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EU와 무역협정 통해 자동차 관세 즉시 최대 40%로 인하하기로 합의

뉴델리/브뤼셀발 — 아디티 샤(Aditi Shah)·필립 블렌킨솝(Philip Blenkinsop) 취재.

인도 정부가 유럽연합(EU)산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최고 110%에서 40%로 즉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복수의 협상 관계자들이 로이터에 밝혔다. 이번 합의는 양측이 수년간 이어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최종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나온 것으로, 협정이 조만간 공식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2026년 1월 2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모디 총리(Narendra Modi) 정부는 수입 가격이 15,000유로(약 1만7,739달러)를 초과하는 EU산 일부 차량에 대해 관세를 즉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협상에 정통한 두 관계자는 이 합의가 단계적으로 추가 인하돼 궁극적으로는 10% 수준까지 내려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 관계자는 협상이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어 합의 내용이 최종적으로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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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거래의 어머니(Mother of all deals)’로 불리는 이번 무역협정은 화요일(현지시각)에 타결 발표가 예상되며, 공식 발표 뒤 세부 사항을 확정하고 비준 절차를 밟게 된다. 협정이 발효되면 섬유·보석류 등 품목에 타격을 줬던 미국의 50% 관세(작년 8월 말부터 시행)로 어려움을 겪던 인도 수출품들의 교역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도는 판매 기준으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 시장이다. 다만 국내 자동차 산업은 장기간 높은 보호장치로 유지돼 왔으며, 현행 관세율은 70%110% 수준이다. 이러한 높은 관세 수준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Elon Musk) 등 글로벌 경영진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협상 소식에 따르면 뉴델리는 연간 약 20만 대(200,000대)의 내연기관(combustion-engine) 차량을 대상으로 즉시 관세를 40%로 낮추는 쿼터를 제안했다. 다만 이 수치는 합의 최종 시점에서 변동 가능성이 있다. 반면 배터리 전기차(BEV, 이하 전기차)는 초기 5년간 관세 인하 대상에서 제외해 마힌드라 & 마힌드라(Mahindra & Mahindra), 타타모터스(Tata Motors) 등 국내 기업들의 초기 투자를 보호하기로 했다. 5년 이후에는 전기차도 유사한 관세 인하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시장 점유율과 경쟁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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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도 연간 자동차 수요는 약 440만 대(4.4 million)로 추산되며, 유럽 완성차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4% 미만에 불과하다. 시장은 일본의 스즈키(Suzuki)와 인도의 마힌드라, 타타 등 현지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으며 이들 세 곳이 전체의 2/3를 점유한다. 인도 시장은 2030년까지 연간 600만 대(6 million)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제조사 입장에서는 이번 관세 인하가 폭스바겐(Volkswagen), 르노(Renault), 스텔란티스(Stellantis), 그리고 고급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BMW 등에게 긍정적이다. 특히 일부 업체는 인도에서 이미 현지 생산을 하고 있으나 관세 장벽으로 인해 포트폴리오 확대와 수요 확장에 제약을 받아 왔다. 관세 인하는 수입 차량의 소매가격을 낮춰 유럽 브랜드가 다양한 모델을 테스트 마켓에 도입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주고, 일정 기간 후 현지 생산 확대 여부를 판단할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르노는 유럽 외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인도 재진입을 추진 중이며, 폭스바겐 그룹은 스코다(Skoda)를 통해 인도 내 추가 투자 계획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다고 알려졌다.


용어 설명

관세(關稅)는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수입품의 가격을 높여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은 두 국가 또는 다수 국가가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낮추고 교역을 촉진하기로 합의한 협정이다. 배터리 전기차(BEV)는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 배터리만으로 주행하는 차량을 의미한다.


예상 파급 효과 및 분석

이번 관세 인하 합의는 단기적·중장기적으로 서로 다른 경제적 파급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관세 인하 대상에 해당하는 수입차의 소매가격 인하가 예상된다. 관세가 즉시 40%로 인하될 경우 평균적으로 수입차의 관세분 가격이 하락해 소비자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유럽산 고급차와 다양한 모델의 수입이 늘어나며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 재정 측면에서는 관세 인하로 인한 관세 수입 감소가 불가피하나, 무역량 확대와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 장기적 산업 경쟁력 제고로 보완될 여지가 있다. 관세 인하가 현지 생산 확대와 연계된 투자(예: 완성차·부품업체의 공장 신설 또는 확장)를 유도할 경우, 세수 감소는 장기적으로 고용 창출과 법인세·근로소득세 등 다른 세원 증가로 상쇄될 수 있다.

산업 구조 측면에서는 단기간 국내 중소·중견 자동차 부품업체와 일부 내수 중심 완성차 업체에 경쟁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그러나 관세 완화로 기술 이전과 글로벌 공급망 참여 기회가 확대되면 중장기적으로는 품질 향상, 생산 효율성 제고, 수출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차 부문은 예외적으로 초기 보호 조치가 마련된 점이 중요하다. 전기차가 향후 관세 인하 대상에 포함되면 수입 전기차의 가격경쟁력이 개선되어 전기차 보급이 가속화될 수 있다. 그러나 5년간 전기차를 관세 인하에서 제외함으로써 현지 전기차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보호받고, 이를 통해 인도 내 전기차 산업의 초기 생태계 형성이 촉진될 가능성이 높다.


협상·실무상 쟁점

협상 관계자들은 이번 합의안이 막판까지 변동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간 20만 대 규모의 쿼터가 어떻게 운용될지, 그리고 쿼터 초과분에 대한 관세율 적용 방식, 전기차의 5년 보호 종료 후 세부 인하 일정과 조건 등이 향후 최종 문구에서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도 내 정치·산업계 반발과 유럽 측의 추가 요구 사항의 조율도 최종 비준 과정에서 주요 변수다.

“이번 협정은 인도와 EU 간의 교역 구조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결론

인도와 EU의 자유무역협정 타결 시 자동차 관세 인하 조치는 유럽 완성차업체의 인도시장 접근성을 크게 높이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며 장기적으로는 인도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정부 세수 영향, 국내 업체의 경쟁 압력, 쿼터 및 전기차 관련 세부 운영 기준 등이 정책적·산업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어 세심한 이행 관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