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포트폴리오 매니저 필리프 라퐁(Philippe Laffont)이 1분기에 대규모 포트폴리오 조정을 단행했다. 코튜 매니지먼트(Coatue Management)를 이끄는 그는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클라우드 업체의 보유 지분을 크게 줄였고, 오라클 지분은 아예 전량 처분했다.
반면 그는 반도체 인프라를 떠받치는 두 기업에는 베팅을 늘렸다. 대만반도체제조(TSMC) 지분을 확대해 최대 보유 종목으로 만들었고, ASML 홀딩(ASML)에는 새로 투자했다. 이번 조정은 기술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기업보다 그 기술을 만들고 가능하게 하는 기업으로 초점을 옮겼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26년 5월 2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흐름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 국면에서 반도체 제조와 장비 기업이 더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필리프 라퐁은 클라우드 대장주를 줄였지만, 본문 작성자는 여전히 아마존과 알파벳을 선호하는 종목으로 언급했다. 두 기업은 자체 칩 사업을 바탕으로 비용 우위가 있고, 클라우드 외 사업도 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제시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부문이 모두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으며, 눈앞의 기회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보인다고 평가됐다. 다만 이는 기사 속 논평의 일부일 뿐, 필리프 라퐁의 실제 매매 방향은 오히려 AI 인프라의 하위 공급망으로 이동한 셈이다.
TSMC, 파운드리 1위의 위상
논리칩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반도체 업체는 제조를 파운드리(foundry)라고 불리는 외부 생산업체에 맡긴다. 파운드리는 고객사의 설계를 받아 실제 반도체를 찍어내는 위탁생산 기업을 뜻한다. 이 시장에서 TSMC는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로,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고성능 논리칩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위치에 있다.
TSMC의 차별점은 높은 수율(yield)에 있다. 수율은 생산된 칩 가운데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칩의 비율을 뜻하는데, 반도체의 회로가 더 작아질수록 즉 노드(node)가 미세화될수록 이를 안정적으로 높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다른 파운드리들이 이 영역에서 고전하는 동안 TSMC는 첨단 공정에서 높은 생산 효율을 유지해 왔다. 여기에 더해 TSMC는 첨단 패키징 분야도 선도하고 있다. 첨단 패키징은 여러 칩을 하나의 고성능 모듈처럼 묶는 기술로, TSMC는 CoWoS(Chip-on-Wafer-on-Substrate) 기술을 통해 GPU를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나란히 배치할 수 있다.
이처럼 대규모 생산 능력과 기술력을 모두 갖춘 TSMC는 반도체 가치사슬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핵심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가격 협상력도 강하다. 기사에 따르면 TSMC는 이미 고객사들에 수년간의 가격 인상 계획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회사의 높은 이익률로도 이어지고 있다. TSMC에 투자하는 매력은 어떤 칩 기술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더라도 그 수혜를 일정 부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엔비디아와 AMD의 GPU든, 인공지능(AI)용 애플리케이션 특화 반도체(ASIC)든, TSMC는 이들 칩을 생산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에이전트 AIagentic AI 확산으로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 수요도 급증하고 있어, TSMC는 이 영역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기대할 수 있다. 결국 TSMC는 특정 승자 종목을 고르지 않고도 AI 인프라 붐에 참여할 수 있는 대표적 선택지로 평가된다.
“TSMC는 AI 인프라 붐에서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어떤 기술이 주도권을 잡더라도 결국 그 칩은 생산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Getty Images.
ASML, AI 반도체 장비의 핵심 공급자
TSMC가 AI 인프라 구축에 사용되는 논리칩을 제조한다면, ASML은 그 칩을 만드는 장비를 공급한다.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노광장비는 웨이퍼 위에 회로 패턴을 새기는 핵심 설비로, 첨단 반도체 제조의 출발점이다. EUV는 극도로 짧은 파장의 빛을 이용해 더 미세한 회로를 구현하게 해 주며, 현재 초미세 공정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첨단 논리칩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TSMC와 다른 파운드리들이 생산능력을 확대할수록, 이들 업체는 ASML의 장비를 더 많이 구매해야 한다. 메모리 제조업체들 역시 마찬가지다. DRAM(동적 임의접근 메모리)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해 대체로 ASML의 구형 DUV(심자외선) 기술과, 더 중요한 공정에는 EUV 장비를 함께 필요로 한다. NAND는 일반적으로 DUV 장비만 사용한다. 즉, 논리칩과 메모리 양쪽에서 수요가 확대될수록 ASML의 수혜 가능성도 커진다는 뜻이다.
ASML은 이미 하이-NA EUV라는 새로운 기술도 개발했다. 이는 기존 EUV보다 더 높은 정밀도를 추구하는 차세대 장비로, 궁극적으로는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TSMC는 이 새 장비의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다른 고객사들은 점차 도입을 시작하고 있다. 결국 노드를 더 미세하게 줄이기 위해서는 이 기술이 필요해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ASML의 미래 성장 기대를 뒷받침한다. 즉, AI 반도체 투자는 단순히 칩 설계 기업만이 아니라 제조 장비 기업까지 함께 봐야 하는 구조로 전개되고 있다.

투자자는 지금 TSMC를 사야 하나
TSMC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는 한 가지 사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모틀리풀 스톡 어드바이저(Motley Fool Stock Advisor) 분석팀은 최근 투자자들이 지금 사야 할 최고의 종목 10개를 제시했는데, TSMC는 그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이 10개 종목은 향후 수년간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평가됐다.
기사에는 과거 추천 사례도 제시됐다. 2004년 12월 17일 넷플릭스가 이 목록에 포함됐을 때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현재 47만7,813달러가 되었을 것이며, 2005년 4월 15일 엔비디아가 포함됐을 때 1,000달러를 넣었다면 132만88달러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스톡 어드바이저의 총평균 수익률은 986%로, S&P 500의 208%를 크게 웃돈다고 했다. 다만 이러한 수익률 비교는 과거 실적에 기반한 것이며, 향후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이번 기사에서 핵심은 필리프 라퐁이 클라우드 주식에서 발을 빼고 TSMC와 ASML 같은 AI 인프라 핵심 공급망에 무게를 두었다는 점이다. 이는 AI 투자 열풍이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을 넘어 반도체 제조와 장비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AI 인프라 투자가 지속될 경우, TSMC와 ASML은 각각 생산과 장비 측면에서 구조적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클라우드 대장주들은 여전히 견고한 사업 기반을 갖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자본 배분 우선순위에서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읽힌다.
제프리 실러(Geoffrey Seiler)는 AMD, 알파벳, 아마존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틀리풀은 ASML, AMD,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오라클, TSMC를 보유하고 추천한다고 밝혔다. 모틀리풀의 공시 정책도 함께 언급됐다. 기사 말미에는 본문에 담긴 견해가 저자 개인의 견해이며 나스닥의 공식 견해가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