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제조업의 확장 속도가 12월에 둔화되며 지난 2년 중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수요 약화와 기업들의 생산 축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며 고용 증가도 거의 멈춘 상태를 보였다.
2026년 1월 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HSBC 인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S&P 글로벌이 집계한 결과 12월 55.0을 기록해 11월의 56.6에서 하락했다. 이는 당초의 잠정치인 55.7보다도 낮은 수치이며,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지표별로 보면, 신규 주문(New Orders)은 내수 수요 약화로 인해 2년 만에 가장 느린 증가율을 보였다. 고용 지표(Employment Index)는 50선 바로 위에 머무르며 일자리 창출이 사실상 정체된 모습을 나타냈고, 공장 생산(Factory Output)은 38개월 만에 가장 느린 증가세로 둔화되었다. 수출도 1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성장률이 낮아졌는데, 미국의 일부 인도산 품목에 대한 최고 50%의 관세 부과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핵심 수치 요약
PMI(12월): 55.0(11월 56.6, 잠정치 55.7)
수출 성장: 14개월 저점
공장 생산: 38개월 최저 증가율
고용 지수: 2024년 초 이후 최저 수준, 50선 근접
소비자물가(11월): 0.71% (10월 0.25%)
배경 및 맥락
인도 경제는 작년 7~9월 분기(GDP 기준) 연율로 8%대를 상회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 주요 경제국 중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축에 속했었다. 하지만 이번 PMI 하락은 이러한 고성장 국면이 다소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내수 수요 부진은 도시 가계 소비의 약화와 연결되며, 이는 중앙은행인 인도준비은행(RBI)의 정책 결정과도 밀접하게 얽혀 있다.
물가와 통화정책 관련 상황
원자재·투입비용(Input Costs)은 소폭 상승에 그쳤고, 제조업체들의 판매가격 인상 폭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인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의 기록적 저점 0.25%에서 11월 0.71%로 소폭 반등했지만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RBI는 도시 가계 소비를 뒷받침하기 위해 금리 인하 여지를 확보한 상태다. 실제로 중앙은행은 2025년 2월 이후 총 125bp(1.25%p)를 인하했는데, 이는 2019년 이후 가장 공격적인 완화 기조라는 평가다.
환율과 수출의 상호작용
한편, 루피화의 지속적인 약세에도 불구하고 수출 증대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HSBC는 12월의 수출 매출이 주로 아시아, 유럽, 중동지역에서 발생했다고 전했으며, 미국의 고관세 조치(일부 품목에 최고 50% 관세)는 인도 제품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루피 약세가 통상적으로 수출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지만, 이번 경우에는 품목별 관세·비관세 장벽과 글로벌 수요 둔화가 효과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용어 설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제조업체의 구매·생산·고용·주문 등 경영 실태를 설문조사로 집계한 지표로, 보통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확장(성장)’, 이하이면 ‘수축(위축)’으로 본다. 따라서 55.0이라는 수치는 제조업이 여전히 확장 국면에 있음을 의미하지만 확장 속도가 둔화되었다는 신호다. PMI는 단기적 경기 흐름을 빠르게 반영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기초 통화정책 용어: ‘bp’(basis point, 기준점)는 금리 변동을 나타내는 단위로 100bp = 1%p이다. 중앙은행의 125bp 인하는 정책금리를 1.25%p 내렸다는 뜻이다.
정책적·시장적 시사점
첫째, 내수 부진이 지속될 경우 GDP 성장률의 추가 둔화 가능성이 존재한다. 제조업은 고용 효과가 크므로 생산 둔화는 고용시장 약화로 이어져 도시 소비를 더 위축시킬 수 있다. 고용 지표가 50선 근처에서 정체된 점은 소득 여건의 개선이 지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둘째, 물가 상승 압력이 낮은 현상은 RBI에 추가 완화 여지를 제공한다. 그러나 완화가 소비 회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면 금리 인하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금리 인하가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촉진으로 이어지려면 신용 접근성 증가와 소비심리 개선 등 구조적 요인이 병행되어야 한다.
셋째, 대외부문에서는 미국의 고관세와 글로벌 수요 둔화가 수출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루피 약세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기대만큼 늘지 않는 점은 가격 경쟁력 외에 비관세 장벽, 품목구조, 공급망 제약 등이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시사한다.
넷째, 투자자 관점에서는 단기적으로 제조업 경기 둔화가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과 원자재·완제품 가격 변동성을 주시해야 한다. 산업별로 민감도가 다르므로 내구재·중간재 제조업체와 소비재 업체의 실적 전망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향후 전망(분석적 평가)
단기적으로는 PMI가 50선 위에 머물러 제조업의 완전한 위축은 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면 분기별 성장률 하락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소비 심리 회복 여부, 글로벌 수요 회복, 관세·무역장벽의 변화, 환율 안정성 등이 핵심 변수다. 정책적으로는 RBI의 추가 완화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통화정책 단독으로 소비 회복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정 정책과 구조 개혁의 보완이 필요하다.
정리하면, 2026년 1월 발표된 HSBC의 12월 PMI는 인도 제조업의 확장세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속도는 둔화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의 약화 신호는 향후 성장 모멘텀을 낮출 수 있으며, 물가 여건이 완만한 가운데 정책 결정자들과 시장 참여자들은 성장·물가·환율이라는 세 축에서 균형을 맞추는 과제를 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