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통화정책의 향배, 물가 둔화에도 ‘동결’ 무게
인도의 중앙은행인 인도준비은행(RBI)이 8월 6일 예정된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에서 레포금리를 현재의 5.50%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계 경제연구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가 전망했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급격히 둔화됐음에도 인도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RBI는 6월 회의에서 50bp(0.50%p) 전격 인하를 단행하며 경기부양에 나섰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서는 추가 완화 기대가 커졌지만,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
RBI는 6월 결정 직후 이번 완화 사이클이 종료됐음을 명확히 시사했다*
”고 전하며, 추가 조정의 ‘문턱’이 상당히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높아진 문턱’…당분간 금리 동결이 기본 시나리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레포금리 5.50%가 내주 회의는 물론 2026년까지 장기간 유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물가 안정 신호와 별개로, 이미 상당 폭의 완화를 단행한 통화당국이 정책 신뢰를 유지하려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RBI로서는 물가 하락에 즉각 반응하기보다는 6월 인하 효과를 지켜보면서, 정책 기조 일관성과 금융시장 안정을 우선한다는 메시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용어·배경 설명
① 레포(Repo) 금리는 상업은행이 중앙은행에 국채 등을 담보로 단기자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기준금리다. 인도 금융시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정책수단이기 때문에, 0.25%p 변동만으로도 채권·주식·환율 전반에 큰 영향을 준다.
②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매크로 리서치 기관으로, 신흥국 통화정책·성장률 예측 등에 강점을 가진다. RBI의 정책 신호 해석에 있어 비교적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 왔다.
③ 인도준비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는 총 6인으로 구성되며, 분기별 회의를 통해 레포금리·유동성 조정창구(LAF) 한도 등을 결정한다. 물가 목표치는 4%(±2%p)이며, 이를 초과·하회할 경우 의회에 해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관전 포인트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동결 시그널을 ‘통화정책의 긴 호흡’으로 해석할 공산이 크다. 만약 하반기 중 농산물 가격이나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한다면, 인도의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재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RBI가 ‘조기 인하’ 의구심을 진화하면서도, 데이터 의존적 접근을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또 다른 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경로다. 달러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 인도 루피 환율 방어 차원에서라도 RBI의 추가 인하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반대로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완화된다면, 내년 상반기 중 점진적 인하를 재개할 여지도 남아 있다.
종합하면, 인도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이라는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 정책 고삐를 늦추지 않을 태세다. 투자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제시될 인플레이션 전망치, 경제성장 경로, 그리고 정책 가이던스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주: 캐피털 이코노믹스 리서치 노트(2025년 7월 29일)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