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설탕 수출 확대 가능성에 국제 설탕 시세 약세

[국제 원당·백설탕 시세]
10월 인도 ICE 뉴욕 원당 #11(SBV25)은 전 거래일보다 0.04센트(-0.25%) 내린 파운드당 15.88센트에, 10월 런던 ICE 백설탕 #5(SWV25)는 0.80달러(-0.17%) 하락한 톤당 458.20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7월 2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이어진 약세 흐름 속에서 뉴욕 원당 가격은 2.5주 만에, 런던 백설탕 가격은 2주 만에 각각 최저 수준을 새로 기록했다. 가장 큰 압박 요소는 인도가 다음 시즌(10월 시작)부터 설탕 수출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블룸버그는 충분한 몬순(우기) 강우 덕분에 대규모 작황이 기대되면서 인도 정부가 국내 설탕 공장에 수출 허용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인도 기상청(IMD)은 7월 21일 기준 누적 몬순 강우량이 평년 대비 6% 많다고 발표했다. 몬순 강우는 사탕수수 생육에 결정적인 변수인 만큼, 시장 참가자들은 인도의 생산 회복 및 수출 재개 가능성을 가격의 하방 요인으로 반영 중이다.


거래 코드 ‘#11’·‘#5’란?
뉴욕 ICE 원당 #11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원당(정제 전) 선물 계약이고, 런던 ICE 백설탕 #5는 정제 설탕(백설탕) 계약을 의미한다. 두 상품 모두 10월물·3월물 등 분기별 만기를 갖고 있으며, 글로벌 설탕 시장의 기준 가격으로 활용된다.

브라질 생산 전망도 약세 요인
분석기관 데이타그로(Datagro)는 건조한 날씨 덕분에 브라질 사탕수수 공장들이 수확·압착(cane crushing)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수익성이 더 높은 설탕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코브리그(Covrig)는 7월 상반기 브라질 공장들이 가용 사탕수수의 54%를 압착해 약 320만t(3.2 MMT)의 설탕을 추가 공급할 것으로 추산했다.

인도 공급 회복 전망
세계 2위 생산국인 인도도 공급 확대 기대가 크다. 6월 2일 전국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연도 인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인도설탕공장협회(ISMA)가 집계한 2024/25연도 5년 만의 최저치(2,620만t) 대비 뚜렷한 반등이다. ISMA에 따르면 10월 1일~5월 15일 누적 생산은 전년 대비 17% 감소한 2,574만t에 그쳤다.

최근 3개월 가격 추이
지난 3개월 동안 뉴욕 원당은 4년 3개월 만의 저점까지 밀렸고, 런던 백설탕도 4년 만의 최저치에 근접했다. 이는 2025/26시즌에 8년 만의 최대 규모인 750만t(7.5 MMT) 글로벌 과잉 공급이 발생할 것이라는 시즈니코브(Czarnikow)의 6월 30일 전망과, 미 농무부(USDA)의 5월 22일 사상 최대 1억8,931만8,000t 생산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수요 호재도 잠시
다만 지난주 뉴욕 원당이 7주 최고, 런던 백설탕이 2개월 최고까지 반등한 배경에는 수요 급증 조짐이 있었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435% 폭증한 42만t을 기록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코카콜라가 미국 내 판매 음료에 고과당 옥수수시럽 대신 사탕수수 유래 설탕(cane sugar)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는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조치가 미국 설탕 소비를 4.4% 늘려 연간 1,150만t에 달하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태국 변수
한편 브라질 설탕 생산은 일시적으로 감소세다. 브라질 사탕수수산업협회(ÚNICA)에 따르면 2025/26시즌 6월까지 누적 센터사우스(중남부) 지역 생산은 14.3% 감소한 1,224만9,000t이다. 정부 산하 곡물예측기관 코나브(Conab)는 2024/25 연간 생산이 3.4% 줄어든 4,411만8,000t이라며, 가뭄·고온으로 인한 수확량 저하를 지적했다.

반면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인 태국은 5월 2일 사탕수수위원회(Office of the Cane and Sugar Board) 자료에서 2024/25 생산이 14% 증가해 1,000만t을 회복했다고 발표했다. 태국 역시 인도처럼 향후 공급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설탕기구·USDA 통계 종합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시즌 세계 설탕 수급이 547만t 적자를 기록해 9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23/24시즌 131만t 흑자에서 빠르게 전환되는 것이다. 한편 USDA는 2025/26시즌 세계 생산을 4.7% 증가한 1억8,931만8,000t, 소비를 1.4% 늘어난 1억7,792만1,000t, 기말재고를 7.5% 확대된 4,118만8,000t으로 전망했다.

전망과 시사점

“생산·재고 모두 늘어나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수요 호재가 가격을 지지하더라도 중장기적 가격 압박은 지속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브라질·태국 세 축의 생산 사이클이 겹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인도의 수출 재개 여부는 글로벌 수급의 ‘스윙 팩터’로 평가된다. 또한 에탄올·바이오연료 정책에 따라 사탕수수 배분이 달라질 수 있어, 각국 정부 정책 및 브렌딩 의무 비율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독자 참고: 설탕 선물 거래 이해*
설탕은 농산물 가운데서도 기후 영향이 큰 품목으로, 엘니뇨·라니냐 같은 해양 변동과 공장 가동률이 가격에 즉각 반영된다. 선물 시장에서는 통상 40~50kg 단위의 원당을 기준으로 거래되며, 통화가치(특히 브라질 헤알)와 원유 가격도 설탕 가격과 상관관계를 보인다. 투자자는 환율·에너지 가격·곡물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