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앙은행, 기준 레포금리 5.50%로 동결…성장·물가 지켜보기 전략

[정책동향] 인도 중앙은행(Reserve Bank of India·RBI) 통화정책위원회가 5.50%의 기준 레포금리를 유지하며 연속 두 차례 동결을 결정했다.

2025년 10월 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여섯 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만장일치로 현 수준 유지를 택했고, 정책 기조 역시 ‘중립(neutral)’을 고수했다.

RBI는 2025년 상반기에만 총 100bp(1%p) 인하를 단행하며 경기부양에 속도를 냈지만, 8월 회의부터는 ‘관망 모드’로 전환했다. 이는 기존 조치의 효과 및 미·중 무역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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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반응과 주요 지표

결정 직후 인도 10년물 국채금리는 2bp 상승한 6.6038%를 기록했고, 루피화는 달러당 88.75루피로 소폭 강세를 보였다. 주요 주가지수도 ‘+α’ 수준의 상승세를 나타내며 무난한 반응을 보였다.

“과거 금리 인하 및 소비재 세율 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어, 현재로선 추가 완화보다 정책 여력 비축이 중요하다.” — 산자이 말호트라 RBI 총재

말호트라 총재는 화상 연설에서 ‘선제적 대응’보다 ‘충분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대(對)인도 징벌적 관세가 수출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도 동결 배경으로 제시했다.

경제성장률·물가 전망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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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I는 2025/26 회계연도(FY26)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6.5%에서 6.8%로 상향 조정했다. 4~6월 분기 성장률이 7.8%로 예상을 웃돈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반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은 3.1%에서 2.6%로 하향했다. 8월 CPI는 2.07%로 중앙은행 목표 범위(2~6%) 하단에 근접해 있어 추가 완화 여지를 제공한다는 평가다.


전문가 해설: 레포금리란 무엇인가?

‘레포(Repo)’는 Repurchase Agreement의 약자로, 상업은행이 보유 자산을 담보로 중앙은행에 단기 자금을 빌린 뒤 일정 기간 후 다시 사들이는 거래를 말한다. 레포금리는 곧 중앙은행 단기 유동성 공급의 기준금리다. 한국의 ‘콜금리’와 개념상 유사하며, 이를 인하하면 금융기관의 차입 비용이 줄어 시중금리 전반이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

배경 및 정책 함의

RBI가 동결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이미 단행된 100bp 인하와 소비재 부문 세율 인하 효과가 실물경제에 전달되는 데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미국 관세글로벌 교역 둔화가 수출 모멘텀을 위협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금리 카드를 아껴두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시장에서는 낮은 물가견조한 성장이 동시에 충족되는 ‘금발머리(goldilocks) 시나리오’가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환율 변동이 재차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기자 견해 및 향후 전망

현 시점에서 RBI의 ‘동결+중립’ 선택은 다소 보수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정책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급격한 완화는 자본유출 및 통화가치 하락 압력을 키울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리 인하 여력을 후반기에 남겨두는 전략이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경로국내 식품·에너지 가격 동향정부의 재정정책 추가 패키지다. 이들 변수에 따라 RBI가 2026년 초 다시 ‘비둘기파(완화적)’ 스탠스를 취할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레포금리 5.50% 유지‘성장 모멘텀은 충분, 물가는 안정’이라는 진단 아래,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RBI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