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MBAI/뭄바이—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도 준비은행(RBI)이 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레포금리)를 5.50%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는 시장 예상과 부합하며,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난 6월의 전격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중이 반영됐다.
2025년 8월 6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6인 금통위원회는 ‘중립(neutral)’ 기조를 재확인했다.
“세계 교역 환경의 도전이 지속되지만 인도 경제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라고 산자이 말호트라 총재는 밝혔다.
그는 “헤드라인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낮지만, 이는 변동성이 큰 식료품 가격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플레이션은 6월 6년 만에 최저치인 2.10%까지 둔화됐으며, 내주 발표될 7월 물가도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가 하반기에는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 배경과 시장 반응
로이터가 7월 18~24일 실시한 설문에서 57명 중 44명의 이코노미스트가 이번 동결을 예상했다. 이는 지난 6월 50bp(0.50%포인트)의 ‘깜짝 인하’ 이후 누적 100bp 인하가 단행된 뒤 추가 조정을 잠시 멈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문제 삼으며 인도산 재화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하고 있어, 성장률 둔화 위험이 커지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해당 관세가 실행될 경우 올해 성장률(6.5% 전망)을 최대 0.40%p 낮추고, 기업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 해설: ‘레포금리’란?
‘레포(Repo) 금리’는 ‘Repurchase Agreement Rate’의 약어로,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단기 유동성을 공급할 때 적용하는 이자율을 뜻한다. 한국의 기준금리와 유사한 개념으로, 인도 금융시장에서는 가장 핵심적인 정책금리다. 레포금리가 내려가면 은행 조달 비용이 줄어 대출 금리가 낮아지고, 반대로 올라가면 대출 금리가 오르는 구조다.
향후 관전 포인트
시장 참가자들은 금통위가 예고한 ‘유동성 프레임워크 개편안’ 세부 내용을 주시하고 있다. 새로운 프레임워크는 자본시장 유입·유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시중 유동성을 보다 정교하게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외환시장에서는 미·중·러 지정학적 변수와 함께 루피화 약세압박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동결 결정 직후 달러/루피 환율은 소폭 하락했으나, 트레이더들은 “유동성 방안 발표 전까지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편집자 시각
이번 동결은 물가 흐름이 안정적이면서도 대외 리스크가 확대되는 미묘한 국면에서 나온 결정이다. 인도 정부의 친성장 재정정책과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세는 긍정적이지만, 미국발 관세 변수와 원유 가격 급등 가능성은 앞으로 금리 경로에 불확실성을 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RBI는 ‘데이터 의존적’ 접근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말 추가 완화 여지를 열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RBI의 금리 동결은 물가 안정과 성장 균형이라는 고전적 과제를 재확인한 결정으로,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사이클의 향배를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