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로이터] 인도네시아 통계청(BPS)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인도네시아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29% 증가한 234억4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8월 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10.41% 증가)를 상회하는 결과다.
수출 증가는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미국행 화물을 앞당긴 영향이 컸다. 인도네시아 수출업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정한 최종 협상 시한 이전에 선적을 마치기 위해 최근 몇 달간 물량을 조기 출하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8월 1일 시한에 앞서 워싱턴과의 협상에서 미국 관세율을 기존 위협 수준인 32%에서 19%로 낮추는 데 합의하며 동남아 국가 중 가장 먼저 타결을 이끌어 냈다.
협상에 따라 자카르타는 미국산 산업재 및 농산물에 대한 자국 내 관세를 대부분 철폐하고, 동시에 미국산 제품 구매를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관세율은 7일 이내 시행될 것”
이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발효 시점을 못 박았다.
수입 측면에서는 6월 수입액이 193억3천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28% 증가했다. 이에 따라 6월 무역수지 흑자는 41억1천만 달러로, 직전 달 43억 달러보다는 소폭 축소됐으나 시장 예상치(34억5천만 달러)를 상회했다.
무역수지 흑자란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많아 외화를 순유입한 상태를 의미한다. 흑자 규모가 유지되면 통화 안정성과 외환보유액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향후 수출 흐름이 변동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아울러 행정명령(Executive Order)은 미국 대통령이 의회의 별도 승인 없이 연방정부 조직이나 정책에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법적 수단을 말한다. 이번 명령은 관세율 조정의 구체적 시행 일정을 규정함으로써 기업들의 대응 시간을 제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조기 선적 효과가 사라지는 3분기 이후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정부는 미국 시장 외에도 아세안·중동 등 대체 시장 다변화 전략을 통해 외부 충격을 완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통계는 인도네시아 경제가 동남아 최대 규모라는 위상을 유지하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도 일정 부분 수혜를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