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선물 시황] 23일(현지시간) 뉴욕 ICE 원당 10월물(SBV25)은 전장 대비 0.04센트(-0.25%) 하락한 파운드당 15.88센트에 마감했고,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SWV25)도 0.80달러(-0.17%) 내린 톤당 477.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25년 7월 2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이어진 약세 속에 뉴욕 원당은 2주 반 만의 최저치, 런던 백설탕은 2주 만의 저점을 각각 기록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인도가 다음 시즌(10월 시작)부터 설탕 수출을 재개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풍부한 몬순(우기) 강수로 대풍작이 예상되면서 정부가 설탕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인도 기상청(IMD)은 7월 21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평균 대비 6% 많다고 발표했다. 충분한 수분은 사탕수수 생육에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한다.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인 인도에서 생산량이 늘면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가 확대돼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진다.
브라질·태국 등 주요 생산국 동향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 브라질에서도 건조한 날씨가 설탕 전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Datagro는 “7월 상반기 브라질 설탕공장이 수확 가능한 사탕수수의 54%를 분쇄해 추가로 320만 톤의 설탕을 시장에 공급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에탄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얻기 위한 움직임이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 UNICA도 6월까지 누적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한 1,224만9,000톤이라고 발표했으나, 시장에서는 건조한 기후가 분쇄 속도 가속→생산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
한편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CS)는 5월 2일 “2024/25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 톤”이라고 밝혀 추가 공급 확대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수급 전망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 연맹(NFCSF)은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량이 3,500만 톤으로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인도설탕제조협회(ISMA)가 집계한 2024/25년 5년 만의 최저치(2,620만 톤)에서 반등하는 수치다.
국제딜러 Czarnikow는 6월 30일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잉여가 750만 톤으로 8년 만의 최대 규모”라고 전망했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 1억8,931만8,000톤(전년비 +4.7%), 재고 4,118만8,000톤(+7.5%)”을 예측하며 구조적 공급 과잉을 경고했다.
반면 5월 15일 국제설탕기구(ISO)는 2024/25년 세계 설탕 부족분을 547만 톤(9년 만의 최대)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전년도 소폭 흑자(131만 톤) 이후 반전된 흐름으로, 단기적으로는 가격 지지 요인이 될 수 있다.
수요 변수
지난주 뉴욕 원당 7주 최고·런던 백설탕 2개월 최고를 기록했던 배경은 수요 개선이었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량은 420,000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했다.
또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카콜라가 미국 내 음료에 옥수수과당 대신 사탕수수 원당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고 밝혀, 미국 설탕 소비량이 1,100만 톤에서 1,150만 톤으로 4.4%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분석도 나왔다.
용어·시장 구조 설명
원당 11호(#11)는 뉴욕 ICE에 상장된 글로벌 원당(정제 전 사탕수당) 선물 계약을 말한다. 백설탕 5호(#5)는 런던 ICE의 정제 설탕 선물이다. 번호는 해당 거래소 상품 코드를 의미한다.
또한 사탕수수 분쇄 비율은 생산자가 수확한 사탕수수를 설탕 또는 에탄올 어느 쪽으로 배분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국제 설탕 가격이 하락하면 공장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안정적인 에탄올 비중을 늘리지만, 현재처럼 건조 기후로 분쇄 속도가 빨라지면 설탕 쪽으로 배정해 단기 공급량이 급증할 수 있다.
전문가 분석 및 전망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인도·브라질·태국 동시 생산 확대”라는 공급 쇼크가 이미 가격에 선반영됐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ISO가 제시한 단기 부족 전망과 중국·미국 등 주요 소비국의 수요 회복이 맞물릴 경우, 하반기에는 재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엘니뇨·라니냐 변동에 따른 기상 변수는 사탕수수 작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본지 취재 결과, 일부 헤지펀드는 “10월~12월 서아시아·남미 강수 패턴이 평년 이하로 흘러 설탕 생산이 예상보다 감소할 경우 숏(매도) 포지션을 급히 청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결국 곡물·소프트커머디티 전반의 인플레이션 경로와 연계해 설탕 선물가격은 당분간 ¢15.5~17.0/lb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