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은 또 한 번의 빽빽한 한 주로 들어간다. 정치 지도자와 정책당국자, 그리고 소비자가 긴장된 시장의 한가운데로 올라서는 가운데, 기술주와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이 압박을 받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다.
2025년 11월 2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G20 정상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모이고, 영국에선 재무장관이 고대되던 예산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동시에 알리바바의 실적은 중국 소비 수요를 가늠할 창을 제공하고, 미국 유통업체들은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대비에 나선다다.
런던의 다라 라나싱헤와 아만다 쿠퍼, 싱가포르의 그레고어 스튜어트 헌터, 뉴욕의 루이스 크라우스코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콜린 고코-페처가 정리한, 다가오는 주간 시장 체크포인트는 다음과 같다다.
1/ 쇼핑 시즌
미국 소비에 대한 초점은 다음 주 블랙 프라이데이와 함께 본격적으로 부각된다.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블랙 프라이데이는 연말 쇼핑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날로, 최근 지표들이 소비자 심리가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견조함을 보여주는 가운데 도래한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간의 미국 주식시장 강세는 특히 고소득층 소비자의 부의 효과를 자극해 지갑을 열게 만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다.
한편, 다가오는 화요일로 연기된 9월 소매판매 지표는 소비동향에 대한 추가 단서를 제공할 전망이다. 소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축이다다.
용어·맥락 설명가이드: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 최대의 할인 행사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에서 프로모션이 집중된다. 재고 소진과 연말 수요 선점이 겹치며 결제·물류·광고 업종에 단기 변동성이 커지곤 한다. 소매판매는 백화점·온라인몰·자동차 등 광범위한 판매 데이터를 포괄하며, 시장은 월별 변동뿐 아니라 전년 대비 흐름과 핵심 품목의 방향성에도 주목한다다.
기자 해설: 소비심리의 체감 둔화와 물가 점착성이 공존하는 구간에서 블랙 프라이데이는 실물 수요의 탄력성을 가늠할 사실상의 현장 테스트가 된다. 할인 강도는 마진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고소득층의 자산 효과가 매출을 떠받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다.
2/ 리브스의 기다림이 끝나다
예산안 사전 유출과 추측은 영국 재무부의 상수다. 하지만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의 11월 26일 예산을 둘러싼 관심과 긴장은 그 수준을 한층 뛰어넘는다다.
리브스는 스스로 설정한 재정준칙을 지키기 위해 수백억 파운드 규모의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 불과 일주일 전, 소득세 인상 계획이 없다는 보도가 시장을 놀라게 했다. 그 며칠 전에는 재무장관의 예고 없는 연설이 증세 신호로 해석되기도 했다다.
영국 노동당 정부는 국채시장을 향해 재정 건전성을, 유권자에겐 공약 불이행이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동시에 보내야 하는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최근 국채·파운드화·은행주 동반 약세는 시장의 신경질적 정서를 드러낸다. 예산 발표가 임박했지만, 영국 자산의 변동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공산이 크다다.
맥락 설명: 영국의 재정준칙은 중기적으로 부채비율 안정과 대차대조표 지속가능성을 요구하는 기준을 의미한다. 시장은 재정여력과 성장 제고의 균형, 세목 구성의 예측 가능성을 중시한다. 파운드화와 길트(gilt) 수익률은 정책 신뢰도의 빠른 체감계량기 역할을 한다다.
기자 해설: 증세 유무에 대한 메시지 일관성이 흔들릴 경우, 리프레이싱이 길트금리와 은행주 밸류에이션에 미치는 파급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집행 가능한 세수 확대 방안과 성장친화적 지출의 설계는 불확실성 프리미엄을 낮추는 촉매가 될 수 있다다.
3/ 중국 기술주 랠리, 알리바바 시험대
알리바바는 11월 25일 실적을 통해, 창업자 마윈이 베이징과의 오랜 불화 끝에 복권 후 내건 약속인 “Make Alibaba Great Again”을 이행할 수 있을지 가늠하게 된다다.
홍콩 항셍 테크지수의 최대 비중주인 알리바바는, 올해 들어 주가가 거의 두 배 오르며 중국 AI 열풍에 올라탄 자금을 빨아들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파이낸셜타임스(FT)가 알리바바가 미국 내 표적을 상대로 한 중국군 작전에 기술 지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보도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알리바바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다.
