뭄바이 증시가 18일(현지시간)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인도 대표 지수인 S&P/BSE 센섹스(Sensex)와 NSE 니프티(Nifty)가 나란히 0.6% 안팎 미끄러지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특히 민간은행주의 실적 우려,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이 한꺼번에 불거지면서 저항선이던 25,000포인트 선도 위태로웠다.
2025년 7월 18일, RTTNews·나스닥닷컴 공동 보도에 따르면 인도 주식시장은 개장과 동시에 매도세가 유입돼 장중 낙폭을 확대했다. 월가와 아시아 증시 전반이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도 투자자들 역시 대형 민간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 악화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우선 미국이 대(對)중국 추가 관세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수출주 전반에 부담이 가중됐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미국·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카드를 만지작거린다는 소식이 겹쳤다. 러시아는 인도가 수입하는 원유의 주요 공급처라는 점에서, 시장은 “할인된 러시아산 원유 흐름이 끊기면 정유·항공·운송 비용이 치솟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르딥 싱 푸리(Hardeep Singh Puri) 인도 석유·천연가스부 장관은 전날 뉴델리 산업 행사에서 “
나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혹여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우리는 대응할 수 있다
“고 밝혔으나, 시장 안도감은 제한됐다.
EU, 18차 러시아 제재 패키지 단행
같은 날 유럽연합(EU)은 전쟁 발발 이후 18번째 제재 패키지를 승인했다. 내용은 ▲러시아산 해상 원유 가격상한선 하향 ▲북해 노드스트림(Nord Stream) 가스 파이프라인 거래 금지 ▲소위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으로 불리는 제3국 우회 선박 추가 지정 등이다. EU 외교·안보 정책 수장 카야 칼라스(Kaja Kallas)는 성명에서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기 전까지 압박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당초 반대 의사를 밝혔던 로베르트 피코(Robert Fico) 슬로바키아 총리도 “가스 가격에 대한 EU의 보장(guarantees)“을 확보했다며 찬성으로 돌아섰다.
주가지수·시가총액 동향
마감 기준 S&P/BSE 센섹스는 전일 대비 501.51포인트(−0.61%) 하락한 81,757.73을 기록했다. NSE 니프티도 143.05포인트(−0.57%) 떨어진 24,968.40에 장을 마쳤다. 중·소형주 지수(BSE Mid-Cap·Small-Cap)도 각각 약 0.6%씩 밀렸다.
시장 내부적으로는 약세가 뚜렷했다. 전체 4,208개 종목 가운데 2,384개가 하락한 반면, 상승은 1,666개, 보합은 158개에 그쳤다.
종목별 희비
하락장을 주도한 것은 민간은행주였다. 아xis Bank는 1분기(회계연도 2024~2025년 기준) 순이익이 기대치를 밑돌고 부실자산(NPA) 지표가 악화했다는 이유로 무려 5.2% 폭락했다. 이어 Titan Company·Bharti Airtel·Kotak Mahindra Bank·HDFC Bank·Bharat Electronics(BEL) 등이 1%~2%대 낙폭을 보였다.
방산(防産) 업종도 차익실현 매물에 무너졌다. 헬리콥터와 전투기 제조사 HAL(Hindustan Aeronautics)은 물론, 미사일 전문기업 Bharat Dynamics, 군수 전자업체 Data Patterns India가 3%~5%가량 조정받았다. 이는 최근 정부의 국산 무기 조달 확대 정책으로 해당 종목들이 단기간 급등했던 데 따른 되돌림 성격이 짙다.
반면 철강·소비금융주는 상대적 강세를 유지했다. Tata Steel이 1.7% 올라 산업재 섹터를 방어했고, Bajaj Finance는 1.9% 뛰어오르며 대형 금융주 가운데 홀로 초록불을 켰다.
추가 해설: 인도 대표 지수 이해하기
센섹스는 뭄바이증권거래소(BSE)에 상장된 30개 대형 블루칩으로 구성된 시가총액 가중 평균지수다. 1986년 도입된 이후 인도 증시의 서머리 지표로 자리매김했다. 니프티50은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 상위 50개 종목을 묶어 산출하며,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 더 널리 쓰인다. 두 지수 모두 달러 강세, 국제유가, 외국인 직접투자(FDI) 흐름 등 거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민간은행(Private Sector Banks)은 인도 금융시스템에서 35% 이상의 자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이 부문 실적이 흔들리면 센섹스·니프티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조다. 올해 들어 인류학·채권 금리 상승, 금융 규제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은행 P/B(주가순자산비율)가 평균 2.4배→2.1배로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제재·원유 변수와 인플레이션 경로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를 할인 가격에 들여와 물가를 안정시켜 왔다. 만약 미국과 NATO가 러시아 에너지 수출망을 옥죄면, 인도 정유사들이 브렌트유나 두바이유로 대체해야 하고, 이는 즉각 소비자물가(CPI)와 제조업생산자물가지수(WPI)에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 중앙은행(RBI)이 4% 중장기 물가 목표를 지키려면 금리 스탠스를 매파적으로 끌어올릴 공산이 크다.
시장 참가자들은 “상반기 외국인포트폴리오투자(FPI)가 순유입으로 전환됐지만,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10달러만 더 오르면 다시 순유출로 돌아설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시장 전망 및 체크포인트
① 이번 주말까지 예정된 대형 IT·은행주 실적 발표가 센섹스 82,000선 지지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②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인도 정부가 러시아 원유 문제에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도 변수가 될 것이다.
③ 미국 6월 소매판매·생산자물가(PPI)가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가 달러당 루피 환율을 다시 84루피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종합하면, 하반기 인도 증시는 실적 모멘텀·국제유가·글로벌 금리 삼각 변수 속에서 방어적 섹터를 중심으로 선별적 랠리가 이어질 전망이다. 경험칙상 센섹스 80,000선, 니프티 24,500선은 밸류에이션(12M PER 19배)에 비춰 기술적 매수 저점으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