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수출 확대 가능성에 국제 설탕 선물가격 하락 압력

국제 설탕 시장이 다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 10월물 뉴욕 ICE 원당 11호(SB​V25)는 -0.12% 하락한 반면, 10월물 런던 ICE 백설탕 5호(SW​V25)는 -0.11% 떨어지며 각각 2.5주·2주 만의 저점을 새로 썼다.

2025년 7월 2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가 차기 생산연도(10월 시작)에 설탕 수출을 재개할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인도 정부가 “*풍부한 몬순 강우로 기록적인 사탕수수 수확이 예상된다”며 국내 제당사들의 선적을 허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도 기상청(India Meteorological Department)은 7월 21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평년 대비 6% 많다고 발표했다.

브라질의 증산 기대도 가격 압박 요인이다. 컨설팅업체 Datagro는 “건조한 날씨가 브라질 설탕 공장의 사탕수수 분쇄·당분 전환율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Covrig은 7월 상반기 브라질 제당사들이 가용 수수의 54%를 분쇄해 약 320만 톤(MMT)의 설탕을 추가로 공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태국 공급 전망 — 가격 하락 변수

세계 2위 생산국인 인도의 공급 증가는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인도 전국협동조합제당연맹(National Federation of Cooperative Sugar Factories)은 6월 2일 “2025/26연도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톤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인도설탕공업협회(ISMA)가 집계한 2024/25연도 생산량 2,620만 톤(5년 만의 최저, -17.5%) 이후 강한 회복세다. 실제로 ISMA는 10월 1일~5월 15일 기간 인도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2,574만 톤이라고 밝혔다.

지난 3개월간 뉴욕 원당 가격은 4년 3개월 만의 저점까지 밀렸고, 런던 백설탕도 거의 4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 상사 Czarnikow는 6월 30일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잉여가 8년 만에 최대 규모인 750만 톤에 달할 것””이라며 중장기 약세를 점쳤다. 미 농무부(USDA) 역시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생산이 사상 최대 1억 8,931만 톤(+4.7% y/y)

으로 늘고, 기말 재고도 4,118만 톤(+7.5% y/y)으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수요 측 변수 — 중국·미국의 추가 소비

단기적으로는 수요 강세 신호도 포착됐다. 7월 18일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6월 설탕 수입이 전년 대비 1,435% 급증해 42만 톤을 기록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 17일 “미국 내 판매 코카콜라에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 설탕 사용“을 공개적으로 요청했고, 코카콜라사가 이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번 결정이 미 국내 설탕 소비를 4.4%가량 끌어올려 1,150만 톤까지 늘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브라질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의 감산은 가격 지지 요인으로 평가된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Unica)는 7월 14일 “2025/26연도 누적 생산(6월 말 기준)은 전년 대비 -14.3% 감소한 1,224.9만 톤“이라고 보고했다. 브라질 정부 산하 농업공급회사(Conab)도 앞서 6월 “2024/25연도 브라질 생산이 -3.4% 줄어든 4,411.8만 톤“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태국 역시 5월 2일 사탕수수후생위원회(Office of the Cane and Sugar Board)가 “2024/25연도 생산량이 1,000만 톤(+14% y/y)으로 회복됐다”고 발표해 공급 확대 기대를 자극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설탕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국제기구·기관 전망 종합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연도 세계 설탕 수급이 547만 톤 적자로 9년 만에 최대 규모 부족을 기록할 것”이라고 수정 발표했다. 이는 2월 전망치인 -488만 톤보다 부족 폭이 확대된 수치다. ISO는 또한 2024/25 세계 생산 전망치를 1억 7,480만 톤으로 하향했다.

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2025/26 브라질 생산이 4,470만 톤(+2.3% y/y)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인도가 3,530만 톤(+25% y/y), 태국이 1,030만 톤(+2% y/y)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원당 11호(Sugar #11)는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원당(백설탕 가공 전 단계) 기준 계약이다.

백설탕 5호(Sugar #5)는 런던 ICE에서 거래되는 정제 설탕 선물이다. 11호가 글로벌 원당 가격을, 5호가 정제 설탕 시장을 대표하는 벤치마크 지수로 활용된다.

HFCS(High-Fructose Corn Syrup)는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고과당 시럽으로, 미국 음료업계가 설탕 대체재로 널리 사용해 왔다. 소비자 선호 변화로 최근 설탕 회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기자 관전평 — 가격 방향성은 ‘공급’이 결정

현재 시장은 단기적 수요 모멘텀(중국·미국)을 확인했음에도, 2025/26 시즌 대규모 잉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인도·브라질·태국이 모두 호조를 보일 경우 ISO가 예상한 적자 규모는 충분히 해소될 수 있으며, 이는 뉴욕·런던 선물가격에 중장기 하락 압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브라질의 기상 변수, 인도 정부의 수출 정책(지난해처럼 수출 제한 시) 등 정책·기후 리스크가 잠재적 반등 요인이다.

특히 8월~9월로 접어들어 몬순 후반부 강우 패턴과 브라질 건기 강도에 따라 생산 추정치가 재조정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선물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으므로, 헤지·스프레드 전략을 병행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현재 가격대는 장기 평균 대비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글로벌 재고가 빠르게 누적될 경우 2018~2019년과 유사한 깊은 조정이 재현될 수 있다.” — 국내 한 원자재 운용사 관계자

한편 본 기사 작성 시점 기준, 원문 저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언급 종목에 대해 직·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