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무역 협상을 중심으로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미국·유럽연합(EU) 간 관세 합의와 미·중 간 휴전 연장 가능성이 투자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주요 기술주 실적 발표·주요 경제지표·중앙은행 회의 결과가 한데 몰려있기 때문이다.
2025년 7월 2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주말 사이 미국과 EU가 타결한 새로운 관세 합의가 시장의 우려를 일부 누그러뜨린 가운데, 워싱턴과 베이징은 최근의 관세 휴전을 90일 연장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여러 변수 속에서 방향성을 탐색해야 하는 한 주를 맞이하게 됐다.
1. 미·EU 무역 합의 세부 내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코틀랜드 방문 중이던 27일(현지시간) “EU가 미국산 제품에 대한 15% 관세를 일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는 미국 에너지 및 군수 장비에 대한 대규모 구매, 그리고 미국 내 투자 확대가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미국산 에너지 7,500억 달러어치를 구매하고, 미국 경제에 6,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EU가 무관세에 가까운 수준으로 시장을 개방하며 막대한 군사 장비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은 “15%의 관세 일괄 적용은 양측 교역을 ‘재균형’하기 위한 조치”라며, 전년도 미국 수입액 3조3,000억 달러 중 EU 비중이 6,000억 달러 이상임을 상기시켰다. 당초 EU는 30%로 인상될 위험에 놓여 있던 관세를 낮추기 위해 백악관과 ‘제로-포-제로’(Zero-for-Zero) 방안을 추진해 왔다.
ING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합의가 최근 수개월간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것”이라면서도 “해석에는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2. 미·중 관세 휴전 90일 연장 관측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29일 스톡홀름에서 시작되는 3차 협상에서 휴전 기간을 90일 추가 연장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5월 체결된 일시적 관세 중단은 8월 12일 만료를 앞두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양국은 산업 과잉설비 문제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만 정리하고, 즉각적인 돌파구보다는 큰 틀의 로드맵을 논의할 예정이다. 휴전이 연장되는 동안 추가 관세 부과나 갈등 고조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베이징은 3월 펜타닐 이슈로 부과된 20% 관세의 명확한 해석을 요구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합의가 매우 근접했다”고만 언급했으며,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사설에서 “동등한 대화와 상호 존중을 통한 문제 해결 의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 행정부가 협상 중단을 방지하기 위해 대중 기술 수출 규제를 일시 보류했다고 전했다.
3. ‘빅테크’ 실적 슈퍼위크
ING는 이번 주를 “미국 경제에 매우 중요한 한 주”로 규정했다. 메타 플랫폼스·마이크로소프트·애플·아마존 등 메가캡 기술주의 실적이 공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많은 투자자들은 관세 이슈 못지않게 인공지능(AI) 전략과 설비투자(캡엑스) 계획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 알파벳이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한 만큼, AI 투자 확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술주 외에도 비자(Visa)·마스터카드(Mastercard) 등 주요 결제 네트워크 기업의 실적이 발표된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두 기업의 카드 결제 데이터를 통해 미국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용어 설명
• 캡엑스(CapEx): 설비·설치·기술 도입 등 기업의 자본적 지출을 의미한다. 향후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장기 투자에 해당한다.
• 메가캡(Mega-cap): 시가총액이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기업을 지칭한다.
4. 미 연준(Fed) 정책회의 및 경제지표
이번 주에는 7월 고용보고서(Non-farm Payrolls)와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가 발표된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3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다. 시장 컨센서스는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준은 ‘경기 회복세와 물가 위험을 지켜보며 신중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의장을 향해 더 빠른 금리 인하를 압박해 왔다. 바이탈 노리지(Vital Knowledge)는 보고서에서 “윌러(Waller) 이사의 비둘기파(완화 선호) 소수 의견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파월 의장이 관세 관련 불확실성 완화에 대해 언급할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5.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
일본은행은 31일 단기금리를 0.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초 타결된 미·일 무역 합의가 일본의 수출 의존 경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다른 협상의 파급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신이치 우치다 부총재는 최근 “합의가 일부 불확실성을 제거했지만, 미국이 다른 무역 상대국과 체결할 잠재적 협정이 어떤 파급효과를 낳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시장은 BOJ 분기 전망 보고서와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 시각
다섯 가지 이벤트는 상호 연동돼 있어, 단일 변수만으로는 시장 방향성을 예단하기 어렵다. 무역 합의가 실제로 이행되기까지는 수차례의 검증 과정이 필요하고, 연준·BOJ의 정책 메시지는 물가와 성장 전망에 따라 언제든 조정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리스크 관리와 분산 투자 원칙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주는 무역·실적·통화정책·경제지표라는 네 축이 동시에 작동하며, 글로벌 증시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시장 참여자들은 각 이벤트의 결과뿐 아니라 상호 영향을 종합적으로 해석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