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앙은행, 레포 금리 5.50%로 동결…추가 완화 여지 “연내 25~50bp”

인도 준비은행(Reserve Bank of India·RBI)이 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레포 금리연 5.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10월 1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시장이 이미 예견한 결과로, RBI는 올해 상반기에 단행했던 100bp(1.0%포인트)의 전격적인 인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관망 국면에 들어갔다.

RBI는 지난 8월 회의에서 처음으로 금리 인하 사이클을 멈춘 바 있으며, 이번에도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앙은행은 동시에 2025/26회계연도(FY26) 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CPI) 전망을 모두 하향 조정하며 “필요 시 추가 조정 가능”이라는 문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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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 금리(Repo Rate)란?
레포 금리는 상업은행이 중앙은행으로부터 단기 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되는 금리다. 인도의 통화정책 지표금리로, 이에 따라 예금·대출 금리가 폭넓게 연동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글로벌 교역 둔화, 미·중 무역 분쟁 재점화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인도 경제의 완충장치가 얼마나 충분한지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전문가 발언 및 분석

UPASNA BHARDWAJ(코택 마힌드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관세 불확실성에서 파생되는 성장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추가 금리 인하가 가능한 여지가 생겼다. 향후 회계연도 내 25~50bp 추가 인하를 전망한다.”

ANIL REGO(Right Horizons PMS 창립자·펀드매니저): “연초 100bp의 선제적 인하와 지급준비율(CRR) 완화 이후, RBI는 정책 효과의 완전 전이를 지켜보는 ‘평가 단계’에 들어섰다. FY26 CPI 전망 하향은 물가 압력이 충분히 억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DHIRAJ NIM(ANZ은행 FX전략가): “RBI는 성장 지원을 위한 ‘총알’(금리 인하 카드)을 아껴두고 있다. 12월에 25bp 추가 인하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MADHAVI ARORA(엠케이 글로벌 파이낸셜서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4~6월 이후 RBI는 FY26 인플레이션 전망을 연속적으로 낮추고 있다. 12월에는 또 한 번의 물가 서프라이즈(하향)가 나올 수 있다.”

RADHIKA RAO(DBS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 “금리 동결은 신중한 선택이었다. 정책 논조가 시장 예상보다 균형 잡혀 있었다. RBI는 국채 금리를 직접적으로 끌어내리기보다는 ‘완화적 가이던스’와 시장 운영으로 금리 상승을 억제할 가능성이 크다.”

SUJAN HAJRA(아난드라티 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전무): “단기적으로는 국내 개혁 동력이 대외 역풍을 상쇄할 것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급격히 높아진 점도 인도 통화정책 경로에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25~50bp의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열려 있다.”

TERESA JOHN(니르말방 증권 리드 이코노미스트): “동결에도 불구하고 정책 문구는 다소 완화적이다. CPI 전망을 2.5%로 낮춘 점과 하반기 성장 둔화 예상이 맞물려 연내 금리 인하 여지를 열어뒀다.”


전망 및 함의

주목

RBI의 이번 결정은 거시 건전성을 우선한 결과로 평가된다. 전격적인 금리 인하로 가계 및 기업 대출금리가 이미 낮아진 상황에서, 중앙은행은 인하 효과가 실물경제로 충분히 확산되는지 확인하려 한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하반기에 둔화하더라도, 정부의 부가가치세(GST) 개편과 원자재 가격 안정이 물가를 눌러줄 전망이다.

다만 원유 가격 변동, 식료품 인플레이션 등 공급측 위험이 남아 있어, 정책 공간을 일회성으로 모두 쓰지 않겠다는 의중도 읽힌다. 통화정책의 다음 관전 포인트는 12월 회의다. 시장은 “RBI가 다시 인하 사이클에 진입할지, 아니면 장기 동결 모드로 전환할지”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26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달러 유동성루피화 환율의 변동성이 인도 채권시장에 미칠 파급효과가 주목된다. RBI가 유동성 조절을 통해 국채 금리 상승을 제어할 경우, 향후 금리 인하폭은 예상보다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RBI의 스탠스는 “데이터 주도·점진적 완화”로 요약된다. 글로벌 경기둔화가 본격화될 경우, 25~50bp 수준의 완화적 조치가 순차적으로 실행될 것이며, 그 시기는 12월 또는 2026년 2월 정례회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