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설탕 수출 확대 가능성에 국제 가격 약세 지속

국제 설탕 선물 가격이 이번 주 들어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월 인도양당선물(뉴욕 ICE Sugar #11, 종목 코드 SBV25)은 전일 대비 -0.12% 내린 1파운드당 0.02센트 하락했으며, 10월 런던 ICE 백설탕 선물(#5, SWV25) 역시 -0.11% 밀렸다. 뉴욕 기준으로는 2.5주, 런던 기준으로는 2주 만의 저점이다.

2025년 7월 2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인도가 올 10월 시작되는 새 생산 연도에 설탕 수출을 확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충분한 몬순 강수 덕분에 2025/26년 인도 설탕 작황이 대풍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현지 정부가 설탕 제분소의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도 기상청(IMD)은 7월 21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가 평년 대비 6% 많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브라질의 증산 전망도 가격 하락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시장조사기관 Datagro는 건조한 날씨 덕분에 브라질 제당소들이 사탕수수를 더 많이 크러싱하며, 에탄올보다 수익성이 높은 설탕 생산에 배정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컨설팅업체 Covrig는 “7월 상반기 브라질 사탕수수의 54%가 설탕 생산에 투입돼 약 320만t의 추가 공급이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인도·브라질·태국 주요 수급 동향

세계 2위 생산국인 인도는 지난해 가뭄으로 2024/25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7.5% 급감한 2,620만t(ISMA 추산)에 그쳤다. 그러나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증가3,500만t으로 반등할 것이라 내다봤다.

브라질의 경우 생산 감소와 증가 전망이 엇갈린다. 정부 기구 Conab는 2024/25년 브라질 설탕 생산이 -3.4% 감소한 4,411만t라고 밝혔으나, 미 농무부 해외농업국(FAS)은 2025/26년 생산이 +2.3% 늘어 사상 최대인 4,47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3위 생산국 태국도 2024/25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4% 늘어난 1,000만t으로 집계됐다. FAS는 2025/26년에는 +2% 증가한 1,030만t을 전망했다.


글로벌 잉여·재고 추정치

2025/26년 글로벌 설탕 시장은 8년 만의 최대 잉여(7.5백만t)를 기록할 것” — 상업거래사 Czarnikow, 2025년 6월 30일 보고서

미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 8,931만8,000t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소비+1.4% 증가한 1억 7,792만1,000t, 기말 재고+7.5% 늘어난 4,118만8,000t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보고서에서 2024/25년 글로벌 공급 부족 규모를 -547만t로 상향 조정해 9년 만의 최대치를 예고했다. 2023/24년에는 131만t 흑자가 관측됐지만, 가뭄과 고온 등 기후 변수로 상황이 급변했다는 설명이다.


수요 측면의 이슈

가격 하방 압력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수요 증가 조짐이 부분적으로 지지를 형성했다. 지난 7월 18일 뉴욕·런던 선물 가격이 1.5개월 고점을 찍은 배경에는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이 전년 대비 +1,435% 급증한 42만t이라는 소식이 작용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코카콜라와 음료에 고과당 옥수수시럽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쓰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미국 설탕 소비가 1,100만t에서 1,150만t(+4.4%)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해설: No.11·No.5 선물과 MMT 단위란?

Sugar No.11(뉴욕)은 원당(raw sugar) 선물 계약으로 112,000파운드(약 50.8t)를 거래 단위로 한다. Sugar No.5(런던)은 백설탕(white sugar) 선물로 50t을 표준화한다.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MMTMillion Metric Tons, 즉 백만 톤을 뜻하는 업계 관용 단위다.

뉴욕 원당 선물 차트

런던 백설탕 선물 차트


기자 시각 및 전망

현재 시장은 공급 과잉 가능성을 가격에 선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몬순 강수 패턴브라질 기후처럼 변동성이 큰 기상 변수는 실제 수확기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중국·미국 등 대형 소비국의 정책·소비 구조 변화는 수요 측 추세를 단기간에 바꿀 위험이 있다. 헤지 펀드와 가공업체는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을 활용한 위험 관리 전략을 점검할 시점이다. 가격이 4~5년 만의 저점 근처에 머무는 구간에서는 재고 트레이더들의 저가 매수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결국 2025/26년 글로벌 설탕 시장의 핵심 변수는 인도 수출 정책브라질의 수확·정제 속도, 그리고 소비국의 재고 축적 패턴이 될 전망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단기 과잉 → 중기 균형 재조정 시나리오에 대비해 포지션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