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16.23조 루피아 규모 경기부양책 전격 발표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정부가 16조2,300억 루피아(약 9억8,933만 달러)에 달하는 신규 경기부양 패키지를 공개했다. 이번 패키지에는 식량 지원, 대규모 인프라 건설 프로그램 등이 포함돼 있어 60만 명이 넘는 인도네시아 국민에게 임시 고용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2025년 9월 1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에어랑가 하르타르토 조정경제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본 부양책은 2025년 4분기부터 시행되고 일부 조치는 2026년까지 연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남아 최대 경제권인 인도네시아는 2025년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5.12% 성장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여러 정책 입안자들은 3분기 들어 경제 활동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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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부양책을 통해 올해 5.2% 경제성장 목표를 지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에어랑가 하르타르토 조정경제장관

구체적 정책 내용을 보면, 정부는 1,830만 가구에 대해 2025년 4분기 동안 매월 10kg의 쌀을 무상 제공하며, 관광업 종사자의 근로소득세(PPh21) 면세 조치도 시행한다. 또한 2025년 9~12월 기간에 5조3,000억 루피아를 투입해 ‘캐시 포 워크’(Cash for Work) 사업을 가동, 60만여 명에게 임시 일자리를 마련한다.

‘캐시 포 워크’는 정부가 도로·교량 등 인프라 건설 현장에서 농촌 주민들에게 일일 임금을 지급해 생계를 지원하는 공공근로 방식이다. 현지에서는 빈곤층 소득보전과 지역 인프라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패키지에는 2만 명의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유급 인턴십 프로그램과, 오토바이 호출 플랫폼 기사·트럭 운전기사를 위한 산업재해보험(BPJS Ketenagakerjaan) 보험료 50% 할인 조치도 포함됐다.

하르타르토 장관은 관광업 근로소득세 면세와 산업재해보험 할인 조치가 2026년까지 연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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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소규모 자영업자에 적용되는 매출세 인상 계획도 보류됐다. 당초 2026년부터 매출의 1%로 올릴 예정이었으나, 현행 0.5% 세율을 2029년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2026년에 87만 헥타르 규모의 사탕수수·코코아·커피·캐슈·육두구·코코넛 등 재배지를 재조림·갱신(Replanting)해 160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규모 플랜트 재조림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재정 건전성에 대해서도 언급이 나왔다.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 재무장관은 “이번 대책이 2025년 예산적자 전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2.78%라는 기존 적자 목표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율은 보도 시점 기준 1달러=16,405루피아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전문가 시각과 함의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패키지가 2025년 4분기 소비 진작과 고용 안정에 단기적 긍정 효과를 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농촌 기반의 ‘캐시 포 워크’ 확대는 인프라 개선과 함께 지방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원자재 가격 변동성과 글로벌 금리 여건이 인도네시아 재정지출 지속성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