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수출 확대 추진에 설탕 가격 하락 압박

국제 설탕 선물 가격이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 ICE 10월물 원당(#11) 선물(SBV25)은 전장 대비 -0.19%(-0.03센트) 밀린 16.02센트/파운드, 런던 ICE 10월물 백설탕(#5) 선물(SWV25)은 -0.70%(-3.40달러) 내린 480.40달러/톤에 거래됐다.

2025년 9월 1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Indian Sugar and Bio-energy Manufacturers Association, ISMA)가 2025/26(10월 시작) 시즌에 200만 톤(MMT)의 설탕 수출 허가를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어서, 수출 물량 확대 전망이 국제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날 브라질 헤알화(BRL)가 달러 대비 15개월 만의 최고치로 강세를 보이면서 브라질 생산자들의 수출 유인을 약화시켜 설탕 가격 낙폭은 제한됐다. 일반적으로 헤알화가 강세일 때, 브라질 생산자들은 달러-표시 국제시장에서의 가격 메리트가 줄어들어 수출 물량을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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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원당 선물 차트

앞서 9일(월) 뉴욕 원당 선물은 4년 3개월 만의 근월물 최저치, 런던 백설탕은 2주 반 저점까지 떨어졌다. 주요 배경은 브라질 생산 증가 전망이었다. 브라질 설탕 산업협회(Unica)는 8월 상반기 브라질 중남부(Centre-South) 지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361만5,000톤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 분쇄 비중 중 설탕용 비율도 55.00%로 작년 49.15%에서 상승했다. 다만 2025/26 누적 생산(8월 중순까지)은 전년 대비 -4.7% 감소한 2,288만6,000톤으로 집계됐다.

시장조사업체 코브릭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브라질 제당공장들이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건조한 날씨로 인해 수확이 한창인 만큼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에도 6년 연속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ISO는 2025/26 전 세계 설탕 생산량전년 대비 +3.3% 증가한 1억8,060만 톤, 소비량+0.3% 증가한 1억8,080만 톤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공급 부족 규모23만1,000톤으로, 2024/25 시즌(-488만 톤) 대비 크게 개선되지만 여전히 ‘부족’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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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코나브(Conab)는 8월 19일 2025/26 브라질 설탕 생산 전망치를 3.1% 하향한 4,450만 톤으로 조정했다. 앞서 7월 보고서에서는 2024/25 생산이 가뭄과 고온으로 -3.4% 감소한 4,411만8,000톤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 확대

상품 트레이더 차르니코(Czarnikow)는 6월 30일, 2025/26 시즌 전 세계 설탕 시장이 750만 톤의 ‘8년 만에 최대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농무부(USDA) 역시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생산을 전년 대비 +4.7% 증가한 사상 최대 1억8,931만8,000톤, 기말 재고를 +7.5% 증가한 4,118만8,000톤으로 전망했다.

USDA 산하 해외농업서비스국(FAS)은 국가별로 브라질이 4,470만 톤(+2.3%), 인도가 3,530만 톤(+25%), 태국이 1,030만 톤(+2%)을 생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의 경우, 인도 협동조합제당연합(NFCSF)은 6월 2일 2025/26 생산이 3,490만 톤(+19%)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24/25 시즌 5년 최저치(2,620만 톤) 대비 17.5% 늘어나는 수준이다. 인도 기상청(IMD)은 9월 10일 기준 몬순 강수량이 평년 대비 8% 많은 826.2mm라고 발표, ‘풍작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태국에서도 전망은 비슷하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 생산이 1,000만 톤(+14%)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용어·시장 구조 해설

#11(원당) 선물은 뉴욕 ICE에서 달러/파운드 단위로 거래되는 비정제 원당(유형: 원료)를 의미한다. #5(백설탕) 선물은 런던 ICE에서 달러/톤 단위로 거래되는 정제 설탕이다. #11과 #5의 가격 차(화이트-로우 스프레드)는 정제 마진과 시장 수급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ISO(국제설탕기구)는 런던에 본부를 둔 정부간 기구로, 연 2회 ‘Quarterly Market Outlook’을 발간해 글로벌 생산·소비·재고를 전망한다. 보고서는 각국 농정 정책, 환율, 바이오연료 정책, 기후 요인 등을 종합해 설탕 수급을 분석하므로 설탕·에탄올 업계와 투자자들이 주의 깊게 참고한다.


기자 해설 및 전망

최근 국제 설탕 가격은 공급 과잉 및 각국 수출 확대 기대에 약세 압력이 우세하다. 다만 헤알화 강세와 ISO·USDA의 ‘소폭 적자’ 시나리오는 가격 하단을 일정 부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기상 변수, 인도의 정책적 수출 물량 배정, 태국의 환율 및 물류 비용 등이 단기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원당·백설탕 가격 간 스프레드도 정제 마진 축소로 인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제한해, 단기적으로는 14~17센트(원당 기준) 박스권 흐름을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