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산하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오스턴 굴즈비(Austan Goolsbee) 총재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완화되지 않았다는 판단을 근거로, 향후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시장 리스크보다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더 크게 보인다고 강조하며, 12월 연준 회의를 앞두고도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2025년 11월 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굴즈비 총재는 이날 인터뷰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흐름이 목표 대비 높게 유지되고 있으며 방향성도 기대와 반대로 전개되고 있다는 우려를 분명히 드러냈다. 그는 “지금 이 시점에서 12월 회의를 앞두고도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히며, 단기간에 속도를 내는 방식의 선제적 인하(frontloading)에는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굴즈비 총재는 야후 파이낸스(Yahoo Finance)와의 월요일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12월 회의를 앞두고도 결심하지 않았다. 지난 4년 반 동안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웃돌았고, 지금은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인플레이션 측면이 불안하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놓고 볼 때 물가가 목표 위에서 장기간 머문 사실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통화정책의 시점 판단이 중요하지만 그만큼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금리 인하의 ‘역치(threshold)’—즉, 인하를 단행할 기준선—가 직전 두 차례 연준 회의 때보다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굴즈비 총재는 “금리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내려가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최종적으로는 현 수준보다 “상당폭 아래”에서 정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의 안정적 둔화가 확인될수록 금리도 점진적 하향 경로를 밟아야 한다는 취지를 시사한다.
경기 흐름과 정책의 타이밍에 관해 그는 ‘골든 패스(golden path)’—물가를 잡으면서도 고용과 성장을 희생하지 않는 이상적 경로—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리 인하를 앞당겨 대폭 선제 집행하는 것에는 불편함을 표하며,
“경제가 전환 국면을 지날 때 통화정책의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는 일은 매우 어렵다(very hard)”
고 말했다. 이는 조기 인하가 물가 기대를 자극하거나 물가 경로를 다시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는 리스크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노동시장에 대해서도 굴즈비 총재는 복합적인 진단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미국 경제가 ‘낮은 채용(low hiring)’과 ‘낮은 해고(low firing)’라는 이례적 조합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용 속도는 “경제의 가장 약한 요소 중 하나”라고 평가하면서도, 일부 핵심 고용지표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대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노동시장의 과열 신호는 누그러졌지만, 급격한 냉각 또는 광범위한 악화로 단정하기도 어렵다는 뉘앙스를 담고 있다.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평가에서 그는 “특정 부문에서의 약세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꽤 강하다(pretty strong with weakness in specific sectors)”고 진단했다. 특히 소비 지출을 경기 모멘텀의 핵심 동력으로 지목하며, 민간 소비가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부문별 비대칭이 존재하지만 총수요 측면에서 완만한 지지력이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핵심 용어 정리와 맥락
인플레이션 목표 상회(4년 반): 굴즈비 총재는 “지난 4년 반 동안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웃돌았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목표’는 연준이 중장기적으로 지향하는 물가상승률을 뜻한다. 기간이 길수록 정책 신뢰와 기대 인플레이션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며, 이는 조기 완화(금리 인하)에 신중할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인하 역치(threshold) 상향: 그는 이번과 직전 두 차례 회의의 판단 기준을 비교하며, 금리 인하를 위한 문턱이 더 높아졌다고 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둔화의 확실성과 지속성에 대한 검증을 더 엄격히 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요컨대, ‘더 분명한 물가 진전’ 없이는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호다.
골든 패스(golden path):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연준의 이중 책무를 동시에 달성하는 이상적 궤적을 뜻한다. 굴즈비 총재는 이 경로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정책 타이밍의 난이도를 강조했다. 이는 경제가 전환기일수록 정책이 과도하게 앞서거나 뒤처지는 것을 경계한다는 취지다.
프런트로딩(frontloading) 인하에 대한 경계: 선제적으로 인하 폭을 앞당기는 접근은 금융여건을 빠르게 완화할 수 있으나,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고 물가 경로의 재가열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굴즈비 총재의 언급은 이러한 부작용을 의식해 데이터에 근거한 점진적 접근을 선호함을 드러낸다.
발언의 시사점과 정책적 함의
첫째, 인플레이션 우려의 재부각이다. “4년 반의 목표 상회”와 “잘못된 방향”이라는 표현은, 물가 둔화의 신뢰도와 일관성에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는 12월 회의에서의 조기 인하 가능성을 낮춘다기보다는, 인하 결정을 위한 증거 수준이 강화됐음을 보여준다.
둘째, 정책 함수의 재확인이다. 굴즈비 총재는 “금리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내려가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물가 경로가 방향과 속도 모두에서 신뢰를 회복해야 금리도 그 궤적을 따라갈 수 있음을 뜻한다. 동시에 “현 수준보다 상당폭 아래”에서의 최종 정착 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장기 균형금리 수준은 현재보다 낮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셋째, 노동시장 냉각의 비대칭성이다. ‘낮은 채용’과 ‘낮은 해고’라는 조합은, 기업이 신규 채용에는 보수적이지만 기존 인력의 유지에는 신중함을 보이는 국면을 의미한다. 이는 고용총량의 급락을 수반하지 않으면서도, 임금·이직·채용 속도 등의 미시 지표에서 완만한 둔화가 나타날 수 있음을 내포한다.
넷째, 소비의 버팀목 역할 재확인이다. 굴즈비 총재가 소비 지출을 경기 모멘텀의 핵심으로 지목한 만큼, 향후 수요 측면에서의 완충 작용은 계속 주목받을 전망이다. 다만 특정 부문 약세가 병존한다는 점은, 부문별 경기 격차를 염두에 둔 정교한 정책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직접 인용 정리
“나는 12월 회의를 앞두고도 결심하지 않았다.”
“지난 4년 반 동안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웃돌았고,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 인플레이션 측면이 불안하다.”
“금리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내려가야 하며, 최종적으로는 현 수준보다 상당폭 아래에서 정착할 것이다.”
“경제의 골든 패스는 가능하지만, 전환기의 통화정책 타이밍을 맞추는 일은 매우 어렵다.”
“노동시장은 낮은 채용과 낮은 해고라는 이례적 조합을 보이고 있으며, 채용률은 경제에서 가장 약한 요소 중 하나다.”
“전반적으로 경제는 꽤 강하지만, 특정 부문에서는 약세가 보인다. 소비가 모멘텀의 핵심 동력이다.”
종합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의 발언은, 인플레이션의 신뢰 가능한 둔화 없이는 선제적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다. 그는 12월 연준 회의를 앞두고 결정을 유보하며, 인하의 역치를 높게 설정했다. 노동시장은 완만한 냉각과 안정이 공존하는 비대칭적 양상을 보이고, 소비는 경기의 핵심 동력으로 확인됐다. 요약하면, 정책 기조는 데이터 의존적이고 점진적이며, 물가 안정의 확실한 진전을 조건으로 한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