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앙은행, 8월 기준금리 동결 뒤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로이터 설문

인도 준비은행(RBI)이 8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레포금리)를 현행 5.50%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말 추가로 0.25%p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2025년 7월 25일, 로이터 통신 벵갈루루 발(發) 보도에 따르면 로이터가 7월 18~24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분석가 57명 가운데 44명(약 75%)이 다음 달 6일 개최되는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나머지 13명은 0.25%p 인하를 점쳤다.

6월 회의에서 예상보다 큰 0.50%p 인하가 단행된 만큼, 정책 여력(policy ammunition)을 아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이는 6월 ‘스냅 설문’ 당시 동결 전망이 96%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낮아진 수치다.


인플레이션 여력과 경기 회복 속도

설문 참가자들은 “온건한 물가 상승률(올 회계연도 평균 3.4%)이 금리 인하 여력을 제공한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다만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4%를 기록하며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중앙은행이 서둘러 추가 인하에 나설 유인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RBI는 6월 회의 직후 정책 스탠스를 ‘중립(neutral)’으로 전환하면서 “향후 결정은 물가 전망과 활동 지표에 달려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산자이 말호트라 총재 역시 지난주 “단순히 현재치가 아닌 전망치를 중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역 변수: 美·印 관세 협상

한편 인도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미국이 4월 초 26% 관세를 부과한 이후, 7월 9일8월 1일로 두 차례나 시한이 연기됐으나 최종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이는 대외 수요와 환율 변동성을 자극해 통화정책 판단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MPC를 둘러싼 전문 용어 해설

레포금리(Repo Rate)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단기 유동성을 공급할 때 적용하는 이자율로, 인도의 기준금리에 해당한다. MPC(통화정책위원회)는 총재를 포함한 6명으로 구성되며, 매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리 조정은 시장 금리·대출 금리 변동으로 이어져 기업·가계의 자금조달 비용을 조정하는 핵심 수단이다.


전망: 2025 회계연도 성장·물가·금리 궤적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올해 성장률을 6.4%, 내년을 6.7%로 예상했다. 물가는 평균 3.4%로, RBI의 공식 전망치(3.7%)보다 낮다. 이에 따라 응답자 32명 중 15명은 “연말까지 0.25%p 추가 인하”를 예측했고, 나머지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유니온은행의 카니카 파스리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8월 말 발표될 분기별 성장률을 확인한 뒤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제한된 정책 여력을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 해설: 왜 ‘짧고 얕은’ 사이클인가

RBI는 글로벌 긴축 사이클이 완만해지자 2025 회계연도 초부터 공격적 인하에 나섰다. 하지만 물가가 중앙은행 목표(4%±2%) 하단에 근접하면서도 성장세가 더딘 일부 신흥국과 달리 인도는 견조한 내수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이번 사이클을 ‘짧고 얕은(shallow) 금리 인하 국면’으로 분류한다.

현재로서는 2019~2020년식 대규모 완화가 재현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다만 미국과의 통상마찰이 격화되거나, 세계 경기 둔화가 본격화될 경우 RBI가 보다 완화적인 스탠스로 선회할 여지도 있다.


결론 및 전망

이번 로이터 설문은 인도 경제가 ‘물가 안정’과 ‘성장 견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글로벌 통화·무역 리스크가 변수로 남아 있으나, 현 단계에서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제시된다. 8월 결정 이후 시장은 10~12월로 예상되는 추가 인하 시점을 예의주시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