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연말까지 인력 7만5천 명으로 축소…예상보다 큰 3분기 손실 전망

인텔(Intel Corp.)이 2025년 말까지 전체 인원을 7만5,000명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2024년 말 기준 9만9,500명과 비교해 약 24,500명(약 25%)을 줄이겠다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이다.

2025년 7월 2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인텔의 이번 발표는 3분기에 시장 예상보다 더 큰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회사 전망과 함께 나왔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시간 외 거래에서 인텔 주가는 약 3.8% 상승하며 투자자들이 구조조정 효과에 주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텔 본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는 이미 7월 초 1차 정리해고가 진행됐으며 이는 6월 말 기준 전체 직원의 약 15% 규모다. 회사 측은 “나머지 인원 축소는 자연 감소(Attrition) 및 기타 방법을 통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전망과 관련해 인텔은 2025 회계연도 3분기 주당 손실 0.24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0.18달러 손실보다 큰 폭이다. 반면 매출은 126억~136억 달러 범위를 제시했고, 중간값 131억 달러는 시장 평균 예상치(126억5,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AI 붐(AI boom)의 열매를 엔비디아가 독식하는 상황에서, 새 최고경영자 립부 탄(Lip-Bu Tan)은 인텔의 전략적 실기를 만회하기 위한 역사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PC 시장은 상반기 중 고객사들이 출하를 앞당기면서 일시적 수요 가속이 나타났으나, 하반기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5년 2분기(4~6월) PC 출하는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지만, 매크로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법인 고객의 지출 심리는 위축돼 있다.

현재 반도체 제품은 미국의 대규모 관세(Carter-era Tariffs)에서 면제돼 있지만, 세계적인 통상 환경 변화는 고객사들의 장기 계약 체결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2분기(4~6월) 실적은 전년 대비 12억9,000만 달러 매출로 4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끊었다. LSEG 집계 119억2,000만 달러 예상치를 웃돌며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차세대 공정 전략도 전면 수정됐다. 립부 탄 CEO는 외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차세대 14A 공정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전임 CEO 팻 겔싱어(Pat Gelsinger)가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던 18A(1.8nm급) 공정과는 결별을 의미한다.

14A·18A란? 반도체 공정에서 숫자는 나노미터(nm) 크기를, 문자 A는 인텔이 자체 정의한 성능·전력 효율 지표를 뜻한다. 숫자가 낮을수록 트랜지스터 간격이 좁아져 고성능·저전력이 가능하지만 기술 난이도·투자 비용이 급격히 증가한다.

인텔은 조직 슬림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4월에는 자회사 알테라(Altera)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사업 지분 51%를 44억6,000만 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핵심 역량에 집중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2분기 구조조정 비용은 19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인건비·퇴직금 등으로 집행됐다. 같은 기간 조정 기준adjusted 손실은 주당 0.10달러로 시장 컨센서스(0.01달러 이익)를 밑돌았다. GAAP(일반회계기준) 기준 순손실은 주당 0.67달러에 달해 애널리스트 예상치(0.26달러 손실)를 크게 웃돌았다.


Attrition(자연 감소)란 사직·은퇴 등으로 발생한 공석을 신규 채용 없이 두는 방식이다. 인텔은 강제 해고를 최소화하면서도 목표 인원 감축을 달성하기 위해 이 방식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단기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보여줄 것이라면서도, 연구개발(R&D)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특히 AI 가속기·데이터센터용 고성능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와의 격차를 좁히려면 막대한 연구 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린(Lean) 조직을 통해意思결정 속도를 높이고, 외부 파운드리 고객 유치를 위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긍정적 견해도 제시된다. 실제로 인텔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은 지난해부터 아마존·구글 등 대형 테크 기업과 초기 협상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2026~2027년을 기점으로 14A 공정이 양산에 돌입하면 인텔이 생산 경쟁력을 회복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다만 설비투자(CapEx) 축소, 인력 감축 등이 장기 성장 동력을 제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인텔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공정 전환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외부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단기 재무지표는 개선 요소와 악화 요소가 혼재하며, 중장기적으로는 AI·데이터센터·파운드리라는 3대 축의 경쟁력 확보 여부가 실적 반전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