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 호주 4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시장에서 모기지 브로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사 직판(프로프라이어터리) 채널을 확대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금리 하락, 비용 상승, 그리고 경쟁 심화로 마진이 압박받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방어하려는 움직임이다 다.
2025년 11월 14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호주의 주택담보대출 시장 규모는 1조6천억 호주달러에 이르며, 이 가운데 신규 대출의 약 80%가 브로커를 통해 성사되고 있다. 이는 6년 전 약 50% 수준에서 크게 상승한 것으로, UBS 추정치에 따른 것이다 다.
최근 웨스트팩(Westpac),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뱅크(NAB), ANZ가 지난 2주 동안 회계연도 결산 실적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자체 주택대출 취급 비중 확대가 핵심 전략으로 부상했다. 이들 은행은 업계 선두이자 4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익성을 보유한 커먼웰스뱅크(CBA)가 대부분의 주택대출을 자체 채널로 유치하고 있는 점을 의식하며, 자사 채널의 점유율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
브로커 수수료 회피와 마진 방어
호주 소비자 상당수는 은행 간 금리와 조건을 비교하고 최적의 대출 패키지를 찾기 위해 모기지 브로커를 선호한다. 그러나 브로커를 통한 대출이 성사되면 은행은 브로커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며, 이는 순이자마진(NIM)을 깎아 먹는다. PwC의 호주 금융서비스 총괄 배리 트루브리지는 “비용이 높고 금리가 낮은 환경에서 호주 은행들이 모기지 브로커 중심 전략을 재고할 시점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
“은행은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는 자사 채널을 통해 더 나은 수익과 강한 고객 관계를 기대한다.”
영국의 경우 브로커 비중이 거의 90%에 달하는 반면, 캐나다·프랑스·독일은 40~45% 수준이다. 호주는 이들 국가 대비 브로커 의존도가 매우 높은 시장으로 분류된다 다.
직판 강화: 인력 확충과 채널 재정비
ANZ, NAB, 웨스트팩은 주택담보대출 직판 채널 강화를 위해 은행원 추가 채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NAB의 앤드루 어바인 최고경영자는 실적 설명회에서 “자사(프로프라이어터리) 주택대출 침투율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해당 부문은 브로커 경유 포트폴리오보다 수익이 20~30% 더 높다”고 강조했다 다.
웨스트팩의 앤서니 밀러 CEO는 “은행원(홈 파이낸스 매니저)을 더 확보해야 한다”며 “우리는 주택금융 담당 인력을 너무 많이 잃었고, 현재 이를 만회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자체 영업역량 복구를 통해 브로커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의지를 시사한다 다.
마진 환경: 순이자마진 1.8%로 소폭 개선… 그러나 ‘하방 압력’ 지속
4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025년에 종료된 회계연도 기준 1.8%로, 전년의 치열한 재대출 경쟁 속 6bp(베이시스포인트) 하락에서 2bp 상승으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분석가들은 금리 수준이 낮게 유지되는 환경에서 향후 마진이 다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일부 은행의 소송·구조조정 비용과 같은 일회성·지속성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
“어떤 기업이든 마진을 지키려 한다. 4대 은행에 더해 다른 경쟁자들도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추격하는 매우 경쟁적인 시장이다.” — KPMG 은행 부문 리더 데이비드 히스콧
리테일 뱅킹 비중 확대와 주택대출 포트폴리오 성장
규제 자료에 따르면, 호주 대형 은행의 신용 포트폴리오에서 주택대출이 최대 65%를 차지한다. 자산관리·재무자문·해외자산에서 철수 또는 축소가 이어지면서 리테일 뱅킹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고, 현재 4대 은행 전체 이익의 약 45%를 리테일 부문이 담당하고 있다 다.
4대 은행(선두 CBA 포함)은 2025 회계연도에 현금 기준 순이익 약 300억 호주달러(미화 $194.9억)를 기록했으나, 핵심 대출 부문 마진 둔화 영향으로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환율: $1 = 1.5389 호주달러 다.환율 정보는 원문 표기 기준
CBA의 선도적 직판 비중, 다른 은행과 대조
CBA는 직판(인하우스) 취급 비중에서 압도적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CBA의 브로커 경유 대출 비중은 지난 회계연도 32%로, 2023년 약 38%에서 더 낮아졌다. 반면 NAB의 브로커 이용 비중은 올해 약 59%로, 2년 전 65%에서 하락했다. 이는 두 은행이 자사 채널 강화에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
다만 웨스트팩과 ANZ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웨스트팩의 브로커 경유 대출 비중은 2023년 52%에서 2025년 67.5%로 상승했고, ANZ 역시 같은 기간 64% → 67%로 높아졌다. 이로 인해 최근 실적 브리핑에서 애널리스트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다.
주택대출 잔액의 확대
대출 잔액 측면에서, CBA는 2024년 6월 30일 종료 회계연도 기준 주택담보대출 6,647억 호주달러로 6% 성장하며 선도했다. 다른 은행들도 2025년 9월 30일 종료 회계연도 기준 약 5%의 성장을 보고했다. 점유율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브로커 의존도 축소는 향후 마진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다.
핵심 용어 풀이
모기지 브로커: 다수의 은행 상품을 비교·중개해 차주에게 적합한 조건을 찾아주는 대출 중개인 또는 중개사다. 성사 시 은행으로부터 커미션(수수료)을 받으며, 이 수수료가 은행의 마진 감소 요인이 된다 다.
자사(프로프라이어터리) 채널: 은행 지점, 콜센터, 모바일 앱 등 은행이 직접 고객에게 대출을 판매·취급하는 경로를 말한다. 브로커 수수료가 없어 수익성 제고에 유리하다 다.
순이자마진(NIM): 대출 등 이자수익에서 예금 등 이자비용을 뺀 차이(스프레드)를 총자산 등으로 나눈 비율이다.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로, bp(베이시스포인트)는 1bp=0.01%p를 의미한다 다.
해설: 왜 지금 ‘브로커 의존 축소’인가
현재 호주 은행은 금리 하향 안정으로 대출 재가격 책정이 잦아지고, 경쟁 심화로 유치·유지 비용이 증가하는 환경을 마주하고 있다. 이때 브로커 수수료는 고정적 비용 부담으로 작용해, 자사 채널 전환이 마진 방어의 빠른 해법이 된다. CBA가 낮은 브로커 비중을 유지하면서도 높은 수익성을 보여온 전례는 다른 3개 은행에 전략적 벤치마크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웨스트팩·ANZ의 사례처럼 인력 유출이나 채널 약화 시 브로커 비중이 반대로 높아질 수 있다는 리스크도 확인된다 다.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온보딩과 데이터 기반 심사의 고도화가 자사 채널의 전환율과 고객 충성도를 키워줄 수 있다. 동시에 브로커와의 공존 구도를 어떻게 재설계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브로커 수수료 구조 개편이나 하이브리드 판매 모델 도입 등은, 마진과 점유율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는 은행의 실용적 선택지로 꼽힌다 다.
직접 인용 및 출처
“우리는 자사 주택대출 침투율을 계속 개선할 것이다. 이는 브로커 포트폴리오 대비 20~30% 더 높은 수익을 낸다.” — NAB CEO 앤드루 어바인
“우리는 은행원, 이를테면 더 많은 홈 파이낸스 매니저가 필요하다. 너무 많은 인력을 잃었고, 지금 만회하는 중이다.” — 웨스트팩 CEO 앤서니 밀러
본 문서는 로이터 통신(Reuters) 보도를 번역·정리한 것이다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