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경쟁당국(Competition Authority)가 국적 항공사인 엘알(El Al) 이스라엘 항공에 대해 가자(Gaza) 전쟁 기간 항공권을 과도하게 인상·부당하게 책정했다는 이유로 법정 최고 한도인 1억2,100만 셰켈(약 3,900만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당국은 해당 조치가 소비자 이동의 자유와 공정경쟁을 보호하기 위한 집행조치라고 설명했다.
2026년 2월 8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경쟁당국은 조사 대상 기간을 2023년 10월 7일~2024년 5월로 특정했다. 이 기간 동안 엘알은 운항한 53개 노선 가운데 38개 노선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보였다고 판단했으며, 여기에는 뉴욕, 런던, 파리, 방콕 등 미국·유럽·아시아 주요 도시행 노선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엘알의 항공권 가격은 평균 16% 인상됐고, 최대 31%까지 오른 사례가 확인됐다. 경쟁당국은 대부분의 해외 항공사가 운항을 중단한 상황에서 엘알이 시장 지배력(market power)을 행사했다고 평가했다. 당국은 특히 전쟁 초기 몇 달간 국민과 외국인 승객이 이동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항공수단으로 엘알에 의존한 상황을 문제 삼았다.
“엘알의 요금 인상은 과도하고 부당하며 경쟁당국의 집행조치를 정당화한다. 이스라엘을 드나들 권리는 기본적 권리이며, 전시 상황에서는 이 권리 행사가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당국은 또한 일부 외국 항공사가 점차 복귀했음에도 운임이 낮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는 많은 소비자가 운항 취소 우려 때문에 여전히 엘알 티켓을 선호한 점을 들었다. 경쟁당국은 세계 각국의 경쟁당국이 통상적으로 ‘과도한 폭리(excessive price gouging)’에 대해 신중하게 그리고 드물게 집행 결정을 내린다고 언급하면서, 이번 경우에는 집행이 정당화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엘알의 입장은 강하게 반박하는 형태다. 엘알은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주장과 과징금 부과예고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경쟁당국의 주장대로 전쟁 기간 평균 요금 인상률이 16%였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우리 측은 이 수치를 부정함), 그러한 인상률이 과도한 가격 책정의 전례가 된다는 판정은 없다”고 밝혔다.
엘알은 향후 청문회와 적절한 법적 절차에서 자사의 입장을 모두 제시할 것이며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는 또한 전쟁 기간 운항 유지에 따른 운용비 증가, 안전 조치 강화, 수요·공급 불균형과 같은 요인들이 요금 책정에 반영됐음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추가 사실로, 경쟁당국은 과징금 규모가 법률이 허용하는 최대치임을 명시했다. 소형 이스라엘 항공사인 Arkia와 Israir도 전시 기간 중 운항을 계속했으나, 경쟁당국은 이들 항공사의 운항 규모와 시장 영향력이 엘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았음을 함께 지적했다.
한편 엘알은 2024년 한 해 동안 순이익이 약 5배 증가한 기록적 수준인 5억4,500만 달러를 기록했고, 2025년 9월까지의 첫 9개월 동안에는 3억6,410만 달러의 이익을 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 수치와 맞물려 승객 사이에서는 가격 폭리 의혹이 제기되었다.
용어 설명
‘과도한 폭리(excessive price gouging)’는 일반적으로 재난·비상사태·전시 등으로 인해 소비자가 필수재·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판매자가 정상적인 시장 상황을 악용해 가격을 급격히 높이는 행위를 말한다. 경쟁법·공정거래법 관점에서는 시장 지배력 행사 여부, 수요·공급 변동, 경쟁사의 철수 여부, 공급 차질로 인한 비용 증가 등의 여러 요소를 종합해 과도성 여부를 판단한다.
법적 맥락
이번 사건은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소지가 있다. 첫째, 당국이 전시·비상 상황에서의 요금 인상을 근거로 과징금을 최고 한도까지 적용한 사례이기 때문에 향후 기업의 비상상황 가격정책에 대한 감독 강화를 시사한다. 둘째, 항공업 특성상 공급 탄력성이 낮고 운항 중단이 빈번한 환경에서는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규제 당국의 조사와 집행이 예외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
경제적·시장적 영향 분석
이번 과징금 예고는 단기적으로 엘알의 비용부담을 증가시키고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과징금 자체(약 1억2,100만 셰켈)는 엘알의 최근 수익 규모(2024년 순이익 5억4,500만 달러)를 고려하면 경영지표에 일회성으로 반영될 요소다. 중·장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효과가 예상된다.
첫째, 규제 강화로 항공사들이 전시나 비상상황에서의 요금정책을 보다 보수적으로 설계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유사한 상황에서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항공사 측면에서는 수익성 확보에 제약으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
둘째, 경쟁당국의 엄격한 접근은 항공권 가격의 투명성 제고와 소비자 신뢰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향후 분쟁 발생 시 운임정책의 근거 자료(운영비 증가, 대체 노선 가용성, 취소율 등)를 보다 명확히 보관·제시해야 하는 규범이 강화될 것이다.
셋째, 시장 구조적 측면에서는 해외 항공사의 일시 철수가 향후 재발할 경우를 대비해 국가 차원의 비상시 항공 운항 계획(예: 대체 항공사 지원, 임시 노선 허가 등)에 대한 논의가 촉발될 수 있다. 이는 항공산업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정책적 계기가 될 수 있다.
향후 절차
엘알은 청문회를 거쳐 법적 대응을 이어갈 예정이며, 경쟁당국은 집행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양측의 주장과 제출 증거에 따라 과징금 확정 여부 및 규모가 최종 결정된다. 국제적 사례를 보면 ‘과도한 폭리’에 대한 판단과 처벌은 사안별로 큰 차이를 보이므로, 최종 판결과 그에 따른 법리적 해석이 향후 유사 사건의 판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