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AI 칩 스타트업 삼바노바 인수 협상 중

인텔(Intel)미국 나스닥 상장, 티커: INTC이 인공지능(AI) 프로세서 전문 스타트업 삼바노바(SambaNova Systems)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블룸버그 뉴스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보도는 시장에서 잇따라 나오는 ‘대형 반도체 기업의 AI 역량 확장’ 움직임과 맞물려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025년 10월 3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인텔은 삼바노바와 구체적인 조건을 협의 중이며, 아직 공식적인 합의나 인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보도 내용은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하고 있으나, 세부적인 거래 금액이나 일정, 계약 구조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인텔과 삼바노바 측은 모두 언론의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삼바노바는 AI 모델 학습·추론에 특화된 ‘데이터플로(Dataflow)’ 아키텍처 기반 칩을 개발해온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딥러닝 데이터 처리를 CPU·GPU 대비 더 효율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을 앞세워, 설립 초기부터 실리콘밸리와 월가의 주목을 받아 왔다. 반면 인텔은 CPU 기반 전통 강자로서, 최근 몇 년간 그래픽처리장치(GPU)·전용 AI 가속기 등 신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왔으나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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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배경과 업계 판도

업계 분석가들은 “엔비디아(NVIDIA)·AMD 등 경쟁사가 지배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인텔로선 자체 기술 강화와 외부 기술 흡수를 병행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지적한다. 특히 생성형 AI(Generative AI) 수요가 폭발적인 가운데, 대형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자는 ‘고성능·저전력’ 특화 칩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텔이 삼바노바를 품에 안게 될 경우,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생태계 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한층 빠르게 출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규제 리스크도 존재한다. 인텔이 이미 x86 CPU 시장에서 강력한 점유율을 갖고 있는 만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이번 거래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변수다. 만일 ‘시장 지배력 남용’ 가능성이 제기될 경우, 거래 승인이 지연되거나 조건부로 승인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인텔은 CPU 시대의 왕좌를 지켜 왔지만, AI 시대의 주도권은 GPU·가속기로 옮겨가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삼바노바의 혁신적 데이터플로 아키텍처가 인텔 파운드리·공정 기술과 결합될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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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생태계 이해를 위한 용어 설명

AI 가속기는 대규모 행렬 연산을 빠르게 수행하도록 설계된 특수 목적 반도체다. GPU, TPU, NPU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하며, CPU 대비 병렬 연산 효율이 높아 딥러닝 모델 학습·추론 속도를 가속한다. 데이터플로 아키텍처는 프로그램 명령어 흐름이 아닌 데이터 흐름을 중심으로 설계해, 메모리 병목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다.

이처럼 기술적 차별화를 통해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은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와의 협력 기회를 모색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0년 1,9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인텔의 인수·합병(M&A) 전략

인텔은 2020년 자회사 모바일아이(Mobileye)를 성공적으로 상장시키며 자본시장 활용 능력을 보여줬다. 한편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위해 2021년 이후 수백억 달러 규모의 공장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이번 삼바노바 인수 추진이 현실화될 경우, 인텔은 하드웨어 설계·제조·생태계 지원을 한데 묶어 ‘풀스택 AI 패키지’를 구현하려는 의도를 더욱 분명히 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인텔이 단순히 칩 설계 역량을 확보하는 것 이상으로, AI 소프트웨어 스택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엔드투엔드(end-to-end)’ 플랫폼 경쟁에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 이러한 청사진은 클라우드 인프라와 엣지 컴퓨팅 부문에서 고객군을 빠르게 확대하려는 전략과도 맞물린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거래 규모다. 비상장 스타트업인 삼바노바의 정확한 기업가치는 공개된 바 없으나, 복수의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아온 만큼 수십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란 추정이 시장에 돌고 있다. 둘째, 기술 통합 시너지가 실제로 발휘될 수 있을지 여부다. 인텔의 공정 기술이 삼바노바의 아키텍처와 호환되는지, 통합 로드맵은 어떻게 짜일지가 시장의 핵심 관심사다.

셋째, 경쟁사 대응이다. 엔비디아, AMD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클라우드 대기업은 이미 자체 AI 칩 개발을 가속하고 있다. 인텔의 본격적인 행보가 이들 업체의 투자 전략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결론 및 전망

이번 협상이 성사될 경우, 인텔은 AI 시대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협상이 결렬된다면, 인텔은 여전히 빅테크·반도체 강자들과의 경쟁 격차를 메우기 위해 추가적인 기술 제휴나 내부 연구개발(R&D) 투자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AI 반도체 주도권이 향후 수년간 글로벌 IT 산업의 지형을 재편할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만큼, 이번 인수 협상의 결과는 시장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