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대 기업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스(Reliance Industries)가 지정학적 긴장에 휘말렸지만, 가장 큰 도전은 국내 사업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코탁 시큐리티즈(Kotak Securities)의 슈리칸트 초한(Shrikant Chouhan)은 릴라이언스의 주가에 약 20%의 상승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2026년 1월 21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의 최대 기업 집단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스는 정유·석유화학 사업과 새 에너지 사업에서 지정학적 역풍을 겪고 있으며, 특히 소매(Reliance Retail) 부문의 성장 둔화가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과 목표주가 하향을 초래하고 있다.
릴라이언스 리테일은 지난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에 그쳤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겨우 2% 개선에 그쳐 고성장 달성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낳았다. 소매 부문을 이끄는 이샤 암바니(Isha Ambani)는 작년 주주총회에서 “향후 3년간 소매 매출에서 연평균 20% 이상(CAGR 20%+)을 자신한다”고 발언했으나, 시장의 기대와 현실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
증권사들의 평가 변화도 눈에 띈다. 글로벌 중개업체 맥쿼리 캐피털(Macquarie Capital)은 릴라이언스를 아시아 마르퀴(Asia Marquee) 리스트에서 제외했다며, 릴라이언스 리테일은 그룹의 sum-of-the-parts(부문별 가치 합산) 밸류에이션에서 중요한 변동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시티그룹(Citi)은 목표주가를 1,860루피에서 1,815루피로 내렸고, UBS는 1,820루피에서 1,790루피로 하향 조정했다. UBS는 지난 12월 분기에 소매 부문이 전년 대비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작년 추석·디왈리 등 대형 성수기를 앞두고 인도 정부는 9월에 상품·서비스세(GST) 세율을 인하해 내수를 자극하려 했지만, 수요 회복은 세부 업종별로 불균형했다. 12월 분기에는 금(골드)과 자동차 판매가 회복된 반면 패션과 생활필수품(consumer staples)은 성장 둔화를 보였다. 투자은행 번스타인(Bernstein)은 “단기적으로 소비 수요를 촉발할 추가적 기폭제를 보지 못하며, 2026년을 어두운 기대로 맞이한다. 자극책의 효과가 지연돼 나타날 가능성은 있으나, 극적인 반등보다는 점진적 회복이 최선의 시나리오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릴라이언스의 소매 경쟁사들인 애비뉴 슈퍼마켓(Avenue Supermarkets)과 타타 그룹의 트렌트(Trent)도 12월 분기에 성장 둔화를 보고했다. 릴라이언스 측은 지난해 성수기 수요가 2분기와 3분기에 걸쳐 분산돼 나타나면서 분기별 수치가 부진하게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릴라이언스는 12월 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와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는데, 그 이유는 생활필수품(consumer staples) 사업부가 분할(=demerged)되어 현재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스의 직접 자회사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해당 생활필수품 사업부의 총매출(gross revenue)은 12월 분기에 506.5억 루피(50.65 billion rupees, 약 5억5,680만 달러)로 집계됐으며, 이는 릴라이언스 리테일 전체 매출 9,760억 루피(976 billion rupees)의 대략 5% 수준이다.
여러 중개업체들은 이번 12월 분기 실적을 단순한 일시적 기복으로 보지 않고 구조적 둔화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시티는 2026회계연도부터 2028회계연도까지 릴라이언스의 연결 EBITDA(합산 상각전영업이익) 추정치를 연간 1%~2% 낮췄다며, 이는 소매 부문의 성장 모멘텀 둔화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적 발표 이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스의 주가는 약 5% 가까이 하락했는데, 이는 핵심 정유 사업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비교적 선방한 반면 소매 부문 둔화가 투자자 우려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반면 통신 사업(Jio)은 국내 소비 둔화나 지정학적 긴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게 예상대로의 견조한 실적을 냈다.
지정학적 요인과 원유 수급
릴라이언스는 미국이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Rosneft)와 루코일(Lukoil)에 대한 제재를 부과하자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 도입을 축소해야 했다. 스탠드얼론 보고에 따르면 릴라이언스는 한때 원유 공급 믹스의 40%~45%를 러시아산 원유에 의존해 왔다고 Rystad Energy의 상품시장 담당 부사장 팡카지 스리바스타바(Pankaj Srivastava)가 밝혔다.
