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FTSE100 지수 구성 기업인 인터텍 그룹(Intertek Group plc)이 환경시험·분석 전문업체 엔바이로랩(Envirolab)을 전격 인수했다. 이번 거래로 인터텍은 호주 및 뉴질랜드 전역에 걸쳐 운영되는 5개 연구실을 확보하며, 환경 분야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한층 확대하게 됐다.
2025년 9월 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엔바이로랩은 토양·수질·대기·자재·생물학·화학 물질, 그리고 PFAS를 비롯한 신종 오염물질 시험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회사는 2025년 6월 마감 회계연도(2024.7~2025.6)에 2,800만 파운드(약 475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고객군은 정부·산업·인프라·천연자원·에너지·건설 등 핵심 산업 전반에 걸쳐 있다.
안드레 라크루아(André Lacroix) 인터텍 최고경영자(CEO)는 “엔바이로랩은 호주에서 높은 품질의 환경시험 역량을 보유한 기업”이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고객에게 진일보한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고, 지속가능성 서비스를 세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PFAS(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는 내열·발수 기능 때문에 산업·가정용 제품에 폭넓게 쓰였으나, 체내·환경 중 잔류성이 높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 최근 미국·호주를 비롯한 각국 규제기관이 PFAS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이에 대한 정밀 분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인터텍이 엔바이로랩을 인수한 배경에도 바로 이러한 환경 규제 트렌드가 자리한다.
인터텍은 130여 개국에서 시험·검사·인증(TIC)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31억 파운드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는 ‘Assurance, Testing, Inspection, Certification’ 통합 솔루션을 통해 제품 품질과 안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준 준수를 지원한다.
엔바이로랩 인수는 인터텍의 아시아·태평양 성장 전략의 일환이다. 호주 환경시험 시장은 광업, 인프라 개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확대에 힘입어 연평균 7%대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2032년 브리즈번 하계올림픽 관련 인프라 건설, 자원개발 프로젝트 등으로 대규모 환경영향평가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인터텍이 엔바이로랩의 지역 네트워크·기술 인력을 바탕으로 초저검출 한계(Trace-Level) 분석, 디지털 모니터링 등 고부가 서비스 영역을 선점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편, 글로벌 TIC(Testing, Inspection, Certification) 시장은 2024년 2,7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2029년까지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 ESG 공시 의무화, 소비자 안전 규제 등이 핵심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라크루아 CEO는 “우리는 지난 10년간 에너지·식품·소비재·디지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인수를 단행하며 성장해 왔다”면서, “엔바이로랩은 인터텍의 그린 서비스(ITK Sustain) 셀에 추가적인 경쟁 우위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시사점
첫째, 환경 규제 강화가 TIC 업체의 M&A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둘째, PFAS·미세플라스틱·신종 유기오염물질 같은 ‘차세대 오염원’ 분석 능력이 평가 기준으로 부상했다. 셋째, 호주·뉴질랜드는 자원 개발과 자연보존이 공존하는 시장이기에 고도화된 환경시험 역량이 필수다.
이번 거래 규모나 인수 조건 등 재무적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인터텍의 현금흐름과 기존 신용라인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재무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또 대형 TIC 기업이 호주 환경시험 시장에 추가 진입할 경우, 현지 중소 실험실 간 합종연횡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지막으로, 인터텍과 엔바이로랩의 통합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양사는 2015 파리협정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공동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험·분석 영역의 탈탄소 솔루션 수요를 포착해, 중장기적으로는 인터텍의 매출 다변화 및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