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본사를 둔 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 ‘시푸르’(Sipur)가 미국 미디어 그룹 파라마운트(Paramount)의 전(前) 이사회 의장 샤리 레드스톤(Shari Redstone)을 새 의장으로 선임했다.
2025년 9월 16일, 로이터(Reuters) 보도에 따르면 레드스톤 의장은 시푸르 공동창업자인 최고경영자(CEO) 에밀리오 쉥커(Emilio Schenker)와 공동창업자 기드온 타드모르(Gideon Tadmor)와 함께 회사의 글로벌 성장 전략을 총괄한다.
시푸르는 이날 성명을 통해 “레드스톤 의장은 타드모르, 이스라엘 1·2위 기관투자가인 뱅크 하포알림(Bank HaPoalim) 및 클랄 인슈어런스(Clal Insurance)와 함께 자사 지분에 직접 투자했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 시푸르의 성장 전략과 사업 모델
시푸르는 2019년 설립 이후 “적정 예산으로 고품질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작하되, 국제 파트너와 공동 제작·배급한다”는 사업 모델을 내세워 빠르게 성장해 왔다. 대표작으로는 넷플릭스 시리즈 ‘배드 보이’(Bad Boy)와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수상한 ‘We Will Dance Again’이 있다.
레드스톤 의장은 “시푸르는 상업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모두 갖춘 콘텐츠를 통해 대화와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 샤리 레드스톤, 파라마운트 매각 이후 첫 공식 행보
올해 초 레드스톤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내셔널 어뮤즈먼츠(National Amusements)가 보유하던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 Global) 지분을 스카이다ンス 미디어(Skydance Media)에 매각하며 할리우드와 월가의 주목을 받았다. 이 매각으로 아버지 섬너 레드스톤(1923~2020)이 1994년 비아콤(현 파라마운트)을 인수하며 시작된 가문의 ‘레드스톤 시대’가 막을 내렸다.
그녀는 매각을 두고 “아버지가 세운 유산을 지키기 위한 고심 끝의 결정이었다”며 장기간 회사를 떠나기를 주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시푸르 합류는 파라마운트 매각 이후 레드스톤이 공식적으로 선택한 첫 번째 글로벌 미디어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국제 영화제 진출 가속
시푸르는 지난 2주간 베니스·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신작 여러 편을 선보였다. 회사 측은 “해외 파트너십 저변 확대를 위해 전략적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 용어·기관 설명
* 파라마운트 글로벌: 美 할리우드 5대 메이저 스튜디오 중 하나로, CBS 방송 네트워크와 영화사 파라마운트를 보유.
* 스카이다니스 미디어: ‘탑건: 매버릭’,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를 제작한 미국 제작사.
* 뱅크 하포알림·클랄 인슈어런스: 각각 이스라엘 최대 상업은행, 2위 보험·자산운용사로 국내외 벤처·콘텐츠 투자에 적극적이다.
■ 전문가 시각
국내 콘텐츠 투자 자문사 관계자는 “시푸르가 이스라엘 로컬 IP(Intellectual Property·지식재산)를 글로벌 OTT·홀리우드 시스템과 조합하는 전략은 K-콘텐츠가 채택한 ‘글로벌 협업 모델’과 유사하다”며 “레드스톤 합류로 할리우드 자본·네트워크 접근성이 확대되면 중동·유럽 시장뿐 아니라 아시아 공동제작도 활발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파라마운트는 레드스톤 가문이라는 확실한 ‘오너십’이 사라지면서 새 판 짜기가 시작됐다”며 “레드스톤이 시푸르에서 어떠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지, 파라마운트 매각대금을 어디까지 신규 콘텐츠 IP 확보에 투입할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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