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일본 총리, 8월 말 사임 공식 선언 예고…마이니치 보도

[도쿄] 일본 총리 이시바 시게루(Shigeru Ishiba)이 8월 말까지 사임 의사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이 24일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지난 주말 실시된 일본 참의원(Upper House) 선거에서 여당이 대패함에 따라 내부 책임론이 거세지자 거취를 최종 정리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가 이끄는 자민당(Liberal Democratic Party·LDP) 연립여당은 이번 선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해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이시바 총리는 “선거 결과에 대해 총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히며 즉각적인 사임 대신 미·일 통상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일본 측 수석 협상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가 워싱턴 D.C.에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협상 세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최종 결정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설명하겠다.” — 이시바 총리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역대급”이라 표현한 미·일 통상 합의를 전격 발표했다. 합의에는 일본의 5,500억 달러 규모 추가 대미 투자와 동시에 15% 상호 관세 부과 조항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관세율 15%는 상호주의 원칙(reciprocal tariff)에 따라 적용될 예정으로, 양국 간 자동차·농산물·첨단기술 제품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관세는 실질적인 보호무역 장치”라면서 GATT1WTO2 규범상 정당성을 둘러싼 논쟁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한다.

선거 패배 이후 자민당 내부 파벌은 “지도부 공백이 길어져선 안 된다”며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해 왔다. 그러나 이시바 총리는 “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후임 체제를 원만히 이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고,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자민당과 참의원 구조 설명
참의원은 일본 국회 상원에 해당하며 3년마다 전체 의원의 절반(약 124명)을 교체한다. 자민당은 1955년 결성된 이후 보수 주류를 대표하는 장기 집권 정당으로, 이번 선거 패배는 201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의석 손실로 평가된다.

정치학자들은 이번 사임 결정이 포퓰리즘3 비판론과 통상 갈등 심화를 동시에 진정시키기 위한 방책이라고 분석한다. “시장과 외교 지형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한편, 차기 총리 후보로는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으나 당내 계파 세력 균형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 GATT(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1948년 체결된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1995년 WTO 출범 이전까지 국제 통상 규범의 기초가 됐다
2) WTO(World Trade Organization)세계무역기구, 164개 회원국이 가입된 다자 간 무역기구
3) 포퓰리즘대중의 인기를 우선시하며 단기적·감성적 정책을 통해 지지층을 확보하려는 정치 방식

시장에서는 이번 정치적 변동과 통상 합의가 엔화 환율·일본 국채 수익률·동아시아 공급망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15%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도요타·소니·소프트뱅크 등 주요 일본 기업의 실적 가이던스가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정리하면, 이시바 총리는 8월 말을 기점으로 사퇴 의사를 공식화함으로써 정치적 책임통상 협상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마무리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후속 절차로 자민당 총재 선거국회 임명 절차가 예정돼 있으며, 일본 정국은 향후 한 달간 새 지도부 출범 준비에 돌입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