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설탕 시장이 인도의 잠재적 2백만 톤(MMT) 추가 수출 기대감에 흔들렸다. 10월 만기 뉴욕 ICE 원당(라와슈거) #11 선물(SBV25)은 전일 대비 -0.69%(0.11센트) 내린 파운드당 15.77센트에, 같은 만기의 런던 ICE 백설탕 #5 선물(SWV25)은 -0.35%(1.70달러) 하락한 톤당 478.30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9월 11일,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ISMA)는 2025/26 마케팅 연도(10월 시작)에 추가 200만 톤 수출 허가를 인도 정부에 요청했다. 인도는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가격은 장중 한때 낙폭이 컸으나, 브라질 헤알화(통화코드: BRL)가 달러 대비 14개월 만의 최고치로 급등하면서 일부 회복했다. 헤알화 강세는 브라질 생산자들의 달러표시 수출 수익을 줄여 수출 유인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국제 시세의 추가 하락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브라질 생산 동향과 단기 공급 전망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가 8월 29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센터사우스(CS) 지역의 8월 상반월 설탕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361만5천 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 제당공장의 설탕 전용 사탕수수 압착 비율은 55.00%로 전년 동기의 49.15%에서 증가했다. 다만 2025/26 누적(4월~8월 중순) 설탕 생산량은 -4.7% 감소한 2,288만6천 톤에 머물러 있다.
코브릭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최근 보고서에서 “브라질 제당공장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설탕 생산에 사탕수수를 우선 배분하고 있어,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한 이 추세는 수확 절정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균형표: 공급 과잉 vs. 구조적 적자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설탕 수급이 6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겠지만, 적자 규모는 23만1천 톤으로 2024/25년의 488만 톤에 비해 크게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보고서는 전 세계 생산이 전년 대비 +3.3% 증가한 1억8,060만 톤, 소비는 +0.3% 늘어난 1억8,08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글로벌 상사 차르니코프(Czarnikow)는 6월 30일 메모에서 2025/26 시즌 7년 만의 최대치인 750만 톤 공급 과잉을 예측했고,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생산량 1억8,931만8천 톤(+4.7% YoY), 재고 4,118만8천 톤(+7.5% YoY)으로 역대 최고치를 전망했다.
인도·태국 변수: 몬순 강우와 작황 회복
인도 기상청(IMD)은 9월 10일까지 누적 몬순 강우량이 826.2㎜로 평년 대비 8% 많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도 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6월 2일 2025/26 생산량이 3,490만 톤(+19% YoY)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4/25년 5년래 최저치(2,620만 톤)에서 급반등하는 수치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도 5월 2일 2024/25 생산량이 1천만 톤(+14% YoY)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설탕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용어 해설
NY 원당 #11은 원당(정제 전 원당)을 대상으로 한 국제 벤치마크 선물 계약이다. ICE London 백설탕 #5는 정제 설탕을 거래하는 계약으로, 두 계약 모두 글로벌 가격지표로 활용된다. MMT는 Million Metric Ton의 약어로, 100만 미터릭톤(톤)의 단위다.
헤알화 급등은 브라질 수출업체의 달러화 수익을 줄여 공급을 다소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 통상적으로 상품 가격은 달러화로 표기되기 때문에, 생산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 가격을 올려야 같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체크포인트
시장 참가자들은 단기적으로 인도 정부의 수출 승인 여부와 브라질 헤알화 환율을 핵심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수출 허가가 현실화될 경우, 세계 1·2위 수출국(브라질·인도) 물량이 동시에 늘어나며 가격을 추가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ISO가 지적하듯, 장기적으론 지구촌 설탕 소비 증가율이 생산 증가율을 상회할 개연성이 있고, 기후 변화로 인한 작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중장기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헤알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지면 브라질 생산자의 헷지·선물 매도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 이는 단기 수급을 조여 가격 반등을 촉발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 국내 한 원자재 애널리스트
투자자라면 국제 설탕 선물과 연계된 ETF·ETN, 그리고 브라질·인도 사탕수수 관련 주식의 변동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기상 이슈, 환율, 에탄올 정책까지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있어, 리스크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