이후 알리바바는 소비자용 AI로의 공세적 확장을 발표했지만, 해당 시장은 점점 혼잡해지고 있다. 씨티그룹은 알리바바의 챗봇 ‘Qwen’이 ChatGPT 등 선도 제품을 쉽게 대체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다.
용어·맥락 설명: 항셍 테크지수는 홍콩에 상장된 대형 테크기업들의 성과를 반영한다. 알리바바의 비중이 커 단일 종목 리스크가 지수 변동성에 영향을 크게 줄 수 있다. Qwen은 알리바바의 대화형 AI로, 전자상거래·클라우드·광고 등 생태계 내 접점을 활용한 수직 통합형 적용이 강점으로 꼽힌다다.
기자 해설: 이번 실적은 클라우드와 소비자 AI에서의 실행력, 그리고 규제·지정학 이슈의 관리 능력에 대한 시장의 가늠자다. 의혹 대응 커뮤니케이션의 질과 AI 수익화 타임라인 제시는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유지의 관건이 될 수 있다다.
4/ G20, 한 자리 비운 정상회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자국 의장국 임기의 마지막 G20 정상회의를 주최하고, 이후 미국에 바통을 넘길 예정이다. 세계 경제성장 둔화와 부채 압력 확대, 저소득 국가의 기후변화 피해 심화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 대표단이 불참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대 경제인 미국이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탓이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G20 의장봉을 “빈 의자”에 넘기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다.
프리토리아는 취약국 부채 경감, 공정한 글로벌 교역 규범, 기후금융 개선 등 의제의 진전을 목표로 임기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그룹 최대 경제의 공석은 G20이 핵심 글로벌 과제를 해결할 역량에 의문을 낳는다다.
용어·맥락 설명: G20은 주요 선진국·신흥국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거시정책 공조와 금융안정, 개발·기후 이슈를 논의한다. 미국의 정상급 부재는 합의 형성의 속도와 범위를 제한할 수 있어, 공동성명 수위와 실행 가능 의제의 현실성이 주목된다다.
기자 해설: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부채 구조조정 프레임과 기후 인프라 자금 확대의 신호를 탐색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국의 빈자리는 정책 구속력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며, 신흥국 커런시와 외평채 스프레드의 민감도를 높일 수 있다다.
5/ 비트코인 ‘데스 크로스’를 추적하다
비트코인은 지난 2년간 시장의 성공담처럼 보였으나, 현재는 침체 기류에 놓였다. 10월 초 기록한 사상 최고치 126,223달러 이후 가치의 약 3분의 1을 반납했다. 급등주에 대한 경계가 커지며 AI 관련주와 유사한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다.
금 역시 같은 우려의 영향을 다소 받으며 상승세가 제어되고 있다다.
암호화폐 시장 전체로는 비트코인 사상 최고치 대비 1조 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밈 코인부터 상장지수펀드(ETF)까지 자금이 폭넓게 유출됐다다.
새로운 펀더멘털 촉매가 부족한 가운데, 트레이더들은 가격의 다음 행선지를 가늠하기 위해 기술적 차트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졌다. 비트코인은 9만 달러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번 주 차트에 이른바 ‘데스 크로스’가 형성됐다. 이는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가는 패턴으로, 통상 추가 하락의 전조로 여겨진다다.
용어·맥락 설명: 이동평균선은 일정 기간의 평균가격을 선으로 나타낸 것으로, 단기선(50일)이 장기선(200일) 아래로 내려가면 추세 약화를 시사한다. 데스 크로스는 확률적 시그널로, 거래량·변동성 등 다른 지표와의 교차 검증이 중요하다. 암호화폐는 24시간 거래와 레버리지 사용 비중이 높아 신호 오작동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다.
기자 해설: 현재 구간은 가격모멘텀 둔화와 자금유출이 겹친 전형적 리스크 오프의 단면을 보여준다. 기술적 신호의 자기실현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지지·저항의 공방과 파생상품 감마 포지션의 위치가 단기 변동성의 열쇠가 될 수 있다다.
그래픽: 크리파 자야람(Kripa Jayaram). 편집: 코너 험프리스(Conor Humphries). 취재·정리: 새뮤얼 인딕(Samuel Indy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