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상원의원들이 소셜미디어 중독에 대응하기 위한 법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은 온라인 플랫폼이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배포하는 방식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6년 4월 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 법안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사용자 프로파일링(profiling)을 기본값으로 금지하고, 알고리즘이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콘텐츠를 결정하는 방식에 대해 더 높은 투명성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조치는 유럽 전역에서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법안은 또한 플랫폼이 콘텐츠를 배포하기 위해 사용하는 시스템의 설계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요구한다. 법안 초안은 “알고리즘 설계는 단순한 기술적 세부사항이 아니다. 이는 중대한 결과를 가져오는 기업의 선택이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우리가 소셜 네트워크를 열 때마다, 무엇을 볼지 결정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가능한 한 오랫동안 화면에 매달리게 하기 위한 알고리즘이다.”라고 민주당(PD)의 상원의원 안토니오 니치타(Antonio Nicita)가 성명에서 말했다.
니치타 상원의원은 이 법안이 여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이탈리아 통신감시기구인 Agcom의 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법안에 즉각적으로 답변을 내놓은 집권 연정의 의견은 없었다. 집권 보수 연정의 수장이자 총리인 조르자 멜로니(Giorgia Meloni)의 보수 연합 소속 의원들로부터의 공식 논평은 없었다.
같은 시기, 연정의 또 다른 축인 리그(League) 당은 14세 미만 아동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하는 별도 법안을 제안했다. 이 같은 조치는 몇몇 다른 국가들이 이미 채택했거나 논의 중인 유사한 움직임을 따르는 것이다.
배경 및 맥락
이번 법안 제출은 미국에서 지난달(최근의 판결) 있었던 판결과 연결되어 주목받고 있다. 해당 판결은 메타(Meta)와 알파벳의 구글(Alphabet·Google)이 청소년에게 유해한 것으로 평가된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설계한 점에 대해 과실이 인정됐다는 취지였다. 이 판결과 유럽 내 규제 강화 움직임은 플랫폼의 책임 범위와 알고리즘 설계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논의를 촉발했다.
용어 설명
프로파일링(profiling)은 플랫폼이 이용자의 행태, 관심사, 검색 이력 등을 바탕으로 개별 이용자를 식별하고 그에 맞춘 광고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분류하는 과정을 말한다. 알고리즘 설계은 어떤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노출할지, 어떤 게시물을 추천할지 등을 결정하는 규칙과 학습 모델의 구조를 의미한다. 이러한 설계는 단순한 기술적 선택을 넘어 이용자의 체류 시간, 소비 패턴, 심리적 반응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법안의 주요 내용(요약)
이 법안의 핵심 조항은 다음과 같다: 플랫폼은 이용자에 대한 자동적·기본적 프로파일링을 금지해야 하며, 이용자가 명시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한 기본 설정으로 프로파일링이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플랫폼은 알고리즘이 어떤 기준으로 콘텐츠를 선정·노출시키는지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이해 가능한 형태의 투명성 보고서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알고리즘 설계 자체가 규제의 대상이 되며, 설계 과정에서의 기업 선택이 규제적·법적 검토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법적·제도적 쟁점
법안은 기술적·법적 측면에서 여러 쟁점을 내포한다. 첫째, 어떤 수준의 투명성을 요구할 것인가는 실무적으로 어려운 문제다. 알고리즘은 복잡한 머신러닝 모델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 외부에서 이해 가능한 형태로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다. 둘째, 기업의 영업비밀과 소비자 보호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관건이다. 셋째, 국제적 플랫폼에 대해서는 이탈리아 국내법의 적용 범위와 국경 간 협력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경제적·시장 영향 분석
규제가 시행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플랫폼 사업자들의 수익 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맞춤형 광고의 효율성이 떨어질 경우 광고 단가 하락과 광고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이는 광고 기반 매출에 의존하는 글로벌 플랫폼과 디지털 광고업체들의 매출과 주가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반면, 이용자 프라이버시 강화와 안전성 제고는 장기적으로는 사용자 신뢰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규제에 적응한 기업들은 오히려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중소 플랫폼이나 국내 스타트업에게는 규제 준수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알고리즘 투명성·설계 검증을 위한 내부 인프라와 인력 확보 비용이 증가하며,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적·법적 역량을 갖춘 기업에게 시장 진입 장벽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규제의 구체적 설계와 시행 방식에 따라 유럽 내 플랫폼 경쟁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정책적 고려사항 및 향후 전망
니치타 상원의원이 지적했듯이, 핵심 문제는 콘텐츠 자체라기보다 알고리즘 설계이다. 따라서 규제 설계는 기술적 이해를 바탕으로 구체적·실행 가능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예컨대 알고리즘의 중요한 결정 지점에 대한 설명 의무, 어린이·청소년 대상 특화 보호 규정, 독립적인 감사·검증 메커니즘 도입 등이 고려될 수 있다. 또한 유럽연합(EU) 차원의 규제와의 정합성, 국제적 규범과의 조화도 중요한 변수다.
향후 진행 과정에서는 의회 내 심의, 집행기관의 규제 지침, 플랫폼과 시민사회·전문가 그룹 간의 논의가 병행될 가능성이 크다. 법안이 최종적으로 채택될 경우 이탈리아는 유럽 내에서 플랫폼 규제 강화 흐름을 주도하는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될 수 있다.
결론
이탈리아 상원의원들이 제출한 이번 법안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알고리즘 설계에 대한 기업 책임을 강조함으로써, 플랫폼 규제의 범위와 형태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촉발시키고 있다. 투명성 강화와 미성년자 보호라는 목표는 공감대를 얻을 수 있으나, 실효성 있는 규제 설계와 국제 협력이 병행되어야 규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