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에서는 이번 주를 기점으로 ‘빅테크 실적 시즌’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평가한다.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 메타 플랫폼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4대 하이퍼스케일러가 일제히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AI)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재무제표와 시장 심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가 보다 선명해졌기 때문이다.
2025년 10월 31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 4개 기업은 모두 AI 전략을 강조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투자 규모(CapEx)와 향후 실질적인 수익 전환 시점에 주목했다. UBS는 “강력한 AI 지출이 지금까지 AI 관련 주가 퍼포먼스의 최대 동인이었으며, 긍정적인 설비투자 전망이 향후 6~12개월간 AI 주도 랠리를 지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란 ※초대형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보유해 대규모 트래픽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업을 지칭하는 용어다. 이들은 AI 학습용 GPU, 전력·냉각 인프라, 네트워크 장비 등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선제적으로 투입한다. 또 하나의 핵심 지표인 CapEx(설비투자)는 향후 클라우드·AI 시장점유율과 직결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메타 플랫폼스: 급락 속 ‘저가 매수’ 기회?
딥워터 애셋 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매니징 파트너는 4개 기업 중 메타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메타 주가는 이번 주 10% 이상 하락해 조정 국면을 맞았고, 특히 목요일에는 장중 11% 넘게 급락했다. 회사가 2024년 CapEx 가이던스를 기존 660억~720억 달러에서 700억~720억 달러로 상향·좁힌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먼스터는 “매출 성장과 비용의 역전 관계가 투자 스토리를 뒤집었다”면서도 “메타는 AI 덕을 크게 본 기업이며, 소셜 플랫폼의 참여도를 ‘미친 듯이’ 끌어올려 광고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메타가 클라우드 사업이 없다는 이유로 AI 수혜가 제한적이라는 서사를 펼치지만, 실제로는 생성형 AI 추천 알고리즘이 이용자 체류 시간을 대폭 늘려 광고 단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메타의 조정은 AI 투자보다는 종목 특유의 리스크가 더 큰 원인”(미즈호 증권 트레이딩 데스크)
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안정적 ‘베이스 캠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마이크로소프트(MSFT)를 가장 ‘구조적으로 탄탄한’ 선택지로 평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6 회계연도 CapEx가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AI 용량을 80%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주가는 가이던스 발표 직후 목요일 3% 하락했으나, BoA는 “블랙박스 같은 불확실성이나 창업자 개인의 비전, 10년 후 숫자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기업”이라고 지적했다. BoA는 “현 사이클의 메가테마에 투자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위험·보상 프로파일”이라고 덧붙였다.
아마존: ‘AI 루저’ 오명 탈피
아마존(AMZN)은 실적과 매출 모두 시장 예상을 상회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올해 CapEx 전망을 1,180억 달러에서 1,250억 달러로 상향했는데, 이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성장 재가속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도이체방크의 리 호로위츠 애널리스트는 “AWS 매출 성장률이 전년 대비 20%로 300bp(3.0%p) 개선되면서 투자자들이 ‘AI 영원한 패자’라는 우려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동종 업체 대비 추가 매출달러 점유율이 올해 처음으로 확대됐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알파벳: 끝없는 CapEx 상승에도 ‘타당한 거래’
알파벳(GOOGL)은 2025년 연간 설비투자 전망을 다시 높여 910억~930억 달러로 제시했으며, 2026년에는 ‘상당한 증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번스타인의 마크 슈물릭 애널리스트는 “투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수익과 모멘텀을 고려하면 충분히 받아들일 만한 트레이드오프”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초 시장 분위기와 비교하면 지금의 투자 수익률이 훨씬 낫다”고도 덧붙였다.
전문가 시각: 무엇을 살 것인가
이번 주 주가 반응은 기업별로 천차만별이었다. 메타처럼 10% 이상 급락한 종목도, 아마존처럼 고공 행진을 펼친 종목도 존재한다. 투자자들은 크게 두 갈래 선택지에 직면해 있다. ① 주가가 밀린 종목을 ‘바텀피싱(bottom fishing)’ 할 것인가, ② 이미 랠리를 탄 종목을 ‘추격 매수’할 것인가.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메타는 단기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으며, 광고·ARPU(가입자당 평균매출) 개선세가 이어질 경우 반등 여력이 크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배당·자사주 매입 정책을 바탕으로 ‘디펜시브 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다. 아마존과 알파벳은 클라우드 시장점유율 유지 및 확장 여부가 중·장기 밸류에이션을 좌우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단기 변동성을 감수할 수 있다면 메타의 저가 매수 매력이 부각된다.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안정 속 성장’이라는 절충 해답을 제공한다.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라면 AWS 모멘텀이 살아난 아마존, 또는 AI 검색·광고 기술이 집약된 알파벳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할 수 있다. 무엇을 선택하든 AI 투자 효율성과 실질 현금흐름 창출 시기를 꼼꼼히 따지는 관점이 필수적이다.
※ 용어 설명
• 하이퍼스케일러 :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자체 구축·운영하며, 대규모 클라우드·AI 워크로드를 탄력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초대형 플랫폼 사업자를 뜻한다. 대표적으로 알파벳(GCP), 아마존(AWS), 마이크로소프트(Azure), 메타(메타 AI 인프라)가 있다.
• CapEx : Capital Expenditure의 약자로, 설비·장비·데이터센터 등에 투입되는 자본적 지출을 의미한다. AI 시대에는 GPU 서버·전력 인프라·광학 네트워크 등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