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설탕 수출 확대 추진 소식에 국제 설탕 가격 약세

【국제 설탕 시장 동향】

국제 선물시장에서 10월 인도산 뉴욕 원당(#11) 선물은 전일 대비 0.19% 하락한 파운드당 -0.03센트에, 10월 런던 백설탕(#5) 선물은 0.70% 하락한 톤당 -3.40달러에 거래되며 이틀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2025년 9월 1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가격 하락의 직접적 원인은 인도 설탕 및 바이오에너지 제조협회(Indian Sugar and Bio-energy Manufacturers Association)가 2025/26년(10월 시작) 시즌 설탕 200만 톤(MMT)의 수출 허가를 정부에 요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인도는 세계 2위의 설탕 생산국으로, 추가 수출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경우 단기적으로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진다.

주목

브라질 헤알화 강세가 낙폭을 제한

다만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브라질 헤알화(USDBRL)가 미 달러 대비 15개월 만의 최고치로 상승하면서 브라질 생산업체의 달러 수출 인센티브를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헤알화 강세는 현지 설탕 수출업체들이 달러 기준 판매를 주저하게 만들어 글로벌 공급 물량을 제어하는 효과를 낳는다.

【배경 데이터 및 생산 전망】

이번 주 초 뉴욕 원당 선물은 4년 3개월래 최저치, 런던 백설탕은 2주 반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배경에는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지역의 풍부한 생산 전망이 자리한다. 브라질 설탕 산업협회(Unica)는 8월 상반월 중남부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3,615만 톤(3.615 MMT)이라고 밝혔다. 특히 설탕으로 전환된 사탕수수 비중이 55.00%로 전년 동기의 49.15%에서 크게 증가해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을 우선하는 기조가 뚜렷하다. 다만 2025/26년 누적 생산량은 여전히 전년 대비 4.7% 감소한 2,288.6만 톤에 머물러 있어 중장기 전망은 유동적이다.

주목

*용어 설명
· 원당 #11 : 미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원당(정제 전) 국제 벤치마크 계약.
· 백설탕 #5 :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정제설탕(백설탕) 기준 계약.
· 헤알화 강세 : 브라질 화폐 가치 상승으로 달러 기준 수출 채산성이 악화된다.
· MMT : 백만 톤(Million Metric Tons)을 의미.

수급 균형 전망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공급 부족 규모를 23만1,000톤(-0.231 MMT)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488만 톤(-4.88 MMT) 부족에서 크게 개선된 수치이나, 6년 연속 공급 부족 상태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구조적 타이트함은 여전하다. ISO는 같은 시즌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보다 3.3% 늘어난 1억8,060만 톤, 소비는 0.3% 증가한 1억8,080만 톤으로 예상했다.

브라질 농업공급회사(Conab)는 8월 19일 2025/26 브라질 설탕 생산 전망치를 4,450만 톤으로 직전치 대비 3.1% 하향 조정했다. 한편 2024/25 시즌 생산량은 3.4% 감소한 4,411만 톤을 기록했는데, 장기간 가뭄과 고온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글로벌 공급 확대 관측

반면, 다국적 상사 차르니코프(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시장이 8년 만에 최대 규모인 750만 톤 잉여(surplus)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인도·태국·브라질의 생산 회복과 북반구 주요 생산국의 작황 개선을 반영한 수치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생산을 사상 최대치 1억8,931.8만 톤(+4.7% y/y)으로 보고, 기말 재고도 7.5% 증가한 4,118.8만 톤으로 예측했다.


인도·태국 생산 전망과 시장 영향

인도 기상청(IMD)은 9월 10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826.2mm로 평년 대비 8% 많다고 발표했다. 강풍과 강우량은 사탕수수 생육에 호재로 작용,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합(NFCSF)은 6월 2일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49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5년 만의 최저치였던 2024/25년 2,620만 톤 대비 급반등이다.

태국 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년 태국 생산이 1,000만 톤으로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추가 증산은 국제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관전 포인트

현재 시장은 ▲브라질 헤알화 강세 지속 여부, ▲인도 정부의 최종 수출 허가 규모, ▲북반구 몬순·태풍 시즌의 실제 작황 세 가지 변수를 주시하고 있다. 브라질 통화가 강세를 이어간다면 단기적으로 공급 조절 효과를 낼 수 있으나, 인도·태국·미국의 증산이 현실화될 경우 2025/26년에는 ISO 전망치보다 큰 공급과잉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원당 #11 선물은 파운드당 17~18센트 지지선과 20센트 저항선 사이에서 박스권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며, 투기적 매수세보다 헤지 수요가 강조되는 국면이다.

또한 설탕-에탄올 가격 비율 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브라질 생산자들은 사탕수수 가공 시 설탕(식용)과 에탄올(연료) 중 수익성이 높은 쪽으로 배분한다. 최근 국제 유가가 80달러대 중반에서 횡보하면서 에탄올 가격도 제한적 상승폭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설탕 우선 배분 구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가 사탕수수 재배지의 물 이용 효율과 병해충 리스크를 높이고 있어 생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식품·음료 기업들은 설탕 구매 전략을 다변화하고 대체 감미료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