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고 미국 소비자 심리가 예상 밖으로 위축되면서 달러지수(DXY)가 0.41%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Fed)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하며 달러 매도를 확대했다.
2025년 9월 2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8월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9% 상승해 애널리스트 전망치와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로 불리는 PCE가 시장의 우려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같은 날 발표된 8월 미국 개인소비지출(소비)은 전월 대비 0.6% 늘어 시장 예상치(0.5%)를 상회하며 5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개인소득도 0.4% 증가해 예상을 웃돌았다. 이는 미국 소비의 견고함을 시사하며 달러 하락폭을 일정 부분 제한했다.
반면 미시간대 9월 소비자심리지수(확정치)는 4개월 만의 최저치인 55.1로 하향 수정됐다(잠정치 55.4). 세부적으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7%로,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7%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리치먼드 연은의 톰 바킨 총재는 “연초 경제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으며 고용과 인플레이션이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의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파생상품 시장은 10월 28~29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90% 수준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달러 약세는 유로/달러(EUR/USD) 환율에는 호재로 작용해 유로화 가치를 0.32% 끌어올렸다. 같은 날 공개된 ECB 인플레이션 기대조사에서 1년 기대 CPI는 2.8%(전월 2.6%), 3년 기대 CPI는 2.5%로 집계돼 시장 예상(각각 2.5%, 2.4%)을 상회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할 것이라는 관측을 강화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올해 말까지 두 차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ECB는 이미 인하 사이클을 마무리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러한 정책 기조 차별화(central bank divergence)가 유로화 지지 요인으로 작용한다.
엔/달러(USD/JPY) 환율은 0.20% 하락하며 엔화가 달러 대비 강세로 돌아섰다. 일본 9월 도쿄 CPI는 전년 대비 2.5%로, 예상치 2.8%에 못 미쳤고 에너지·식품 제외 지표 역시 2.5%로 둔화됐다. 물가 둔화는 일본은행(BOJ)의 완화적 스탠스를 재확인시켰으나, 미국발 달러 약세가 엔화를 끌어올렸다.
귀금속 시장에서는 12월물 금 선물이 1.01% 상승했고, 은 선물은 3.42% 급등해 14년 만의 최고치에 근접했다. 달러 약세와 완화적 연준 기대가 원인이다.
미·중 무역갈등,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 대통령의 연준 독립성 공격 등 정책 리스크가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ETF를 통한 기계적 매수세도 이어져 금·은 ETF 보유량이 각각 3년 내 최고치를 갱신했다.
기자 해설 및 전망*전문가 의견
근원 PCE가 시장 예상과 부합하면서 ‘연착륙’ 내지 ‘골디락스’ 시나리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소비지표의 혼조와 물가 기대의 고착은 정책 불확실성을 남긴다.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경우 신흥국 통화 및 원자재 시장에 긍정적이지만, 연준이 매파적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경우 언제든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투자자들은 10월 FOMC 전까지 발표될 고용·물가 지표 변동성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용어 풀이
- 근원 PCE 지수: 개인소비지출 물가 지수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지표로, 연준이 가장 주목하는 물가 척도다.
-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미국 가계의 소비 심리를 측정하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50 이하이면 상당한 비관을 뜻한다.
- 중앙은행 간 정책 차별화(Central Bank Divergence):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이 서로 다른 현상으로, 외환시장에서 통화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