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ICE 원당 11호 10월물(SBV25)은 0.03센트(-0.19%) 하락했고, 런던 ICE 백설탕 5호 10월물(SWV25)은 3.40달러(-0.70%) 밀리며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
2025년 9월 14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하락세의 직접적 배경은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ISMA)가 2025/26년(10월 시작) 시즌에 200만 톤(MMTMillion Metric Tons, 백만 톤) 수출 허가를 요청했다고 밝힌 데 있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으로, 대규모 수출 가능성은 국제 시세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
한편 브라질 헤알화(USDBRL)가 달러 대비 15개월래 최고치로 반등하면서 브라질 생산자들의 수출 의지를 일부 약화시켜 낙폭을 제한했다.
브라질 공급 증가 전망
지난주 월요일 뉴욕 원당 선물은 4년 3개월 만의 최근월물 최저치, 런던 백설탕은 2주 반 만의 저점까지 밀렸다. 이는 브라질 생산 증가 전망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8월 29일 브라질 사탕산업연합(Unica)는 8월 상반월 센터–사우스(브라질 중남부 핵심 사탕수수 생산지)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6% 증가한 361만5,000톤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 압착분 중 설탕 비중은 55.00%로 전년 동기 49.15%에서 확대됐다. 다만 2025/26년 누적 생산량은 아직 ‑4.7% 감소한 2,288만6,000톤에 그친다.
시장조사업체 코브릭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건조한 기상 여건 탓에 사탕수수 당도가 높아지면서 제분소들이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을 우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수급 전망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세계 설탕 공급이 23만1,000톤 부족해 6년 연속 공급 부족(deficit)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2024/25 시즌 488만 톤 적자 규모보다는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ISO는 2025/26년 세계 생산이 1.8억6,000만 톤으로 3.3% 증가하고, 소비는 1.808억 톤으로 0.3%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브라질 정부 통계기관 코나브(Conab)는 8월 19일 브라질 2025/26년 설탕 생산 전망치를 4,450만 톤으로 3.1% 하향 조정했다. 이는 극심한 가뭄과 고온에 따른 사탕수수 수확량 감소가 원인이다.
여타 주요 생산국 동향
설탕 공급 과잉 전망도 꾸준히 제기된다. 6월 30일 상품 중개사 차르니코(Czarnikow)는 2025/26 시즌 세계 설탕이 750만 톤 흑자(surplus)를 기록해 8년 만에 최대 잉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세계 생산을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8,931만8,000톤으로, 기말 재고를 7.5% 늘어난 4,118만8,000톤으로 예상했다.
인도의 경우,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9월 10일 기준 몬순 강수량은 826.2㎜로 예년 대비 8% 많다. 이에 따라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맹은 6월 2일 2025/26년 설탕 생산이 3,490만 톤으로 1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25년 26.2 MMT(5년 만의 최저) 대비 큰 폭의 회복세다.
또한 태국 사탕수수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년 태국 설탕 생산이 10 MMT로 14% 늘었다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추가 공급 확대 가능성이 가격에 부정적이다.
USDA 해외농업국(FAS)은 2025/26년 브라질 생산이 2.3% 늘어난 4,470만 톤, 인도 생산이 우호적인 강수와 재배 면적 확대로 25% 증가한 3,530만 톤, 태국 생산이 2% 증가한 1,03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영향 및 전문가 시각
시장 참가자들은 인도발 수출 물량이 실제로 허가될 경우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헤알화 강세로 브라질 업체들의 달러 표시 수익이 줄어들면서 가격 방어 요인 또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세계 설탕 시장이 ‘공급 과잉–공급 부족’ 구간을 좁힌 채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기후 변화가 사탕수수 수확량에 미치는 영향, 에탄올·바이오연료 수요 변화, 각국 정부의 수출 정책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 최근월물(Nearest Futures)은 해당 상품 선물시장에서 가장 만기가 가까운 계약을 뜻하며, 통상 시장 방향성의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투자자에게는 생산국 통화 추이와 각국 무역정책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특히 헤알화나 루피화 변동, 인도·태국 정부의 내수 가격 안정화 정책은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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