 완만히라도 지속된다면, 가계는 저축 축소, 신용 의존 증가, 재량소비 축소의 방어적 선택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업 실적의 구성 변화로 연결될 수 있는데, 필수재·저가형 브랜드의 상대적 선호 강화와 고가·선택재 카테고리의 성장 둔화라는 패턴을 재촉할 수 있다. 동시에 소득 하위 계층의 부담이 누적되면, 단기적으로는 카드 결제 규모가 유지되더라도 연체율과 가계 신용 건전성에 대한 경계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소비 둔화의 폭과 지속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카드 지출이 소폭 증가하더라도, 이는 가격 효과일 수 있으며 거래량이 둔화되는지의 확인이 중요하다. 또한 임금 지표와 물가 지표의 갭 축소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재량소비 업종에 대한 평가가 보수적으로 유지될 여지가 있다. 반면 필수소비재, 가치 지향 리테일, 저가형 서비스는 상대적 방어 성격을 가질 수 있다. 정책 측면에서는 실질소득 회복과 물가 안정 간 균형을 맞추는 접근이 소비 모멘텀의 연착륙에 기여할 것이다.
핵심 포인트 정리
– 저소득층의 페이체크-투-페이체크 비중이 29%로 상승(2024년 28.6%, 2023년 27.1%).
– 2025년 초부터 저·중소득층의 세후 임금 성장률이 인플레이션을 하회.
– 10월 세후 임금 성장률: 중산층 2%, 저소득층 1%.
– 재정 압박 누적은 재량소비 둔화 및 성장 엔진 약화 위험으로 연결.
– 가계당 카드 지출은 소폭 증가하나, 소득 격차 확대가 광범위한 수요를 제약할 가능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