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선물가격이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 ICE 원당 10월물(#11)은 전일 대비 0.03센트(-0.19%) 내린 15.79센트,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5)은 3.40달러(-0.70%) 하락한 톤당 480.10달러에 거래됐다.
2025년 9월 1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Indian Sugar and Bio-energy Manufacturers Association, ISBMA)가 2025/26 판매연도(10월 시작)에 설탕 200만 톤(t) 수출 허가를 정부에 공식 요청한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으로, 수출 물량 증가는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를 키운다.
다만 브라질 헤알화가 미 달러 대비 15개월 최고치로 상승1)하면서 브라질 업체들의 수출 의지가 약화돼 낙폭을 제한했다.
브라질 생산 동향
8월 29일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UNICA)는 8월 상반월(1~15일) 중남부 지역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361만5,000t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 압착분 중 설탕용 비중은 55.00%로 지난해 49.15%에서 상승했다. 그러나 2025/26 누적 생산량은 2,288만6,000t으로 전년 대비 4.7% 감소해 생산 회복세가 아직 제한적임을 시사했다.
시장조사업체 코브릭 애널리틱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건조한 기후로 당 함량이 높아진 사탕수수가 늘면서 브라질 제당업체들이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수급 전망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발표에서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공급이 23만1,000t 부족해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직전 시즌 488만t 적자와 비교하면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브라질 국영 농업통계기관 코나브(Conab)은 8월 19일 2025/26 브라질 설탕 생산 전망치를 4,450만t으로 3.1% 하향 조정했다. 앞선 7월에는 2024/25 생산이 가뭄과 고온으로 전년 대비 3.4% 줄어든 4,411만8,000t이라고 밝혔다.
인도·태국 생산 전망
인도 기상청(IMD)은 9월 10일까지 누적 몬순 강수량이 826.2mm로 ‘평년 대비 8% 이상’임을 알렸다. 풍부한 비 덕분에 인도협동조합제당연맹(NFCSF)은 2025/26 인도 설탕 생산량이 3,490만t으로 1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인도제당공사(ISMA)는 2024/25 생산이 5년 만의 최저치인 2,620만t으로 17.5% 급감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는 5월 2일 2024/25 태국 설탕 생산이 1,000만t으로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태국은 세계 3위 설탕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글로벌 잉여 전망 확대
국제상사 차르니코프(Czarnikow)는 지난 6월 30일 2025/26 시즌 전 세계 설탕 잉여가 8년 만에 최대 규모인 750만t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생산을 사상 최대 1억8,931만8,000t(+4.7%)으로, 재고를 4,118만8,000t(+7.5%)으로 예상했다.
해설│‘뉴욕 원당 #11’·‘런던 백설탕 #5’란?
뉴욕 ICE 원당 #11은 당밀을 포함한 원당(raw sugar) 선물 표준계약을, 런던 ICE 백설탕 #5는 정제 설탕(white sugar) 선물 계약을 의미한다. 두 상품은 세계 설탕 가격의 기준 역할을 하며, 투자자·생산자·제조업체가 가격 변동 위험을 관리하는 핵심 파생상품이다.
시장 전망 및 시사점
전문가들은 인도와 브라질의 증산, 국제기구의 잉여 전망을 들어 단기적으로 약세장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엘니뇨·라니냐 같은 기후 변수, 각국 정부의 에탄올 정책 변화, 환율 변동이 가격 반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 헤알화 강세는 달러 환산 수익률을 낮춰 브라질 생산자가 해외 판매를 미루도록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