정유·석유화학을 포함한 오일 투 케미컬(OTC, oil-to-chemicals) 사업의 EBITDA는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으며, 골드만삭스는 이는 정제 마진(Refining cracks)의 강세가 러시아산 원유 비중 축소, 높은 해상 운임 및 석유화학 수요 약세를 상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에너지 사업과 기술 확보 문제
한편, 블룸버그의 보도는 릴라이언스가 연간 40기가와트(40 GW)의 배터리 저장 설비(배터리 셀 공장) 설립 계획을 보류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기술 이전 규제가 발목을 잡아 중국으로부터 핵심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릴라이언스는 실적 발표 전화회의에서 이 보도를 부인했다. 신에너지 사업 담당 수석부사장 카란 수리(Karan Suri)는 회사가 “40GW 배터리 저장공장 건설을 빠르게 진행 중이며, 향후 몇 분기 내에 시운전(commissioning)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설명 — 배터리 저장공장과 기술 이전의 의미: 대규모 배터리 셀 공장은 전기차 및 전력 저장용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셀(cell)을 생산한다. 중국은 배터리 소재·셀 제조 기술에서 강점을 가진 국가로, 중국 기업과의 기술 협력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공정 최적화와 원가 경쟁력 확보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통신사업의 견조한 성장
국내 소비 둔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릴라이언스의 통신 사업은 안정적 실적을 이어갔다. 상장 예정인 이 통신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2.7% 증가했고 EBITDA는 16.4% 증가했다. 이 부문은 해당 분기에 890만 명(8.9 million)의 신규 가입자를 추가해 가입자 총수를 5억1,500만 명(515 million)으로 늘렸다.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사용된 주요 금융·산업 용어는 다음과 같다. EBITDA는 상각 전 영업이익으로 기업의 본업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Refining cracks(정제 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얻는 제품(가솔린·디젤 등) 가격과 원유 가격의 차이로, 정유사의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준다. Sum-of-the-parts valuation은 복합 기업의 각 사업부 가치를 합산해 전체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Demerger(분할)는 특정 사업부를 별도의 회사로 분리하는 기업 재편 방식으로, 재무제표 비교 시 시계열상 왜곡을 줄 수 있다.
향후 영향 분석 — 투자자 관점과 경제적 파급
단기적으로는 소매 부문 성장 둔화가 연결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며, 이미 주요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과 함께 주가 조정이 나타났다. 중기적으로는 다음 요인들이 주가와 그룹 실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1) 인도 내 소비 회복 여부(특히 패션·생활필수품에서의 수요 회복), (2) 신에너지 분야의 기술 확보 및 상업적 생산 전환 시점, (3) 글로벌 원유 가격 및 정제 마진의 변동성, (4) 통신사업의 상장(IPO) 및 이를 통한 자본 재편의 성패.
투자 시나리오를 기초로 보면, 코탁 시큐리티즈의 20% 상승 여지 전망은 통신 부문 상장 기대와 오일 투 케미컬(OTC) 부문의 마진 개선, 신에너지 사업의 성공적 착수 가정이 모두 충족될 때 현실화될 수 있다. 반면 소매 부문이 구조적 둔화를 지속하고, 소비자 심리가 추가로 악화될 경우 증권사들의 추정치 조정은 더 이어질 수 있으며 주가 하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거시경제적으로는 릴라이언스와 같은 대형 기업의 소매 부문 성장 둔화가 인도 내 소비 회복 지연을 시사할 경우, 내수 의존도가 높은 산업 전반의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다만 통신과 정유·석유화학의 견조한 실적은 단기적으로 그룹의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는 요인이다.
종합적 평가
릴라이언스는 지정학적 요인과 기술 이전 문제, 그리고 국내 소매 수요 둔화라는 복합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정유·석유화학과 통신 사업의 강점이 그룹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반면, 소매 부문 둔화는 단기적 주가와 중장기 밸류에이션에 중요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자와 시장은 향후 분기 실적과 통신사업 상장 일정, 신에너지 프로젝트의 진척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핵심 요약: 2026년 1월 기준 릴라이언스는 소매 부문 둔화로 인해 증권사들의 예상치와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된 반면, 정유·석유화학의 견조한 마진과 통신사업의 강한 성장으로 그룹 전체의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