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대감에 1분기 실적 호조…소프트뱅크 주가 사상 최고치 경신

도쿄발(도쿄=로이터)—일본 기술 투자회사 소프트뱅크그룹(TYO:9984)의 주가가 9일 오전 장에서 13% 넘게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인 1만4,205엔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와 1분기 실적 호조가 맞물리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된 결과다.

2025년 8월 8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4~6월 회계연도 1분기(2024년 4월~6월) 순이익 4,218억 엔(약 28억 7,000만 달러)을 달성해 시장 전망을 뛰어넘었다. 전년 동기에는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 대규모 AI 투자로 시선 집중
소프트뱅크는 올해만 해도 3조 엔(약 300억 달러) 규모를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이와 함께 미국 내 5,000억 달러 규모 초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 자금조달을 주도하며, 글로벌 AI 인프라 생태계 확장에 본격 참여하고 있다.

◆ 핵심 지표 개선: 담보인정비율(LTV) 17%
AI 관련 기업 가치 상승 덕분에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상장·비상장 포트폴리오의 평가액이 동반 상승했다. 이에 따라 6월 말 기준 대출 대비 자산가치 비율(LTV·Loan to Value Ratio)17%로 3월 말(18%) 대비 개선됐다.

Macquarie의 애널리스트 폴 골딩(Paul Golding)은 “이번 성과는 소프트뱅크의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품질, 견조한 기초 체력, 그리고 구조적·장기 성장 테마가 결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 일본 증시에 미친 영향
이날 소프트뱅크 주가 급등은 일본 종합주가지수 토픽스(Topix)를 1.5% 끌어올리며 사상 처음 3,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토픽스 상승분 중 최대 기여 종목이 바로 소프트뱅크였다.

◆ 투자자 심리와 해석
토카이도쿄리서치 인스티튜트의 스즈키 세이이치(Seiichi Suzuki) 수석 주식시장 애널리스트는 “적극적 투자자들이 토픽스 상승폭을 따라잡기 위해 소프트뱅크를 집중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요 지수가 상승할 땐, 시가총액이 큰 종목을 사야 한다”면서 “소프트뱅크의 호실적 발표와 토픽스 강세가 동시에 나타난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 용어 설명: LTV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LTV(Loan to Value Ratio)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 대비 차입금 비율을 뜻한다. 수치가 낮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높다는 의미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미 서부에 건설 예정인 대규모 데이터센터 단지로, 고성능 AI 서버 구축에 필수적인 냉각·전력 인프라를 포함해 총 5,000억 달러가 투입된다.

◆ 기자 관전평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의 잇단 부진으로 한동안 혹독한 재평가를 받았으나, AI 붐을 계기로 다시 ‘고위험·고수익’ 전략의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50% 이상으로 벌어졌던 주가-순자산가치 괴리가 단기간 축소될지 주목된다. 다만, 오픈AI 지분 확대나 스타게이트 투자 등이 아직 완료 단계가 아니므로, 향후 투자 집행 속도와 자금 조달 구조가 최대 변수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