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 명절인 할로윈을 앞두고 초콜릿 가격이 급등하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스니커즈·리세스·트윅스 등 인기 브랜드를 포함한 초콜릿류는 최근 1년 새 30% 가까이, 5년 새 78% 이상 가격이 뛰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2025년 10월 31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가격 인상은 관세, 전반적인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코코아 선물 가격 폭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연구기관 Circana와 미국 노동통계국 자료를 종합하면, 100개 들이 혼합 사탕 팩의 평균 가격은 2020년 7.20달러에서 올해 16.39달러로 치솟았다.
매장 진열대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리세스·킷캣·히스바를 제조하는 허쉬(Hershey)의 혼합팩은 약 22% 올랐고, M&M’s·밀키웨이를 보유한 마스(Mars)는 약 12% 인상했다.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센추리재단과 그라운드워크 콜래버러티브는 이를 ‘거시경제 역풍’의 결과로 해석했다.
치솟는 코코아 가격과 생산 차질
전문가들은 웨스트아프리카 지역의 고온·가뭄·병충해가 3년째 지속되면서 전 세계 코코아 공급이 60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부족해졌다고 지적한다. 세계 코코아의 약 70%를 생산하는 해당 지역에서 수확량이 50만 톤가량 수요를 밑돌아 ‘역대급 공급부족’을 야기했다.
코코아 선물 가격은 2024년 12월 톤당 1만2,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점을 기록한 후 현재 6,000달러 선으로 내려왔지만, 팬데믹 이전 평균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웰스파고 아그리푸드 인스티튜트의 데이비드 브랜치 매니저는 “원재료뿐 아니라 노동·운송·연료·관리비 등 복합 비용이 오른 만큼, 단기간에 가격이 예전으로 돌아가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관세 부담과 제과기업의 전략
허쉬는 올해 관세 비용만 1억6,000만~1억7,000만 달러가량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며, 7월 ‘두 자릿수 초반’의 추가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회사 측은 해당 인상이 관세나 할로윈 시즌에 직접 연동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업계 전반에서는 원가 상승분 전가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초콜릿 제조사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코코아·농산물 수입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요청해 왔다. 국내에서 대체 원재료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초콜릿 일색’ 할로윈의 균열
시장조사업체 YouGov에 따르면 미국인의 80%가 할로윈 사탕을 구매한다. 전미 제과협회(NCA)는 할로윈이 연간 제과 매출의 18%를 차지해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시즌이라고 밝힌다. 그러나 Circana 자료는 지난해 52%였던 할로윈 초콜릿 비중이 올해 44%로 하락했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구미 캔디·신맛 캔디·젤리류가 부상했다. 닐슨IQ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올해 할로윈에는 구미캔디를 우선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10월 5일 종료된 12주 동안 파운드당 초콜릿 평균 가격은 13.7% 올랐지만, 판매량은 6% 감소했다. 반면, 논(Non)-초콜릿 사탕 판매는 8.3% 증가했다.
세대별 소비 트렌드 변화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틱톡(Short-form) 친화 ‘퓨전·매시업’ 신맛·매운맛 젤리, 프리즈드라이(Freeze-dried) 캔디 등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Circana의 샐리 와이엇 애널리스트는 “다양한 식감과 맛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경험적 소비’가 젊은 층에 매력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허쉬는 샤킬 오닐과 협업한 구미 라인업을 강화했고, 유령 모양 트위즐러스와 ‘Trickies’ 불균일 조리 랜덤 젤리를 출시했다.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캘버리·토블러론)은 미국 시장에서 구미 제품을 우선순위 전략으로 전환했으나, 더크 판데푸트 CEO는 “미국 시장 성장 속도가 당초 기대를 밑돌았다”고 실적발표에서 밝혔다.
새로운 제품 포트폴리오와 가격 방어
업체들은 원가 인상에 대응해 소형 바(bar)·신(新)필링·코코아 프리(Cocoa-free) 크림·견과류 베이스 제품 등 대체 솔루션을 모색 중이다. 웰스파고의 브랜치 매니저는 “무작정 가격만 올렸다간 수요가 이탈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제품 혁신과 합리적 가격 유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초콜릿을 포기하지 못한다. 이는 언제나 ‘일상적 사치(Everyday Indulgence)’로 남을 것” — 데이비드 브랜치, 웰스파고 아그리푸드 인스티튜트
용어로 보는 이번 사안
①코코아 선물(Futures): 장래 특정 시점에 코코아를 정해진 가격에 인수·인도하기로 한 계약. 현물 가격 변동 위험을 헤지하거나 투기 목적으로 활용된다.
②관세(Tariff): 특정 국가에 수입품이 들어올 때 부과하는 세금. 보호무역 정책의 일환으로 국내 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하지만, 최종 소비자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③프리즈드라이(Freeze-dried): 재료를 급속 동결한 뒤 진공 상태에서 수분을 제거하는 건조 방식. 식감이 가벼우며, 원재료 풍미가 응축돼 간식류에 응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