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설탕 수출 확대 전망에 국제 설탕 가격 하락 압박

[국제 설탕 시장 동향] 뉴욕 ICE 원당(10월물, 코드: SBV25)은 23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25% 하락한 파운드(lb)당 0.04센트 내린 15.79센트에 마감했고, 런던 ICE 백설탕(10월물, 코드: SWV25)도 0.17% 떨어진 톤(t)당 470.9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두 선물 가격 모두 이번 주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며 뉴욕 원당은 2.5주 만에, 런던 백설탕은 2주 만에 각각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인도가 오는 10월 시작되는 2025/26 시즌에 설탕 수출을 다시 허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 같은 기대감이 가격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2025년 7월 2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은 인도 기상청(IMD)이 7월 21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예년 대비 6% 많다고 발표함에 따라 풍작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인도 정부가 지난해부터 이어온 설탕 수출 제한을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NY Sugar #11 Chart

브라질산 공급 확대 기대도 약세 요인이다. 사설 분석기관 데이터그로(Datagro)는 이번 달 상반월(1~15일) 브라질 설탕산업의 사탕수수 분쇄 비중이 54%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통상 비중(50% 내외)을 웃도는 수준으로, 설탕 320만 톤(MMT)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앞서 코브리그(Covrig) 역시 비슷한 추산치를 제시했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사연맹(NFCSF)은 6월 2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인도설탕제조협회(ISMA)가 집계한 2024/25년 생산량 2,620만 톤(5년 만의 최저치)에서 반등하는 셈이다. ISMA는 또 7월 7일, 2024/25 시즌(작년 10월 1일~금년 5월 15일) 누적 생산이 전년 대비 17% 줄어든 2,574만 톤에 그쳤다고 발표한 바 있다.

London White Sugar Chart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도 가격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상품 트레이더 차르니코프(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시장이 750만 톤의 흑자(공급 초과)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8년 만에 최대 규모다. 미국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8,931만8천 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USDA는 2025/26년 세계 소비량을 전년 대비 1.4% 증가한 1억7,792만1천 톤으로, 기말 재고를 7.5% 늘어난 4,118만8천 톤으로 각각 제시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 4,470만 톤(+2.3%), 인도 3,530만 톤(+25%), 태국 1,030만 톤(+2%)을 예상했다.

수요 측 호재도 간헐적으로 부각됐다. 지난주 뉴욕 설탕 선물은 7주 만에, 런던 백설탕은 2개월 만에 각각 고점을 경신한 바 있는데, 이는 중국의 6월 설탕 수입량이 전년 대비 1,435% 급증해 42만 톤에 달했다는 소식과 맞물렸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제품에 옥수수 시럽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힌 점도 단기적으로 수요 기대를 키웠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조치가 미국 설탕 소비를 4.4% 가량 끌어올려 1,150만 톤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생산 측 감소 요인도 혼재한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ÚNICA)는 7월 14일, 2025/26 시즌(4월~현재) 브라질 중남부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3% 줄어든 1,224만9천 톤이라고 발표했다. 브라질 농업공급공사(CONAB) 역시 지난달 2024/25년 생산을 4,411만8천 톤으로 전년 대비 3.4% 하향 조정했다. 가뭄과 고온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줄어든 결과다.

태국발 공급 증가는 반대 방향의 변수다.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인 태국의 2024/25년 설탕 생산량은 전년 대비 14% 늘어난 1,000만 톤으로 잠정 집계됐다(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 5월 2일 발표).

Barchart Commodity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년 글로벌 설탕 공급 부족 규모를 547만 톤으로 9년 만의 최대치로 상향 조정했다. 2023/24년에는 131만 톤의 공급 과잉이 발생했으나, 올해는 생산 전망치가 1억7,480만 톤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시장이 빠듯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참고 용어 해설
원당 #11: 뉴욕 ICE에 상장된 원당 선물로, 국제 기준 가격 역할을 한다.
백설탕 #5: 런던 ICE에 상장된 정제 설탕 선물.
사탕수수 분쇄(crush): 수확한 사탕수수를 분쇄해 설탕과 당밀, 에탄올 원료를 얻는 과정.
몬순: 인도·동남아시아 지역의 계절풍으로, 6~9월 비가 집중된다.

전문가 시각
필자는 주요 생산국들의 기후 패턴과 정부 정책 변화를 주목한다. 올해 엘니뇨→라니냐 전환이 예상돼 브라질 남부와 인도 남부의 강수 패턴이 평년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만약 브라질이 건조한 날씨를 이어가고, 인도가 라니냐 영향으로 비가 더 늘어난다면 공급 확대는 동아시아·인도발, 공급 축소는 남미발로 양분돼 가격 변동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 또한 미국 대선 이슈와 같은 정책 변수가 수요를 자극할 수 있어, 투자자들은 단순 공급·수요 지표 외에도 정치·기후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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